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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금융규제안, 전문가·시장선 "우려"

기사입력 : 2009년06월18일 10:56

최종수정 : 2009년06월18일 10:56

[뉴스핌=김사헌 기자] 오바마 정부가 17일(현지시간) 포괄적인 금융규제안을 발표했다. 대공황으로 인한 금융 개혁 이래 최대 규모의 금융시스템 규제 개혁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과 금융기관 전문가들은 "위험 감소와 수익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우선 이날 발표된 새로운 규제안은 이번주들어 주요 미국 언론을 통해 공개된 내용과 다르지 않았다.


◆ 연준, 은행 외 증권 보험까지 규제할 수 있도록 해

먼저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가 대형 금융기관 및 지주사 그리고 금융시장 및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기업들을 감시하고 규제할 권한과 수단을 확대했다.

신설되는 포괄적인 '금융규제위원회'가 재무부 산하에 신설되어 시스템위험을 정의하고 또 재무부가 최종 결정에 관여한다. 연방준비제도에게 은행 뿐 아니라 증권 보험 등의 금융기관까지 모두 규제할 수 있는 권한과 준비금 강제 수단을 부여했다.

또 연방저축기관(OTS)를 폐지하고 이를 연방통화감독청(OCC)에 합침으로써 전국구 은행감독청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방단위의 규제를 벗어나는 틈새를 막는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보호, 모기지대출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관련 규제당국을 새롭게 신설하게 된다.

금융기관의 자본요건을 강화하고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무 등록하도록 했다. 또한 신용디폴트스왑(CDS)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규제할 수 있는 포괄적인 방안도 도입한다.

이 같은 포괄적인 규제는 기존 시스템을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과잉이나 과도한 위험에 대해서는 규제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 같은 목표가 서로 배치된다면서 "과연 두 마리 토기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당장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은행권의 대출 손실이 더 확대될까 우려된다면서 18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수정하고 4개 은행의 등급 전망을 낮췄다.


◆ 시스템 유지하는 개혁안.. 한계 지적도

이날 미국 비즈니스위크(BusinessWeek)이 소개한 시장과 전문가 반응을 살펴보면 일단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액션이코노믹스(Action Economics)의 분석가들은 "새 금융규제안은 그 동안 언론에서 '금융시장에 대한 새로운 도로교통법'이란 식으로 떠들썩하게 소개해왔는데, 그 목표는 현행 시스템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탐욕과 오용을 억제하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상당히 포괄적인 다수의 임무들이 포함되어있는 이번 규제안은 의회를 거치면서 다소 미세조정되거나 희석되는 과정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데이빗 허시먼 자본시장센터 대표는 "이번 계획의 성공 여부는 우리 금융 규제 시스템의 세 가지 펀더멘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면서, "규제의 비효율성, 규제당국들간의 조율 그리고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규제적 간극 등이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안이 일부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기초적인 문제점을 놔둔 채 시스템 위에 규제의 층을 하나 더 덧씌우는 것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남는다"며, "단순히 규제기관을 새로 삽입한다고 기초적인 문제가 다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시장이 새로운 규제에 어떤 식으로 반응할 것인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경고도 제기된다.

에이트그룹(Aite Group)의 존 제이 선임분석가는 "금융시장은 글로벌하고 언제든 규제가 약한 쪽으로 달아날 수 있다. 미국 금융시스템을 보호하려면 미국 금융기관들이 경쟁력에서 밀리게 놔두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 건전성 등의 문제 외에도 소비자보호를 위한 별도의 기구를 세우겠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제기된다.

미국 공공이해연구그룹(PIRG)의 소비자프로그램 담당 이사인 데이 미어즈윈스키(Ed Mierzwinski)는 "금융 규제당국은 금융기관의 안전과 건전성을 앞세우다 보니 소비자보호 문제를 너무 경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제안은 그런 면에서 보자면 좀 더 균형잡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은 '관료주의적 대응의 극치'라는 민간 경제학자의 비판도 눈에 띈다.

피터 모리사이(Peter Morici) 메릴랜드대학 스미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번 규제안을 보고서 "엄청 비효율적이고 비용만 무지하게 드는 관료주의적 과잉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새로운 시스템리스크 규제자는 통합위원회인데, 그건 이미 존재하는 것이고 또 연방준비제도도 있다. 이미 이전부터 파생상품이나 특별목적회사(SIV)의 위험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 위원회나 중앙은행 아무도 이를 책임지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구나 위원회의 결핍인데 이를 다시 너무 나가게 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소비자보호 기구도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규제의 또다른 층을 하나 덧대는 것 이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정부 개입이나 규제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은 위험하며 문제는 규제를 제대로 잘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던컨 니더라우어 NYSE유로넥스트의 대표는 이번 규제안에 대해 환영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제안은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는 중요한 조치"라면서, "규제 개혁은 투자자들 보하고 또 규제의 맹점을 메우며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며, 동시에 수십년간 경제 성장을 이끈 금융 혁신을 계속 고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미국 규제 시스템은 이미 많이 낡아 있었고 따라서 이번 개혁안은 이런 점에서 중대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월가 우려, "규제 강화와 수익성 개선은 잡기 힘든 두 마리 토끼"

한편 이번 개혁안 발표에 대한 월가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의 금융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무엇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금융기관의 대출 부실이 생각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22개 금융기관에 대한 등급 및 등급 전망을 강등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로 인해 금융기관의 경쟁력이나 수익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치데일증권의 스타급 금융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보브(Richard Bove)는 이번 개혁안이 너무 포괄적이고 비효율적일 수 있다면서, "자본 확충 요구가 빗발치고 레버리지가 줄어드는데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명약관화"라고 지적했다.

또 연방준비제도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거나 애초의 기능인 통화정책 운용에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라시아그룹의 댄 앨라마리우 분석가는 "이번 제안은 평의회식으로 접근하되 연준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달라는 식의 어중간한 모양"이라면서 "의회에서도 이런 모양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의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위원장은 다른 의원들과 함께 연준에게 권한을 너무 주지 말고 규제당국 협의회에서 제어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도 이번 규제안에서 위원회가 연준과 함께 시스템리스크 문제에 협조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은행권이 다소 안정을 찾는가 하는 시점에 강력한 규제안이 나오면서 또다른 불확실성을 더하게 됐다면서 우려했다.

앞으로 규제 강화에 따라 금융기관들 사이의 명암이 크게 갈리게 될 것이며, 이런 결과가 드러날 때까지 시장은 관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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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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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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