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많고 무게감 있는 '어른'들로 가득했던 리서치센터장 자리가 언제부터인가 '감각'을 앞세운 젊은 새얼굴로 채워지고 있다.
최근 70년대생, 40세 전후의 인물들이 리서치센터장에 잇따라 선임돼 업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40세는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된다며 공자는 '불혹(不惑)'이라 언급했다.
이른바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않다. '리서치'란 업무의 특성상 오랜 경험을 무시할 수 없고, 이를 총괄하는 센터장은 더욱 연륜이 필요하다는 것.
지난 2008년 미래에셋증권이 1970년생인 황상연 센터장을 영입하며 30대 리서치센터장 시대를 알렸다. 업계는 '파격적인 인사'라고 평가했다.
올들어 황 센터장보다 더 젊은 73년생(만 37세)의 SK증권 이동섭, 70년생의 흥국증권 조인갑 센터장이 올해 부임했다. '저연령화'로의 변화가 가속화한 셈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김승현 센터장도 70년생이며,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에 영입된 은성민 센터장도 69년생(만 41세)이다.
젊음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센터장들이 속속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
이처럼 임원급인 리서치센터장의 저연령화가 이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CEO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라는 데 있다.
업계에서 절대적인 갑(甲)의 위치인 펀드매니저가 젊어지는 만큼 이들이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센터장들로 채우는 것이 을(乙)의 위치인 증권사로서는 당연하다는 얘기다.
또 변화를 주도할 새로운 리더에 대한 갈증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투자자들의 눈높이와 신선함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는 반면 리서치센터들은 이에 따라가기 급급하다는 것이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하지만 이같은 저연령화는 결국 애널리스트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로서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 일을 관둔 이후의 계획에 대해 늘 고민하게 된다"고 말해 불안감을 토로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우리 일의 특성상 평생직장의 개념은 아니더라도 자리를 오래 유지하기 힘들어지고 있음을 바로 내 옆자리 선배를 통해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가 아닌 증권업계 종사자는 "젊고 똑똑한 인재들을 욕심내는 증권사 입장에서 젊은 리서치센터장의 영입은 고연령대의 애널리스트를 솎아내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만큼 '일석이조'가 가능한 것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젊음'과 '변화'를 앞세운 증권사들의 선택이 자칫 조직내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노파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들이 변화의 방아쇠로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