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시간이란 패를 들고 전세계 상대"
- MOU맺고도 본계약 1년 넘기 일쑤, 외자유출 규제 덫 고통
- IT만 투자 옛말…소비재 친환경 대체에너지 등 폭 넓혀야
중국에 진출한 벤처캐피탈 A사는 1년이 넘도록 한 발짝도 못 움직인 채 진퇴양난에서 허우적거려야 했다. 지난해 외국의 거대 투자자본인 칼라일을 물리치고 중국의 유망 PVC제조사인 산동 하이후아사(社)에 투자하기로 했을 때만해도 환호했지만 아직까지 실제 투자를 집행하지 못한 것.
지난해 11월 투자의향서(MOU)까지 날인하고 본 계약체결은 아직이다. 중국 관계당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아서다. 이 회사 사장은 산동 웨이팡시 정부 고위관계자까지 찾아 다녔지만 뚜렷한 결과를 얻지 못했고, 더욱 놀랐던 것은 산동 하이후아사의 모기업인 하이후아 그룹이 중국 3대 석유 및 천연가스회사인 CNOOC그룹에 이달 인수됐으면서도 이전까지 이 사실을 전혀 통보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 A사 대표는 “철저히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자신들 위주로 판단하기 때문에 딜(deal) 하나를 마무리하는 데 1년반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시간이라는 패를 들고 전세계와 상대”한다면서 “성격이 급한 한국은 80~90% 패한다”고 했다.
벤처캐피탈 A사 대표는 26일 새벽 최종계약체결의 희망을 안고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값싼 노동력, 엄청난 내수시장, 정부의 친(親)기업•외국투자자본 정책으로 ‘기회의 땅’이었던 중국시장이 투자에 규제를 가하는 구조로 급격히 탈바꿈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중국 당국의 간섭이 심해지면서 외국자본의 투자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15년간 중국 현지에 투자해온 엠벤처 홍성혁 사장은 “중국에 엄청난 금융시장이 있지만 투자환경이 급속하게 변해 투자 인력 회수 등 모든 게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시간을 충분히 갖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 “외자에 핫머니 아냐”며 투자 태클 거는 中정부
중국내 금융투자환경은 최근 1년새 모든 게 바꼈다. 가령 최근 중국 정부는 벤처캐피탈(VC) 및 프라이빗에쿼티(PE) 시장 육성정책에 따라 ‘RMB 펀드’ 결성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 정책은 지난해 제정된 ‘파트너쉽 엔터프라이즈법(partnership enterprise law)’에 따른 것으로 중국기업의 해외 상장을 억제하고 중국내 자본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때문에 중국내 들어온 외국자본도 RMB펀드에 투자해야 하고 들어온 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못하도록 통제를 받게 됐다.
홍성혁 사장은 “외국자본을 핫머니 아니냐며 의심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하라는 데로 할 수 밖에 없다”면서 “RMB펀드가 더 활성활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대상기업도 과거 IT나 하이테크 분야의 초기단계의 기업이었다면 최근에 고성장을 할수 있는 여러 분야의 기업공개(IPO) 단계에 근접한 기업으로 변했다.
중국 정부가 단순 제조업보다 친환경기술 및 고성장 산업을 육성하고 있고 중소기업지원을 위한 투자시장 육성정책 및 한국의 코스닥격인 차스닥(CHASDAQ)까지 개장을 앞두는 등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투자대상도 IT나 하이테크 분야가 아니라 바이오 의학, 친환경기술, 소비재, 대체에너지 등으로 넓혀 펀더멘탈과 장기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중국 전문가 아닌 지역전문가 육성해야”
중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지 말고 상해나 화동 등 특정 지역의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은행 등에서 내부적으로 중국전문가를 육성하는 게 ‘너무 큰’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효과를 발휘하는 데 힘에 부친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전부 대상으로 하기는 공략하기는 힘들다”면서 “일부 지역의 인구만해도 3억명으로 이 곳에서만 성공해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데도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첫번째 관심은 회사명성도 비전도 아닌 돈”이라며 “최근 외국 금융기관들이 임금을 크게 올려놔 이직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금융회사간 협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지 지방 정부 및 파트너의 정보를 맹신하는 건 금물일 정도로 외국 투자가에겐 철저히 불리한 환경이어서다.
홍성혁 사장은 “현지 파트너들이 기술만 빼가거나 고의적으로 영업을 회피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다 중국 정부다 상장을 최종적으로 허가하지 않아 투자회수를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만의 유안타 금융그룹 등 중국내 진출한 금융회사들은 철저한 협력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이 거의 없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