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2007년 참여정부시절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강화를 비롯한 금융규제 및 분양가상한제, 장기임대주택 공급 등을 골자로 한 대책 이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매머드급 폭탄은 건설업계를 단기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장기간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가 생존을 위한 목소리와 요구사항이 그 어느 때 보다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건설업계의 이같은 요구사항에 대해 지나친 욕심이 앞서고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건설업체들의 유관기관인 대한건설협회와 주택건설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단체들은 2005년 8.31대책 이후 적용됐던 규제의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 건설사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 신임 협회장인 김충재 회장은 정부에 대해 주택구입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DTI등 양대 금융규제를 완화시켜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강남3구 등 투기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LTV를 기존 50%에서 60%로 상향조정하고, 강남 3구는 40%, 서울은 50%, 인천 및 경기는 60% 식으로 DTI를 지역에 맞게 적용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건설업계의 요구사항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규제를 완화해달라는 건 미분양 주택으로 인한 위기를 타개하려다가 금융권과 가계부채 확대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요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06년 처음 시도된 DTI규제는 단지 건설업체들을 옥죄기 위해서 나온 대책이 아니다.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2006년 200조원을 돌파했고 이로 인한 금융권의 위기도 예보됐다.
더욱이 대출금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는 소득 계층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도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금융권의 위기설이 터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2008년 전세계를 준공황상태로 내몰았던 미국발 금융위기도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의 부실이 진원이 됐던 사례까지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빠른 주택담보대출 억제는 오히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때문에 주택건설협회가 금융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빚을 내서 집을 사는' 행위에 대해 독려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아파트를 구입할 때 빚을 내서 사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며 금융규제 완화에 대해 논리를 실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주택보급률 100% 시대인 지금 주택 매입시 금융규제 완화는 적은 자기자본과 많은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Leverage)효과'를 노리는 투기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한 시장 전문가는 "건설업계가 그간 분양권 전매자유화를 요구해왔고, 지금도 중도금 무이자 등을 통해 분양에 나서는 것을 감안할 때 금융규제 완화는 결국 주택 분양수요자보다는 가수요를 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요구사항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충재 대한주택건설협회장은 또 보금자리주택공급에 있어서도 민간업계의 공급량을 법정 최고치인 40%로 확대시켜줄 것과 전용 60-85㎡형도 민간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역시 무리한 요구라는게 시장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수십년간 해제 되지 않았던 그린벨트를 서민 주택공급 확대란 대명제로 '특별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을 건설사들의 이익을 위해 할애한다는 것 자체가 대의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업계의 이익을 위해 큰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전에 건설업체가 소비자인 분양 수요자들에게 얼마나 노력했으며 요구 사항을 늘어놓기 전에 얼마나 치열한 자구책을 강구했는지를 점검해야 할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