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와 유럽중앙은행(ECB)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이날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현지 의회 지도자들에게 그리스에 대한 지원안을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독일 당국에 따르면 IMF 칸 총재는 그리스에 대해 1200억 유로를 향후 3년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논의된 지원자금 규모보다 세배 가까운 금액이다.
칸 총재는 이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그리스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숫자와 관련된 결정이 나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EU 당국은 유로존과 IMF가 그리스에 3년동안 지원할 경우, 첫해에는 그리스에 450억 유로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에 대한 정부의 지원 검토안이 이번 주말께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럴 경우 독일 의회의 승인도 다음달 7일께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EU 정상들은 다음달 10일께 지원안에 서명하고 그리스는 다음달 19일까지는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전일 유럽 증시는 스페인의 신용 등급 강등 소식으로 급락세를 기록했다. 유로존내 주요국이 아닌 주변국들의 채권들에 대해서도 한 때 투매양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유럽의 회사채 시장의 불안감도 확산됐고 유럽 주요기업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도 급등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소식으로 지수가 급락했으나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장기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소식에 안정세를 되찾았다.
하지만 그리스 재정 문제는 여전히 위기의 중심에 놓여있는 모습이다.
CMA 데이타비전에 따르면 그리스 국채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전일 824bp를 기록한 뒤 이날 장중 한 때 900bp 대로 급등했다 장막판 760bp 까지 완화됐다.
이후 그리스에 대한 자금 지원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시장도 안정을 되찾았다. 이와 함께 그리스의 채무에 대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모습이다.
IMF는 그리스에 대해 당초 예상된 지원 규모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자금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각국 정부는 자국 은행들에게 엄청난 양의 자금을 지원해 위기에서 벗어난 경우와도 유사한 것이다.
그리스에 대한 지원 규모가 1200억 유로에 이를 경우 이는 다시 말해 그리스가 오는 2012년까지 외부 차입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같은 대규모의 자금지원이 실행될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재정적자 해소를 비롯한 경제도 재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그리스로서는 3년동안 고통스러운 긴축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
독일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지원방안은 여론의 강경한 반대에 직면하고 있어 정치권의 신속한 결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음달 9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에 대한 지원의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독일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IMF 칸 총재와 ECB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전일 독일 정치권의 지도자들과 만나 독일 의회가 그리스 지원 방안에 대해 지연할 경우 유로존이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칸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루이틀 지연될수록 그리스 뿐아니라 유럽연합 전반으로도 매일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셰 총재도 "그리스의 재정위기 문제는 아주 특별한 상황"이라며 "그리스 뿐아니라 유로존 전체의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르만 판 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독일의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그리스에 대한 채무 구조조정은 검토사항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는 독일 의회에서 제기하고 있는 그리스 채권을 보유한 금융권도 부실을 일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유럽 주요국들이 그리스에 대한 지원을 논의하는 와중에서 시장은 유로존 내 다른 국가들이 재정 적자 상황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고 향후 경제성장 전망이 악화되고 있어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며 신용등급의 추가 하향 가능성도 제기했다.
스페인은 그리스나 포르투갈과는 달리 유로존 주요경제 대국 가운데 하나로 유로존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스페인의 금융 위기 상황이 도래할 경우 막대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구제금융 지원이 과연 가능할 것인지 의문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에 대해서도 그리스와 유사한 방식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와 달리 스페인은 높은 재정적자 수준에도 불구 전반적인 공공부채 수준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IMF는 스페인의 공공부채 수준이 67%선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