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판매 증대로 실적감소 최소화 복안
- LG, 스마트폰+3D TV 전략 실기 뒷맛 남겨
[뉴스핌=홍승훈기자] "원가절감에 주력하고 유로화 결제비중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삼성전자) "달러 및 유로화결제 비중, 매출 매입채권간 밸런싱 조절도 방법이다"(LG전자)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유로존(유럽내 유로화를 쓰는 16개국) 사태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IT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유로화 약세국면이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긴 했지만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남유럽 국가들의 부실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설 경우 외환시장은 또 한번 출렁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양사 CEO들은 관련 이슈를 하반기 최대 현안으로 판단하고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은 22일 열린 '하반기 글로벌전략회의'에서 "하반기에는 남유럽 재정 위기, 환율 불안 등 일부 경영 압박요인들이 예상되나 치밀한 시장분석과 전략적 대응으로 극복해 나가자"고 당부하고 나섰고, LG전자 남용 부회장도 이번 주 구본무 LG 회장과의 컨센서스미팅(CM; Consensus Meeting)을 통해 관련 대책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2Q 실적 직격탄...'최선의 헤지전략' 부재
삼성과 LG전자의 유럽내 수출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20~30%를 차지한다.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감소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2/4분기 실적은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와 LCD부문이 호황을 이어가면서 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세가 예상되지만 휴대폰 및 가전분야는 유로화 약세 후폭풍에 실적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LG전자는 상황이 심각하다. 2/4분기 핸드셋사업부는 적자전망까지 나온다. NH투자증권 강윤흠 연구원은 "LG전자의 2Q 실적은 TV사업부문 출하 저하, 핸드셋 수익성 회복 지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부채 손실 등으로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핸드셋사업부는 분기 적자가, 에어콘사업부도 쿨섬머 영향으로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삼성과 LG측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원가절감에 주력하면서 유로화 결제비중을 조절하는 것도 검토중"이라고 전해왔고, LG전자측도 "결제통화 및 매출 매입채권에 대한 밸런싱 조절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방어적인 스탠스일 뿐 말처럼 적극적으로 환헤지에 나서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물론 대기업들이 환율변화에 일희일비하는 것도 아니다. 현 상황이 유로화 약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 확신할 수 없어 결제통화를 당장 바꾸기도 어렵고 대기업 자금팀 특성상 보수적인 행보로 환헤지에 적극 대처하는데는 난제가 많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도 "유로화 약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결제방식을 바꿀 순 없다. 삼성이 본래 환헤지를 위해 민첩하게 움직이는 스타일도 아니고 현재 상황이 호들갑을 떨 정도도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사내 분위기를 전해왔다. 물론 자금운용부서의 경우 부지런히 모니터링을 하며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도 "유럽사업 비중이 전체 사업에서 20% 수준이며 유로화 결제는 전체 매출에서 한 자리 수에 불과하다"며 "결제통화의 70~80%가 달러인데다 총 38개의 통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헤징효과가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매출 매입채권의 밸런싱 조절도 한 방법. 유로화 가치가 올라가면 매입채무에 있던 유로채무가 늘어나 이를 빨리 갚는 식이다. 유로화가 떨어지면 반대 스탠스를 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로화가 최근까지 고점대비 30% 가량이 빠진데다, 이는 경쟁하는 유럽기업들과의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해 당분간 경쟁력 훼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득갑 글로벌연구실장은 "유로화약세로 국내기업의 유럽 수출이 호시절 보다는 좋지 않겠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노키아 등 유럽기업과 경합중인 국내기업 제품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 사에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결제통화 변경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 김득갑 실장은 "현지통화 중심의 결제방식을 선호하는 현실에서 유럽쪽 결제통화를 당장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달러 베이스로 결제통화를 바꾸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달러에서 유로화 결제비중을 꾸준히 늘려와 이를 뒤집는 게 만만찮다"이라고 강조했다.
◆ 전문가, 삼성 '회복 가능' vs LG '당분간 고전'
삼성전자는 이번 유로존 위기를 판매확대를 통해 일정부분 만회하겠다는 복안이다. 올 하반기 스마트폰과 3D TV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전략으로 판매 목표치를 상향조정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삼성은 스마트폰은 갤럭시S를 앞세워 당초 판매목표를 200만대 이상 늘려 2000만대 이상을 잡았고, 3D TV도 200만대 판매 목표량을 30% 이상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로화 결제방식을 당장 달러로 바꾸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대안으로는 유럽지역 판매를 더 늘리는 등의 실적 만회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전해왔다.
솔로몬투자증권 임홍빈 리서치센터장은 "유럽문제가 글로벌 IT경기의 소비를 둔화시킬 정도냐가 관건인데 현재로선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유럽내 삼성과 경쟁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에 대한 시장침투율도 확대되는 추세여서 실적에는 큰 타격을 못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LG전자는 삼성에 비해 유로화 약세 파장과 대응책 마련 측면에서 어느정도의 후폭풍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판매전략을 공격적으로 가져가려 해도 삼성에 비해 브랜드파워가 다소 뒤쳐지는데다 스마트폰과 3D TV의 출시나 기술력에서도 시장 우려감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증권 백종석 연구원은 "LG전자는 전체 매출의 30%가 유럽향"이라며 "무엇보다 스마트폰 중심으로 휴대폰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TV 또한 남유럽발 악재와 경쟁사의 저가모델 출시 영향으로 미진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실망감을 표출했다.
솔로몬 임홍빈 리서치센터장도 "LG전자가 지난 10년간 전략적 포지셔닝을 실기했다"며 "삼성이 애플전략에 뒤졌지만 하드웨어가 여전히 강하고 추격의 가능성이 보이는데 반해 LG는 그 어떤 분야도 톱 수준에 가질 못했다"고 전략 설정능력의 한계를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