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故 정몽헌 회장의 5주기 추모 행사가 열린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현대그룹 선영. 검정색 넥타이와 양복을 차려 입은 현대그룹 계열사 임직원 20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당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공식행사에 참석키로 돼 있었다. 금강산 총격 사건 및 향후 대북사업과 관련한 입장 표명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 회장은 이날 새벽 딸 정지이 현대 유엔아이 전무와 함께 남편의 묘소를 조용히 참배한 후 돌아갔다.
전날 북한이 불필요한 남측 인원 철수와 사소한 적대행위도 강경 대응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담화를 발표한 것이 현 회장의 당초 계획을 변경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북한이 강경한 의지를 보이면서 남북관계가 더욱 꼬이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굳이 회장님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 없어졌기 때문에 (현 회장의) 마음이 바뀌신 것 같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그 동안 "대북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채 말을 아껴 왔다. 그래서 그 동안 실타래 처럼 꼬여만 가는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 전반과 관련 현 회장의 입장 표명에 많은 언론들이 주목해 왔다.
그러나 이날 아침 돌연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현장에 참석한 한 기자는 "여성 CEO 로서 한계를 드러내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입장 표명 여부와 상관 없이 참석키로 약속?한 공식 행사에 굳이 참석하지 않을 것 까지야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현 회장이 기자들을 피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
반면 현 회장에 대한 동정론도 나왔다. 남편을 잃은지 5주년 되는 날인 만큼 외부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급적 자제하고 싶었을 것이란 설명이 그것이다.
더욱이 현재의 대북관광사업 등 남북관계는 정부가 풀어야 할 일이지 현 회장이 나서야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 회장은 지난 3일 밤,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의 제사에 앞서 지난 4월 있었던 정 회장 추모 음악회 행사의 DVD 테잎을 복사해 갔다는 후문이다.
당시 현 회장은 정 회장에 대한 추모곡인 작품 '나래'를 감상하며, "그토록 남북을 자유롭게 날고 싶어 했던 고 정몽헌 회장의 못다 이룬 꿈을 꼭 이뤄드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오는 10월 21일로 취임 5주년을 맞는 현정은 회장. 근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남북을 다시 훨훨 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