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간을 보내는 기업이 있다. 한솔그룹이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후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한솔그룹의 어제와 오늘을 들여다 봤다.
- 1991년 11월 삼성그룹에서 분리‥한솔그룹 독립경영
- '리틀 삼성'으로 불렸지만 외환위기를 맞으며 '휘청'
- 이인희 고문에 이어 3남인 조동길 회장이 경영승계

[뉴스핌=이연춘 기자] 한솔그룹은 삼성가(家) 맏딸 이인희 씨가 오너 경영에 첫발을 뗀 곳이다. 현재 한솔그룹의 고문직을 맡고 있다. 이 고문은 이병철 창업주의 장녀이자 조동길 현 한솔그룹 회장의 모친이다.
한솔그룹은 올해로 삼성그룹에서 분리, 독립한지 20년이 됐다.
한솔은 1965년 설립된 새한제지가 모태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새한제지를 인수해 설립한 전주제지가 전신이다. 전주제지가 1991년 11월 삼성그룹에서 분리되면서 한솔제지로 사명을 변경, 한솔그룹이 탄생했다.
한솔그룹은 핵심축은 단연 한솔제지이다. 한솔제지가 계열사간 지배구도 측면에서 주력계열사들의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한솔제지를 기반으로 한솔홈데크, 한솔케미칼, 한솔LCD 등의 소재사업군과 한솔건설, 한솔개발, 한솔EME, 한솔 CSN, 한솔 PNS, 한솔인티큐브 등을 솔루션 사업군의 계열사로 갖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한솔그룹을 두고 '삼성보다 더 삼성같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 고문이 창업주의 형제들 가운데 부친을 가장 닮았다는 게 그 이유다. 특히 부친의 비슷한 스타일 중 "정직하지 못하면 그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실제와 하나도 다름없이 시공하라", "믿지 못하면 아예 쓰지를 말고,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라"는 용인술과 전문경영인 체제 운영방식을 꼽는다.
이 고문은 현재,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지 않고 있다. 전문경영인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한솔그룹은 지난 1991년 분리 당시 19개의 계열사는 거느리며 재계 서열 11위까지 올라섰다. '리틀 삼성'으로 불렸다.
하지만 탄탄대로만 달린 것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한솔그룹은 뿌리부터 흔들렸다.
외환위기 이후 과도한 차입금 부담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구조조정의 아품을 겪었다. ▲1999년 한솔무역 청산, ▲ 2000년 한솔엠닷컴, 한솔월드폰 매각 ▲ 2001년 한솔아이홀딩스, 한솔아이벤처스, 한솔텔레콤, 한통엔지니어링, 펜아시아페이퍼코리아를 계열분리 ▲ 2002년 한트라를 계열분리 등이 추진됐다.
한솔그룹의 후계구도는 구조조정 전에 그룹의 주요 사업이었던 정보통신·제지·금융부문 중 장남인 조동혁 명예회장이 금융부문을, 차남인 조동만 회장이 정보통신부문을, 3남인 조동길 회장이 제지부문을 맡는 구도로 재편됐다.
구조조정으로 핵심사업이 제지(한솔제지) 및 전자(한솔LCD)가 남게 됨에 따라 그룹의 경영권도 자연스럽게 3남인 조동길 회장에게 이어졌다.
뼈를 갖는 구조조정을 겪은 한솔그룹은 그동안 그룹 규모를 키우는 사업 확장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문어발식의 확장이 아닌 내실과 외형을 함께 키우는 방향으로 제지 사업의 수직계열화 구조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일까. 평소에도 회사가 가장 잘 알고, 잘 하는 제지 사업을 중심으로 한 M&A를 강조해 왔던 조 회장이 말대로 제2의 창업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재계 이목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