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 "입찰배제 안해", 소송결과에 브레이크 걸릴수도
[뉴스핌=한기진 기자] 현대건설 인수전이 현대그룹의 공식적인 인수선언을 신호탄으로 개막했다. 11일 공시를 통해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현대건설 주주협의회가 보유중인 보통주 일부를 취득하기 위해 공개매각절차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2일 현대상선도 현대건설 인수에 나설 것을 공시, 현대그룹이 본격적으로 인수에 뛰어들 것임을 재확인시켜줬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를 현대건설 인수 자문사로 내정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참여는 기정 사실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제 재계의 관심은 현대건설의 주인이 현대가(家)에서 나올지, 나온다면 누가 주인공일지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재무구조약정 체결을 놓고 현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등 채권은행과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현대그룹이 실제로 인수경쟁을 펼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12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현대건설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와 우리투자증권-산업은행 컨소시엄은 지난달부터 실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10월초 매각공고를 거쳐 12월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인수자는 내년 초쯤이면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방식은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가격을 누가 높게 써내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을 통해 인수방침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인수자문사를 선정, 공식적인 인수발표만 남겨둔 상태다. 같은 현대가문간의 인수경쟁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양측이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을 벌일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현대그룹이 재무구조약정 체결을 놓고 외환은행 등 채권단과 법정다툼이 예정돼 있어서다. 현대그룹은 지난 10일 채권단이 지난 7월에 신규여신 중단과 만기도래 여신 회수 제재를 가한 데 대해 그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으로 다시 재무구조 평가를 받고, 안되면 주채권은행을 바꾸겠다는 게 현대그룹의 목적이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이 이 같은 주장을 고수하는 데는 현대건설 인수를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재무구조약정을 체결하면 자산매각 등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야 된다”면서 “재무구조약정 체결을 거부한 데는 향후 M&A(인수합병)추진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일각에서는 재무구조약정 체결을 위해 협상테이블에 앉으면 M&A등을 논의해볼 수 있다는 제안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협상거부로 논의조차 못했다.
외환은행은 현대그룹의 인수전 참여는 원칙적으로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공개매각 원칙상 배제할 이유도 없다.
금융당국은 주채권은행 변경이나 재무구조약정 재평가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현대그룹에게 소송결과는 현대건설 인수전을 펼치는 데 자칫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가 원하지 않은 결과를 가정했을 때다. 이렇게 되면 재무구조약정을 체결해야 하고 채권단이 M&A를 추진하도록 내버려 둘지 장담키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