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나 CD로 자금이 돌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은행 입장에선 중장기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을 통한 자금순환이 월활치 않아 실물부문에 대한 자금중개 기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문제는 또 은행들이 매달 단기조달로 유동성비율을 맞춰야 해 100%의 원화유동성비율을 맞추는 것조차 힘겨워지고 있다고 은행 자금담당자들은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원화유동성비율 산출 기준을 3개월 이내 만기 부채 및 자산 대신에 1개월 이내 만기 부채 및 자산으로 하고, 매달 점검하는 유동성비율을 분기별로 점검하는 등으로 개선함으로써 은행들의 부담을 덜어주는게 시급하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 연말 은행채 만기 25조원 집중 어떻게 넘기나
정부는 RP매입, 국채 직매입, 통안증권 중도상환 등으로 긴급 원화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이 실물로 흘러 들어가는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 전반의 조달코스트를 낮춰 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고 가장 큰 문제인 은행채나 CD에 해법을 줄 만한 것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기관에 메리트를 주거나 부동산 PF대책 등으로 은행의 전반적인 불확실성을 제거해 줌으로써 은행채나 CD에 대한 투자가 일어나고 이를 통해 자금이 선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국민연금의 은행채 매수 등이 가시화돼야 그나마 원화쪽에서도 숨통을 트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이달부터 올 연말까지 16개 은행들의 만기돌아오는 은행채 규모는 무려 25조7018억원에 달한다.(자료 KIS채권평가)
은행 한 자금 부장은 "적지 않은 규모의 은행채 만기가 돌아오지만 은행채 금리 급등은 물론이고 은행채를 사려는 투자자들이 없다"며 "유동성 확보 뿐 아니라 유동성 비율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 단기조달 급증, 원화유동성비율 도 큰 부담
은행들이 중장기 자금을 끌어오지 못하고 채권 발행 자체도 여의치 않게 되자 매달 원화유동성비율을 맞추는데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원화유동성비율은 3개월 이내 만기 도래하는 대출이나 유가증권 등의 자산을 예금이나 채권 등의 부채로 나눈 것으로 100% 이상을 맞춰야 한다.
대형은행 한 자금 담당자는 "유동성비율을 맞추려면 중장기 조달을 해야 하는데 중장기예금이나 채권발행이 안되고 단기자금만 풍부해 유동성비율 맞추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단기유동성도 풍부하고 한은의 지준을 못 막는 은행도 없지만 유동성비율을 맞추기 힘들어 장기로 대출을 해주는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대출은 10년 20년 등으로 장기화되고 있는데 예금 등의 수신은 길어야 고작 1년짜리여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 원화유동성비율 산정기준 개선 건의도
은행 자금담당자들은 실제 유동성과 유동성비율에는 괴리가 있다며 산정 기준 등을 일부 개선해 달라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건의를 하고 있다.
원화유동성 비율을 계산할 때 3개월 대신에 1개월 이내 자산 및 부채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안들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9월부터 월단위로 점검을 했던 것을 분기단위 점검으로 은행 부담을 완화시켜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 한 관계자도 "미국과 일본은 자율지표로 관리하고 유럽계은행은 만기도래 한달 이내 자산과 부채로 비율을 계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1년짜리 예금받으면서 10년 20년짜리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 대출을 과도하게 많이 했던 것도 문제"라며 "차라리 비율을 100%에서 95% 등으로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