이명박 정부 들어 서민주거복지 차원에서 도입된 보금자리주택은 임대가 아닌 내집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임시방편 성향이 짙은 임대보다는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지원하겠다는 개념에서 도입된 제도가 보금자리주택이다. 실제로 보금자리주택은 총 150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며, 이중 분양주택은 절반에 다소 못미치는 70만가구로 확정된 상태다.
이 같은 서민주거복지에 대한 정부의 새로운 개념은 시장과 건설업계의 환영을 받았다. 이로 인해 서민들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고, 아울러 주택 분양시장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진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환영 속에서 탄생한 보금자리주택은 최근 시장과 건설업계 양쪽의 질타를 받고 있다. 시장은 보금자리주택이 서민형 아파트가 아니라는 점에서, 또 업계는 분양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점에서 날선 비판에 나선 상황이다.
바로 문제는 분양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서민형 주택'이라고 보기 어려운 30평형대 아파트인 전용면적 85㎡에 버금가는 84㎡형 위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30평형대 보금자리주택, 서민주택 현실성 없어
법상 LH나 SH공사가 짓는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분양 아파트는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는 국민주택규모 60㎡이상 85㎡미만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보금자리주택의 주택형은 주로 59㎡, 75㎡, 84㎡ 세개 주택형으로 분류된다. 이중 그간 사전예약된 분양 보금자리주택에서 가장 많은 공급실적을 보인 주택형은 84㎡로, 공급된 물량의 과반이 이에 해당한다.
30평형대 규모인 전용 84㎡ 보금자리주택은 서민형 아파트라 보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우선 분양가도 서민들이 분양받기는 다소 버겁다. 서울 세곡·내곡·우면 등 인기지역을 차치하더라도 이보다 인기가 낮은 수도권 공급물량도 3.3㎡당 900만원의 분양가를 보이고 있어 3억원이 넘는 총 분양가가 산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소득 계층 3~5분위가 공공분양 대상자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분류한 3분위 소득계층은 월 200만~250만원 소득자며, 4분위 소득계층도 월소득 300만원 이하로 사실상 부모 도움없이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매입하기는 무리다.
물론 보금자리주택에서 가장 청약자들이 몰리는 주택형은 전용 84㎡이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내집마련보다는 투자가치를 노리는 투기수요에 따른 것으로 '보금자리 로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음을 감안할 때 서민 주거복지라는 보금자리주택 도입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한 시장 전문가는 "30평형대 아파트는 서민주택이 아니라 서민들이 인생의 목표로 삼는 주택"이라며 "서민주거복지를 하겠다며 중산층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은 보금자리 도입 취지에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LH·정부, 집장사 위한 것" 업계 불만 심화
업계의 불만도 크다. 업계에서는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택형이 전용 85㎡인 것을 감안하면 결국 인기주택 대부분을 공공이 공급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는 "LH등이 공공기관이라는 잇점을 활용, 민간 건설사보다 저가에 아파트를 내고 있어 민간 주택건설사는 설 자리가 없는 실정"이라며 "보금자리주택은 좀더 공급면적을 축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보금자리주택 문제는 우선 주택법에 규정된 '국민주택 규모'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주택법에서 국민주택은 60~85㎡로 규정돼 있다.
또 LH의 '집장사'에도 원인이 있다. 국민주택 규모는 60~85㎡지만 LH가 과거 주공시절부터 공급해온 공공분양아파트와 보금자리주택은 절반 이상이 84㎡로, LH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규모를 공급해 오고 있는 상태다.
이는 LH가 국민임대주택이나 영구 임대주택에서 나는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인기가 많고 분양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형 아파트를 공급하는데 기인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과 주택업계는 차제에 보금자리주택의 최대 규모를 축소하거나 하다못해 84㎡주택형의 공급량을 축소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건설유관기관 관계자는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위해 도입된 보금자리주택이 무주택 서민의 배후에 있는 투기수요에 의해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는 상태"라며 "전용면적 84㎡아파트는 '진정한 서민'들은 분양받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금자리 주택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84㎡ 공급량을 감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주택건설추진단 관계자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국민주택 개념 변경은 법 개정사항이므로 국토부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며, 보금자리주택 규모 축소도 아직 공론화 되지 않았다"며 "다만 보금자리주택단지의 사회적 통합을 위한 '쇼설믹스(Social Mix)'를 위해 임대아파트와 극소형, 소형, 중형이 어우러지는 단지를 만들고자 84㎡ 공급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