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조선업계는 남몰래 웃음을 짓고 있는 반면 수입 비중이 높거나 외화차입금이 많은 철강, 정유, 항공업계는 울상이다.
다만 단기간에 급등함에 따라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
◆ 자동차 조선 등은 남몰래 웃음
자동차업체들은 원화 약세가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며 반기고 있다.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출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환율상승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이라며 "특히 엔고(엔화가치 상승)까지 가세한다면 해외시장에서 일본차에 비해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올해 사업계획 수립 당시 예상했던 환율은 달러당 900원 수준이었다. 이에 상반기에도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입었다.
자동차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나 기아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씩 오를 때마다 1200억원, 8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추가로 발생한다.
조선업체 역시 100% 수출사업이고, 후판과 엔진 등 원자재는 대부분 국산이어서 환율 급등을 즐기고 있다. 다만 헤지(hedge) 비율에 따라서 그 폭은 각 업체마다 다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70% 정도 환헤지를 하고 있다"며 "나머지 30%에 대해서도 환율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헤지를 전혀 안하고 있어 환율 급등에 따른 수익을 온전히 볼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100% 헤지를 하고 있다"며 "환율급등에 따라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철강 항공 정유 등 울상
항공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항공기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외화차입금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원화가치가 하락할 경우 외화환산손실이 증가하고, 연료비와 공항이용료를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도 감소하기 때문. 고유가로 신음하던 항공사들이 이제는 환율급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달러수입 대비 지출이 연간 20억달러 정도 많은 수준으로 연간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경우 약 200억원 정도의 영업손실을 입게 된다.
이에 대한항공은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연간 규모로 달러지출 초과분의 약 30%에 대해 환헤지를 실시하고 있으며, 해외지역의 매출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환위험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05년 8월부터 매분기 항공유 및 달러 소요량의 일정비율을 선물시장에서 매입하는 헤지를 시행해 왔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유류비의 경우 소유물량의 30% 정도를 헤지해 올들어 8월까지 약 900억원의 유류비용을 절감했다. 환율의 경우에는 상반기에 환관련손실이 832억원 발생했으나, 헤지관련 이익 685억원으로 상당부분의 손실을 상쇄시켰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환율상승에 대비해 지난해 B777-200ER 2대를 원화표시 금융리스로 도입하는 등 외화부채를 꾸준히 축소했다"며 "중국노선 수요회복, 미국노선의 비자면제효과 등 항공수요 증가요인이 더해져 항공산업의 재편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재료 수입이 많은 철강과 정유업계는 동병상련이다.
철강업체들은 원료를 대부분 수입하는 반면 달러 매출은 20~30% 수준에 불과해 환율상승이 반갑지 않다. 또 달러 부채도 많아 이중고를 겪어야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경우 원달러 환율 10원 상승할 때 8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효과가 나타난다. 동국제강과 현대제철도 각각 240억원, 165억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평균 환율이 1100원로 유지된다면 SK에너지는 3000억원, S-Oil은 약 2000억원 규모의 환손실이 발생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SK에너지 관계자는 "환헤지에 대해서는 단지 모니터링하는 정도가 전부"라며 "수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손실을 상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S-Oil 관계자도 "타사에 비해 환율 영향이 그나마 적은 편"이라며 "수입시 많은 환차손이 있지만 수출 비중이 60%에 달해 수출로써 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IT업계는 이번 환율 상승에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상승과 관련 "환율이 올라가면 득을 본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환율상승에 대한 수혜보다는 환율이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위험하다"며 "환율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야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것은 기업경영에 있어 불안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환율의 급등락에 영향을 받지 않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중"이라며 "경영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원가절감에 주력하는 등의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유가나 환율이 현 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려워 주도면밀하게 검토해 판단하는 실정"이라며 "기업경영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 분기나 내년을 예측해야 하는데 세계경기 흐름이나 유가, 환율에 대한 예측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대응책을 수립해 놓기 보다는 수시로 변하는 시장상황을 발빠르게 체크해 나가며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