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화유동성 규제의 일환으로 외은지점 차입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 속에서 그간 매수포지션을 정리했던 외국인이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이 이를 부인하는 어떤 말을 해도 의심의 눈초리는 사라지지 않았고, 지난 3/4분기 GDP 발표를 즈음해서는 거의 매수포지션을 모두 정리, 포지션을 중립(zero) 수준에 가져다 놓기도 했다.
그렇지만 11월 들어 다시 외국인들이 매수 포지션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매도를 보이는 것일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국내 시장참가자들의 궁금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제는 '왜 매수에 나섰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 외국인 다시 매수 유입, 이유는?
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사흘째 국채선물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로 기간을 연장해보면 이날까지 6영업일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2만 4839계약으로 지난달 30일 4515계약을 매도한 것을 제 외하고 비교적 대규모의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날 국채선물시장에서는 최근들어 이례적으로 미결제잔고가 4000여계약이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당 부분이 외국인의 신규매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매수는 상당부분 외국인 신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국내기관은 상당부분 매도로 대응했던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로써 외국인들의 오랜 매도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매수를 재개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매매이유를 정확히 분석하기란 불가능하다"며 "보통 기술적 매매로 보면된다"고 말했다.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면, 우선 과도하게 비웠던 포지션을 채우는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지난 10월 7일부터 27일까지 15영업일간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는 7만4903계약. 지난달 27일 당시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수포지션을 0계약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관측됐다.
보통 외국인의 매수포지션이 3만계약 정도일 때를 중립으로 판단하는 것을 고려하면 매도가 지나쳤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20일 이동평균선 등이 지지되는 양상이 이어지는 점은 훌륭한 매수의 조건이 됐을 것이란 추측이다.
외국인의 생각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상황에서 적어도 기술적 매매를 지속하는 외국인의 성향을 감안할 때 이는 가장 합리적 이유로 분석된 다.
일각에서는 근본적으로 분위기가 바뀐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주식과 채권시장의 반응을 보면 시장이 바라보는 방향이 뭔가 바 뀌었다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는 얘기다. 전세계적으로 주식의 조정폭이 깊어지고 다시금 달러강세의 조짐이 보이는 등 안전자산 선호의 확산 심리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향후 경기 진행방향에 따라 바뀔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선물사의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경제지표가 하나의 싸이클을 그리듯 심리도 유사한 싸이클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은 경 제에 관련한 안좋은소식이 더 눈에 들어오는 싸이클"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대체 왜 매수에 나선건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며 "트레이딩용 일시적 베팅"으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을 맞이하긴 했지만 달러강세가 추세적으 로 이어진다고 보기도 어렵고, 안전자산 선호로 돌아섰다고 보기도 이르다는 판단이다.
외국인들은 현재 국채선물 말고도 주식, 현물 등 국내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라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나라의 외환과 재정에 대한 메리트가 외국인들의 투자를 유발하는 것일 뿐,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선호의 일환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 외국인, 이제는 매수한다?!
이유야 어쨌든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의 매수가 지속될 것이란 데 공감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술적으로 매도전환의 유인이 없 단 분석이다.
아울러 외국인들의 매수포지션 누적이 재개된다면 국내기관과 '쩐의 전쟁'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르지만 늘 반복되 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모습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외국인들의 패턴을 보면 왜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포지션을 최대한 비운상황에서 매수로 돌아설 경우 4만계약에서 많게는 8만계약까지도 매수포지션을 쌓는다"며 "현재 2만 5000계약 수준인 매수포지션은 향후 최소 4만계약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즉, 앞으로 적게는 1만 5000계약에서 많게는 5만 5000계약을 추가로 매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11월 금통위에서 경제회복이나 기준금리인상에 대한 별다른 발언이 나오지 않는다면 연내 금리인상이 없다는 판단 하에 선물포지션이 급격히 쌓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 역시 "경제지표 경계에 철수했던 일부 포지션 다시 구축되는 과정일 가능성 있다"며 "기술적으로도 외 국인이 대량매도로 돌만한 유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20일 이평과 시세와의 이격을 단기적으로 20틱 가량 확보해 여유가 있 는 상황으로 외국인에 올라타야지 반기를 들 상황은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수가 기조적으로 이어진다면 조심해야 할 것은 미결제가 바닥을 친 가운데 국내기관 상당부분 신규매도로 대응 해야 한단 것"이라며 "끌려다니다가는 자칫 국내기관이 매도로 무거워 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우리선물의 전성웅 애널리스트 역시 "외국인들의 선물매수 포지션 누적이 재개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어느 정도 공격성을 보이느냐에 따라 국채선물 시장의 상승탄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