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기 전 박스권 레인지로 회귀한 것이다. 그간 견고히 지켜왔던 1230~1280원 박스권을 상향 이탈하며 추가 상승에 귀추가 주목됐지만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오히려 시장은 올해 초부터 제기됐던 1100원대 하향 안정화 추세 진입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수급 상황이 환율 하락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6월 무역수지가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하고, 금융기관들의 외화채권 발행도 확대되면서 달러 공급확대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의 달러 상환도 늦어도 3/4분기 중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수급과 은행권 달러 동향 등 환율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로 올해 말까지 1100원대 진입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 무역수지 흑자+금융기관 외화채권 발행 확대
원/달러 환율 하락압력의 주된 근거로 제시되는 것이 큰 폭의 경상수지 및 무역수지 흑자다. 지난 6월 무역수지는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규모인 74억4000만달러,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누적 무역수지 역시 사상 최대인 216억 달러였다.
또한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180억달러보다 110억달러 증가한 29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이코노미스트는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 수급상 환율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은행 윤세민 과장도 "공급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라며 "하락이 예상보다 더디고 반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큰 흐름은 분명히 하락"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금융기관들의 외화채권 발행 확대도 환율 하락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부분의 은행이 해외채권 발행을 마친 상황에서 지난 9일 수출입은행이 15억달러 외화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우리은행과 농협이 해외채권 발행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 이르면 10월 7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발행을 목표로 수시 채권 발행 프로그램인 MTN(Medium Term Note)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16일까지 홍콩과 싱가폴, 런던 등 아시아 및 유럽 등지를 돌며 논딜로드쇼(Nondeal roadshow)를 진행한다.
◆ 시중은행 달러상환 마무리?..급락 가능성↑
달러 공급여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는 달러 자금 시장 불안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것에 기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달러 자금시장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의 달러 자금 상환 수요로 원화 약세가 이어졌다는 것.
하지만 은행들의 달러 자금 상환 수요가 상당부분 감소했고 은행 자금 상환에 따른 달러 수요가 마무리되면 급락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달러 자금 수요는 1월말에 299억 달러에 달했으나 이후 차츰 감소하고 있다. 2월 이후 6월까지 133억 달러를 순상환했으며 현재 잔액은 106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전민규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의 상환 속도로 볼 때 늦어도 3/4분기 중에는 은행들의 달러 자금 수요가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며 "은행들의 달러 자금 상환 수요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안정적인 무역 흑자 기조가 뒷받침되며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추가하락 어디까지?
원/달러 환율이 하락추세로 진입할 경우 어느 수준까지 추락할까?
지난 16일 로이터(Reuter)통신이 9개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원/달러 환율 전망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평균값은 1240.50원, 4/4분기는 1213.50원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1/4분기~4/4분기 원/달러 환율이 각각 1183.50원, 1154.00원, 1127.00원, 1111.11원으로 관측됐다.
서베이 결과와는 별개로 시장에서는 올해 1150원선까지 하락 가능성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6월 '2009년 하반기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상반기 1345원에서 하반기 1145원으로 200원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다만 "GM파산이나 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등 글로벌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아 환율 하락 강도는 다소 약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도 지난 2월 올해 환율이 1150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당시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 강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점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모간스탠리증권의 박찬익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에서 채권발행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이 흡수되고 거시경제 지표가 나빠질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달러 강세가 약화되며 원화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민규 이코노미스트 역시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정부의 달러 매수 개입이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하반기에도 월간 무역수지 흑자가 30억 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연말 환율은 115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