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이인호 사장을 비롯해 주력 자회사인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 이동걸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등의 임기가 한꺼번에 몰려 있어 규모부터 대규모인데다 라응찬 회장 후계구도와 맞물린 포석이 어떻게 드러날 것인지 팽팽한 긴장감마저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2일 신한지주 이사회가 다가 온 가운데 라응찬 회장으로선 어느 때보다 고뇌의 골이 깊이 패고 모색과 전망에 진력 소모도 많았을 것으로 금융그룹 안팎에선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 불안이나 본격화하는 실물경제 위기로 가중되는 짐 무게가 신한금융그룹이라고 예외일 순 없다.
이 때문에 그 동안 쌓아온 관록이나 강점 뿐 아니라 격변기 기업문화 진화와 혁신,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변화관리 적임자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정권 교체 이후 정치사회적 변화요인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도 한때 신한금융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 사이에서 돌기도 했다.
전 정권과의 밀접한 관계가 있어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는 출처분명의 괴담은 이미 밑바닥에서 돌던 것이었는데 그룹 인사가 거론되는 와중에 외부압력설까지 설왕설래 하면서 한 때 외부인물 기용 가능성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그 결정판은 임기 1년을 남겨두고 라 회장이 모든 부담을 떠안고 용퇴할 가능성이란 설(說)로 비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핵심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그렇다면 역시, 조직의 안정성과 시너지 극대화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신한금융그룹의 기반이 되는 일본 교포 주주들의 신뢰와 정서가 역시나 가장 큰 기준이자 원칙으로 우뚝 서 있다는 재확인인 셈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그동안 CEO를 결정지을 땐 업적평가에 따른 능력과 자질, 그리고 조직에 대한 로열티와 조직내 신망 등이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금의 엄혹한 위기를 기세 좋게 돌파하고 월드클래스 신한으로 도약을 이끌어 줄 새로운 리더십 또한 중요한 가중치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내부 인물 가운데선 함께 임기가 돌아오는 이동걸 굿모닝신한증권과 이백순 신한지주 부사장이 새 행장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선 이백순 부사장이 행장이 되고 신 행장이 지주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안으로 굳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하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이 부사장의 경우 이미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지주 부사장을 오가며 전천후 역량을 선보인데다 도쿄지점장 등을 역임하면서 일본 교포계 주주들의 신망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신한지주는 현재 일본교포 지분이 20% 안팎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포 주주들이 2세대, 3세대로 넘어가면서 과거와 같은 결속력은 점차 약화되고 신한지주에 대한 로열티 또한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신한지주의 근간을 다시 한 번 굳건하게 할 역할이 긴요하다는 역설이 힘을 얻고 있다.
주주기반 안정화를 기틀 삼은 안정적 지배구조는 신한금융그룹의 최대 강점이자 배타적 우위 가운데 하나였고 이것이 기업문화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상훈 사장-이백순 행장'체제를 유력한 대안으로 보기에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는 공감대가 두텁다는 지적이다.
신상훈 행장은 이미 은행 안에서 성과와 업적, 리더십 등이 검증됐고 금융·경제계 위상 면에서도 걸출한 면모를 갖췄다. 오사카지점장을 거친 경력이 아니더라도 조직을 위해 주주기반 안정화를 향한 보이지 않는 노력과 기여 역시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도 예사로 흘릴 것은 아니다.
신 행장이 지주사 사장으로 새로운 리더십 발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은 친숙해진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
당연히 그가 사장에 오른다면 '포스트 라응찬' 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장 선임이 당장의 후계구도로 이어지기 보다는 앞으로 지주사 관리와 그룹 시너지 극대화라는 과제 수행 과정에서 궁극적인 역할의 폭이 자연스럽게 결정될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레 흘러 나오고 있다.
반면 신한지주 관계자는 "뚜껑은 열어봐야 알 일"이라며 예단할 수 없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