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근본 문제보다는 '무엇을 할 수 있는 자리인지', 제대로 알고 발을 뻗어야 하는 상황이다.
백악관 측은 이번 정상회담이 무엇보다 금융 위기에 대한 '원인'을 논의하고, 이제까지 진행된 각국의 대응 및 그 진척 상황을 평가하는 자리라고 규정했다.
이미 각국이 자신들의 의견을 제출할 수는 있지만 모든 나라가 동일한 해결책을 도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까지 분명히 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유럽 쪽에서 강한 규제나 시스템 재창설 논의가 나온데 대해 불편한 입장이었고, 따라서 구체적인 개혁이나 규제 조치 합의보다는 개별 국가들의 성실한 규제 원칙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 측의 입장이었다.
IMF를 위시한 일련의 경제전문가들은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첫 확대정상회담에서의 기본 목표는 '세계 경기침체'에 대처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의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경기부양책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중이다.
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신흥국들의 안전망 강화를 위한 지원에도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는 한국 등 신흥 4개국과 통화스왑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유럽 지도자들은 새로운 국제금융협약이 필요하다면서 나아가 금융기관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은행임원들에 대한 급여 보너스 등의 삭감, 국제회계원칙의 재검토와 환율정책의 제고 등을 새로운 협약에서 다루어야 할 기본 내용으로 제시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새로운 거대한 국제금융 협약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국제적 협력과 동의가 필요한데, 과연 지금 그 같은 조건이 충족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국은 여전히 세계경제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국가이며, 미국의 동의 없는 국제적 협약이나 질서는 사실상 있을 수 없다.
결국 이번 워싱턴은 사전에 준비된 것을 성명서로 읽어 내리는 단순한 합의 재확인의 장이라기 보다는 적극적인 정치적 타협과 로비의 장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