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잠정합의 갔던 국민은행 협상 중단
- 우리銀 합의내용엔 '미흡'딱지 상황 더 꼬여
[뉴스핌=배규민 기자]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노조 금융기관들의 임금협상이 진전은커녕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에 은행 경영진들이 기존직원에 대해 ‘임금 5% 삭감’안을 제시하다가 돌연, ‘1년간 5% 삭감’안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왔다.
이 바람에 상당 폭 의견접근을 이뤘던 은행에서 협상이 전면 중단되는 등 경영진과 노조의 갈등은 더욱 가팔라졌다.
이 같은 양상은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임원들을 여러 차례 불러들여 갈수록 강화된 수준의 임금협상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하루 빨리 관철시키라고 압박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자회사 국민은행은 지난 주 노사 간에 임금 협상이 잠정 합의 직전까지 갔으나 경영진이 돌연 ‘임금 5% 반납, 소급 적용’이라는 안을 내놓으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올해 채 4개월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8개월에 대해서도 임금 5%를 반납하자는 변경 안을 경영진이 갑자기 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경영진은 소급적용에 대해 노조가 격앙된 분위기를 띠자 향후 1년간 임금 5% 반납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내놨지만 노조의 반응은 냉랭한 상태다.
현재 국민은행의 노사 간 임금 협상은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노조관계자는 “합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연내에 협상이 불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금융의 자회사 우리은행 역시 지난 8월 28일 노사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직원의 임금 5%를 반납하는 데 합의했지만 재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인사담당자는 “타 은행들의 임금협상안에 따라 내용이 추가될 수 있다”며 재협상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리은행 노조는 운신의 폭이 크게 좁혀져 있어 선뜻 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지난 번 합의발표로 상급단체인 금융노조로부터 어떤 수위로든 강한 수준의 제재를 받을 처지에 놓여 있다.
여기다 어렵게 합의했던 안이 휴지로 돌변한 채,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더 까다로운 조건의 방안을 놓고 협상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했다.
이처럼 갑작스런 은행 경영진들의 입장 돌변에는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압력이 있었다는 게 금융노조 및 은행권의 이야기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금융감독원이 각 은행의 인사담당 임원진들을 불러들이고 있다”며 “향후 1년간 임금 5% 반납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은행 경영진에서 자율적으로 임금협상안을 결정할 수는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금융노조는 임금협상이 파국을 맞고 있는 것은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보고 다음 주부터 정부의 노사관계 개입 저지 총력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7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금융당국에 불법적 노사관계 개입 중단과 관련자 처벌 및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키로 했다.
또한 이날부터 금융노조 및 전체 지부는 은행연합회 1층 로비 및 각 지부 본점 로비를 점거, 철야농성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개입으로 금융기관 노사 간의 자율적인 교섭이 불가능해졌다”며 “더 이상 양보하지 않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혀 노사 간 힘겨루기로 끝날 일이 노정간 대립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금융노조는 우리은행노조에 대해 임금협상권 위임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을 진행, 합의사실을 발표한 데 대해 중징계 방안을 저울질 하고 있다.
징계 수위는 노조위원장의 위원장 자격을 3~6개월 정지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