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서초동발 한파에 떨고있다. 검찰이 정권 출범 이후 기업들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계속하면서 '사정 정국'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이 이구택 포스코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한다는 것은 일단 사실이 아닌 해프닝으로 지나갔지만 그 여파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남중수 전 KT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 당시부터 다음 타겟은 포스코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새 정부 출범 직후 검찰은 재벌 3~4세들의 주가조작 의혹에 이어 효성, 프라임, 대상, 애경그룹, 강원랜드 등을 차례로 수사선상에 올렸다.
전 정권에서 인수합병(M&A)으로 급성장한 기업,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한 기업 등이 조사 대상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에 몇몇 대기업은 내사설, 조사설 등 루머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야했다.
또 석유공사 가스공사 등 공기업에 대해서도 국세청의 세무조사, 감사원 감사, 검찰의 수사 등도 이어졌다.
재계에서는 자연스레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맞냐는 볼 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검찰과 정부는 일련의 조사에 대해 정치적인 '사정'이 아니라고 비리에 대한 조사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계의 시각은 다르다.
10대그룹의 한 임원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은 놀랄만큼 투명해졌다"며 "하지만 검찰과 세무당국이 작심하고 나서서 흔들면 먼지 안나는 기업이 어디있겠느냐"며 아쉬워했다.
다른 대기업 홍보담당 임원은 "최근의 기업관련 수사는 전 정권을 겨냥한 표적수사 성격도 있지만 정부 정책에 대해 잘 협조하라는 시위처럼 느껴진다"라고 해석했다. 일종의 길들이기란 얘기다.
재계의 우려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생존이 화두로 떠오른 마당에 이같은 사정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에 맞춰져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수사가 이어지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워지는 해외 영업활동이 신인도 하락 등으로 더 곤란해지고, 무차별 소환과 압수수색은 기업활동 의욕을 꺾는다는 지적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민영화한 KT나 포스코를 정부가 장악하려한다면 외국인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지금은 경제 회생을 위해 기업인들의 기를 살려줘야할 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