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강 행장이 KB금융 회장 후보로 최종 선정됐을 때만 해도 금감원의 검사의지는 강력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세는 제재를 늦추면서 사그라들었고, 키코 관련 제재 역시 다음달 19일 최종 결정이 나올 예정이지만 금감원의 의지가 다소 약해진 듯한 분위기다.
◆ KIKO 제재 8월 19일 결정 의지, 강정원 건은 미지수
금감원은 KIKO 손실에 책임이 있는 9개 은행 제재건은 현재 심의 중에 있고 다음달 19일에 결정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제재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제재를 하기 위해 심의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임원에 대한 제재를 가할지 아니면 은행 자체 제재로 선회할지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KIKO 손실로 고객피해가 심했던 은행으로는 씨티은행, SC제일은행, 신한은행, 외환은행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재결정이 지체되는 데 대해 금감원은 세부적인 법적인 검토를 더 해봐야하고 규정 등 위반 여부를 더 세세하게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해당사자들은 늦장제재라는 비난이다.
지난 16일 KIKO 피해 중소기업들의 모임인 '환헤지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금감원이 KIKO 판매 은행들에 대한 즉각적인 징계 결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은행의 잘못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할 금감원이 오히려 은행을 보호하고 있다면 존재 이유가 없다"고 비난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제재결정은 사전 검사까지 포함할 경우 반년을 이미 훌쩍 넘겨버렸고 언제 제재할지 기약조차 없다. 금감원 일반은행서비스국은 제재심의위원회에 안건을 올려달라는 요청도 아직 하지 않았다.
키코건은 심의라도 들어간 상황이지만 강 전 행장 제재는 언제 심의할지 조차 불확실해 제재의 의미가 점점 퇴색돼 가고 있다. 제재심의위원회는 한달에 2번 열리는데 금감원은 8월의 경우 혹서기로 인해 19일 한차례만 열어 계절적 요인도 제재를 더욱 늦추고 있다.
◆ KIKO·강정원, 소리만 요란하다 제재 연기만 수차례
시장의 관심을 한데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2건의 제재는 서로 닮았다. 제재의 향방에 따라 폭발력도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먼저 강정원 전 행장 건은 통상 검사결과 3개월이면 제재결과가 공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전검사 포함 7개월이 지나고 있는 현 시점에 제재 윤곽조차 나오지 않고 있어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지난해 12월 강정원 전 행장이 KB금융 회장 내정자 신분에 올랐을 때만해도 금감원은 사전검사까지 적극적으로 시행하며 강력한 제재의지를 표한 바 있다. 이후 강정원 행장이 회장 내정자 신분을 버리고 국민은행장 자리에 만족하면서 금감원 제재 결과 발표 일정은 다시 제자리에 머물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금감원 검사결과 강정원 행장이 문책경고를 받으면 제재일 후 3년간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임원이 되지 못한다. 이미 행장 직을 떠난 강정원 전 행장에게 제재가 내려지더라도 파급력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게 시장 평가다.
KIKO 손실 은행 제재도 비슷하다. 2008년부터 14개 시중은행을 상대로 KIKO 거래 실태를 조사한 후 금감원은 지난해 9월 제재 안건을 상정했지만 은행과 기업간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심의가 유보됐다. 금감원이 법원 판결을 앞둔 사안을 섣불리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은행권에서 나온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월 3일 키코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기업 측이 낸 10건의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한 데 이어 서울중앙지법도 같은 달 8일 본안 소송 첫 판결에서 은행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결국 금감원은 소송이 진행 중이고 법원이 은행 측에 손을 들어주고 있어 강경입장에서 점차 물러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KIKO건은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고 법원 판결도 금감원의 애초 제재 취지와는 상반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향후 금감원이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그간 법원 판결과 급격히 배치되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2건의 제재가 모두 시장 파급력이 커 금감원이 신중하게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 역시 "금감원의 결정은 시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 심의 중인 제재건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볼 수 밖에 없고 결정도 쉽게 도출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