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은행채 공사채 등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최근 랠리를 펼친 후 국고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금리오름세는 제한적이다.
이에따라 국고채와 은행채간의 스프레드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양지가 음지 되고 음지가 양지가 되는 것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금값이던 국고채가 푸대접을 받고 찬바람을 맞았던 은행채시장에 온기가 좀 도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은행의 정책방향이다.
이성태 한국은행총재는 지난 7일 기준금리를 4.0%로 0.25%포인트 내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책방향이 국고채금리를 더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은행채와 회사채 등의 금리를 낮춰서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을 덜어주는 데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기준금리가 추가로 더 인하되더라도 그 폭은 완만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지난 10월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서까지 기준금리를 1.0%포인트나 대폭 내린 만큼, 이제는 기준금리 추가인하는 서서히 진행하면서 금리인하의 효과가 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지금은 유동성이 전체적으로 부족한 게 아니고 흘러야 할 곳으로 흐르지 않는 경색이 문제이고 이런 경색을 푸는 데 한은이 섬세한 정책대응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한은의 이런 생각은 11일 RP거래로 1조원어치의 은행채 등을 매수하기로 한 데도 분명히 드러난다.
이런 한은의 정책 방향 외에 수급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에 모두 72.6조원의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당초에는 58.3조원만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이 늘어나면서 국고채발행 규모가 크게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다가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국고채와 통안증권을 내다팔고 있다. 외국인들은 장기채를 꽤 샀는데 이들의 매수가 거의 사라졌다. 이를 감안해 재정부는 장기채를 줄이고 3,5년비중을 늘렸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랠리했던 3,5년 국고채가 조정을 받았다.
내년들어서는 국고채발행물량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고채 추격매수에 부담을 느끼고 최근 매수했던 곳에서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은행채의 경우 한은이 RP대상 채권에 은행채를 포함시킴에 따라 은행채를 일정기간 맡기고 한은에서 자금을 빌려 쓸 수 있다. 이 때 돈을 빌리는 금리는 기준금리(4.0%)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은행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굳이 은행채를 팔아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 은행채를 맡기고 한은에서 저리로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관들은 은행채 금리가 좀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국고채를 팔아 은행채로 갈아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런 정책 및 수급 상의 변화가 국고채와 은행채간 스프레드를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프레드가 얼마나 더 줄어들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아직도 스프레드가 200bp 이상 벌어져 있는 만큼 스프레드 상으로는 은행채가 가격메릿이 있다.
다만 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신용도에 의심을 받고 있는 만큼 과거처럼 스프레드가 50bp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용경색이 얼마나 풀리느냐에 따라 스프레드 줄어드는 속도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