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립 업계 솎아내 대형화•양극화 구도 예상
‘타이밍이 절묘했다.’
상호저축은행의 순익이 30%나 급감, 금융위기의 불씨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 다음날 20일, 금융위가 업계의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1,2,3단계로 나눠 과거에 나온 방안들과 몇 가지 새로운 것을 더한 것에 불과하지만 지방은행처럼 키우겠다는 계획의 명확한 시기(2009년 하반기)를 제시한 점이 과거와는 크게 다르다.
인수합병(M&A) 인센티브부여나 수탁업무허용 및 여신한도확대와 같은 영업규제 완화 방안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부실이 터지기 전에 진화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인수를 통한 지방은행소유의 길도 열렸다는 전망도 제기한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저축은행발전방안’의 의도한 바는 무엇일까.
금융위는 공식적으로 “자체 정상화가 한계가 있고 자체적인 구조조정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면(裏面)에는 더 큰 그림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금융계는 해석했다.
사실 저축은행업계는 100여개 업체가 난립하는 이상한 업계다. 한국저축은행처럼 자산 3조원짜리가 있는 반면 고작 300억원밖에 안되는 곳이 똑같은 영업틀을 지켜야 한다. 그러다 보니 대형사는 영업규제가 심하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고, 일부 대주주의 문제는 업계 전체의 문제인양 확대된다. 대형사 역시, 리스크관리가 곧 대출심사에 불과할정도로 제대로 된 금융회사라고 하긴 어렵고 대주주 문제 역시 안고 있다.
이번 발전방안은 과감한 영업규제완화에 초점을 뒀다. 비상장주식 투자한도 확대(10%→15%), 거액여신한도 상향(5배→8~10배), 자기자본 기준변경(장부상 자기자본→BIS자기자본) 됐고, 펀드판매업 및 신탁업 겸영업무와 수납지급대행, M&A중개/주선 등 부수업무가 확대됐다. 즉 과거 동일인 여신이 200억원만 가능했다면 앞으로는 400억원까지 할 수 있고 주식투자도 더 큰 규모로 할 수 있다.
업계는 “단위당 투자규모가 더 벌어지면서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본다. 이점은 금융당국도 바라는 바다. 정리할 곳은 빨리 정리해 M&A를 통한 구조조정이 이번 발전방안이 노리는 점이다.
게다가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해 정상화하면 영업구역 이외의 지역에 지점설치를 허용해 준 것도 M&A촉진 요인이다. 지역단위로 영업구역이 제한돼 있는 현실에서, 지점을 타 지역에도 내면 사세확장이 빨라진다. 지금까지 영업구역확대는 해당 지역의 업체를 인수하는 방법밖에 없어 시간과 돈의 부담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영업규제가 완화되고 지역규제까지 완화되는 건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는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차 지방은행을 인수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금융위의 발표대로 규제완화가 이뤄진다면 저축은행은 금융회사의 형태를 제대로 갖출 수 있게 된다.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외환업무가 포함되지 않은 것만 빼면 시중은행수준의 형태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금융위는 “대형 상호저축은행을 지방은행과 같은 비즈니스모델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은행 수준으로 발전"은 과거에도 나온 것이지만 2009년 상반기 중 차별화 감독방안 마련, 2009년 하반기 이후 제도개선을 추진 등 시점을 명확히 한 점은 금융위가 이번엔 확고한 의지가 있음을 방증한다. 결국 저축은행 인수가 곧 지방은행 소유하는 것과 다름없는 ‘길’이 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