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채권금리가 사흘째 소폭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음을 시사한 점이 회자되며 예상 밖의 강세가 지속됐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환율이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강세폭을 확대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는 시세상승을 주도했다. 은행권도 나흘만에 순매수를 보이며 이를 도왔다.
하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CDS프리미엄이 8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은 점도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은행권은 5000계약 가까운 수준의 순매수를 줄이기 시작했고 결국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도 순매수 규모를 소폭 줄였다.
이에, 전고점까지도 넘을 기세를 보였던 국채선물은 상승폭을 빠르게 되돌리며 한때 하락전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다소 과도했던 움직임에 대한 반성과, 원/달러 환율의 추가상승 제한 전망이 반발매수를 불렀다.
그렇지만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시장을 억누르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지속 여부, 환율의 폭등 지속 여부, 그리고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국고채금리 사흘째 하락, 천안함 사태 환율 폭등 속 공포감 확산
20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3.74%로 2bp 내렸다고 최종고시했다.
국고채 5년물은 4.45%로, 국고 10년물은 5.00%으로 각각 3bp씩 하락했다.
통안 2년물 역시 2bp 내린 3.70%에 최종거래됐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년만기 국채선물 6월물은 7틱 오른 111.14로 최종 고시됐다. 이날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28틱 오른 111.35까지 치고 올랐지만 이후 111.00까지고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개장 이후 지속 공격적인 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은 5657계약을 순매수하며 시세상승을 주도했다.
국내 기관들은 일제히 순매도로 대응했다.
증권은 2336계약을 순매도했고, 보험과 투신은 1016계약과 320계약에 대해 매도우위를 보였다. 장중 4897계약까지 순매수를 늘렸던 은행은 952계약 순매도로 돌아선 채 장을 마쳤다.
이날 장초반 시장은 예상밖의 강세를 보이며 시장참가자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전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해 볼 때 거시 경제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한 점이 회자되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당국의 공식 발표가 있었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환율이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 강세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환율이 1190원대로 폭등세를 보이자 채권시장 분위기도 급변했다. 특별한 뉴스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천안함 소식이 환율의 추가상승을 불러오자 은행권이 먼저 매도에 나섰다.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발표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정치군사외교적 리스크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북한은 정부 발표를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해 '전면전' 운운하면서 충격을 넘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가 급락과 외국인 주식 매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환시장과 민감하게 돌아가는 스왑시장에 대한 불안도 겹쳐졌다.
이에, 금융시장은 주식·외환은 물론 채권까지도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국면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움직임이 다소 과도했다는 인식과 환율의 폭등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저가 매수가 유입되기 시작했다. 결국 이날 채권시장은 소폭 강세로 마무리됐다.
◆ 환율 폭등 과도? 주말 유럽 재정위기 대책 나올까?
시장참가자들은 박스권인식이 워낙 강해 다음주 역시 레인지 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는 모습이다.
다만 주말 동안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 나오고 환율의 추가상승이 제한된다면 채권금리는 조금 아래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도 나온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기술적 매수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한때 7000계약까지 늘었고, 이에 따라 전고점을 뚫을 기세로 111.35레벨까지 시세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장이 크게 강해졌던 게 사실이지만 추격매수가 따라오지 못하는 분위기였다"며 "저평만 줄고 5년 지표물의 호가만 강하게 형성되면서 롱을 따라가면서도 불안한 장세가 전개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환율이 급등하면서 차익매물이 나왔고, 외국인의 추가매수가 나오지 못하면서 큰 폭으로 밀리기도 했다"며 "결국 주말 앞두고 깊은 매도도 편하지 않다보니 환매가 들어와 시세를 끌어올린 채 장을 마쳤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10일선이 지켜지긴 했지만 20일선은 못 지켰다"며 "레인지 인식이 워낙 강해 크게 오르내리긴 힘들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대응하기가 참 힘든 장이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두되면서 원화와 주식이 동반약세를 보였고, 금리는 막판에 영향을 받긴했지만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환율이 천암한 영향으로 많이 올랐는데 추가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환율이 급등한 것에 비하면 CRS금리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점은 환율 급등에 비해 스왑교란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환율이 올라도 외국인이 꾸준히 사고 있다"며 "채권금리 레벨이 다소 내려 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증권사에서 이익실현을 하다가 막판에 밀리니까 환매했다"며 "'정부가 환에 대한 구두개입이나 물량개입이 나올 것 같다' 혹은 '환이 다 왔다' 하는 생각에 매수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증권의 박태근 애널리스트는 "선물만기에 대한 효과가 20일 이평선의 지지기대로 이어졌지만 환율이 생각보다 많이 오르면서 리스크 관리모드로 진입했다"며 "경기둔화 기대감이 한편으로는 긴축에 대한 부담을 덜 수있기 때문에 장기물에서는 기대가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스왑연계 영역에서 시장 안정감이 얼마나 지속될 지가 관건"이라며 "종가가 20일 이평선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외국인들이 국채선물 매수로 돌아선 만큼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은 "온갖 불안 속에서도 이전 박스권 상단에서 한단계 위로 딛고 올라서는 모습으로 보인다"며 "환율은 어차피 정책적인 개입 영향을 간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1200원까지 바로 간다 혹은 여기서 더 급등한다 이렇게 볼 수 없다"고 내다봤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어 "현재 시장의 시선은 외화자금시장 불안 가능성에서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로 옮겨지는 시점이기도 하다"며 "오늘 강세폭 반납한 것은 월요일날 다시 만회하려고 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