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삼성전자 2/4분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 이 회사 IR팀장 이명진 상무의 '멘트'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이 상무는 이렇게 답변한다. "신문에 나온 얘기가 제가 아는 전부입니다. 저도 더 이상 알지 못합니다. 신문을 참고하세요".
이 날 IR 질의·응답의 한토막이다. 이상무는 적지않은 질문에 대해 '모르쇠' 에 가까운 발언으로 대응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2/4분기 실적발표회 IR 때 별도의 기자브리핑을 실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기자브리핑 실시 여부를 두고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실적발표 며칠 전까지 혼란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대해 "새 IR 팀장님이 과거 주우식 부사장님과 스타일이 많이 달라서, 별로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명진 상무와 달리 전 IR팀장이었던 주우식 부사장은 한마디로 '모든 질문에 성의있게' 답변하는 스타일이었다. 그 때문에 주 부사장은 늘 삼성전자의 '입'으로 통했다.
지난 1월 삼성증권으로 옮긴 주우식 전 IR팀장은 삼성전자 재직 시절 매분기마다 실적 발표 기자회견과 컨퍼런스 콜, 기업설명회를 주관했다. 특히 수치와 근거에 기반한 답변으로 정통한 소식통 반열에 올랐다. 물론 코멘트가 적지 않았던 만큼 실수도 있었으나 '소신있고 명쾌한 발언'으로 신뢰가 높았다는 평이다.
IR은 투자자들의 투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성심성의껏 회사의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고 있는 자리다. 물론 영업상·경영상의 극비사항은 예외가 되겠지만, 이날 삼성전자 IR은 '도가 지나쳤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삼성전자의 LCD 맞수 LG디스플레이는 명망있는 외국계 증권사 출신 애널리스트들을 대거 IR팀으로 영입하며 IR기능 강화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이들이 영입된 후 처음으로 열린 최근 2/4분기 실적발표 IR에서 IR그룹장 문학삼 상무는 "투자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장과의 소통에 더욱 신경 쓰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마디로 LG디스플레이는 IR 책임자를 증권사에서 데려오고, 삼성전자는 그 반대로 증권사로 책임자를 내 보낸 형국이다. 게다가 삼성전자 IR팀장의 직급도 기존 부사장에서 상무로 낮아져 IR이 많이 약해졌다는 목소리도 업계 일각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IR 방침을 '오픈 모드'에서 '폐쇄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고민끝에 내린' 경영전략일 수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판단'이 시대착오적인 선택이 아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 삼성전자 IR을 바라보는 여러 관계자들이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말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