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김신정 기자] SK그룹은 불과 10년사이에 양적성장과 함께 질적인 성과를 일궈냈다.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1973년)과 2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1998년)이 모두 폐암으로 돌아가신 뒤 자연스레 최태원 회장이 그룹 전반에 관여한 시점이 1998년부터다. 어쩌면 올해가 최태원 회장 체제를 구축한 지 10년째를 맞은 셈이다.물론 지난 1998년 최종현 회장이 작고한 뒤 2003년까지 손길승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역할을 맡으면서 안정을 다졌다면 이 시기에 최태원 회장은 지속성장을 추구하며 현 SK그룹의 위상을 만든 주역이다. 손길승 회장의 노련한 경영능력과 진취적인 최태원 회장의 경영마인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시기인 것.
특히 2003년 이후 최태원식 '성장 드라이브'가 본격적으로 걸리면서 그룹의 몸집도 가파르게 키워가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이기도 하다.
일례로 현재 SK에너지등 SK그룹의 양축으로 분류되는 SK텔레콤등 통신부문의 성과물은 최태원식 '성장 드라이브'의 결정체로 평가받고 있다. 최종현 회장이 작고한 1998년부터 최태원 회장은 SK텔레콤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통신부문에 직접적인 드라이브를 건다. 이후 2002년 신세계통신 인수로 통신공룡의 기틀을 마련하고 지난해 하나로텔레콤 인수로 통신부문을 그룹 축으로 위상을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종현 회장이 그룹 성장동력으로 통신부문을 낙점한 뒤 성장의 씨앗을 뿌렷다면 최태원 회장은 통신부문을 그룹의 축으로 일으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최태원식 경영의 성공사례를 제시했다.
◆ 검증된 최태원식 드라이브
지난 2005년 3월 11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던 정기 주주총회는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에 있어 그 의미가 남달랐다.
당초 외국인 주주비율이 50%를 넘어 격렬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던 최 회장의 이사 선임안이 참석주주의 과반이 넘는 60.63%의 찬성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선대 회장으로부터 직위의 대물림이 아닌 순수한 경영활동과 그 성과를 통해 시장과 주주들로부터 실질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상당수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대다수 주주들이 보여준 압도적인 지지는 최태원 회장이 보여준 경영성과와 '이사회 중심 경영'이라는 SK의 변화 방향에 대한 신뢰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는 평을 들었다.
이렇게 사상 유례가 없는 경영권 분쟁에서 반대 세력에 대해 주주의 의사를묻는 표 대결을 통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둠으로써 최태원 회장은 확고한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이는 이후 '최태원 式 정공법 개혁'의 강력한 추진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후 SK그룹은 지난해 매출 78조원과 수출 250억달러 돌파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으로 올리는 성과를 낳았다.
과거 내수기업으로만 인식되던 SK에너지는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등 SK에너지 SK케미칼 SKC등 SK그룹 내 제조업체의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모두 50%를 넘어섰다.
지난 2005년 이사 재선임 이후 지금까지 3년 동안 비단 경영실적만 좋았던 것은 아니다.
최태원 회장은 사외이사 비중을 70% 이상으로 높인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을 화두로 던졌으며 지난해에는 이를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통해 한층 더 성숙시켰다.
외부에서 SK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무디스를 비롯한 S&P등 외국계 신용평가기관은 SK의 신용등급을 연속 상향 조정했고 투명경영 요구의 주된 타깃이던 SK는 2005년 9월 감사대상(鑑査大賞) 상장법인 부문 수상자로까지 선정됐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7월 지주회사 출범을 선언하면서 "지주회사 전환으로 선진지배구조로 향한 길에 들어섰지만 말 그대로 시작이지 완성일 수는 없다"며 '최태원 式 변화'가 이제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 최태원식 '드라이브' 성과가 말한다
'최태원식 성장 드라이브'가 본격적으로 걸린 시점은 3~4년전 부터로 보인다. 손길승 회장이 SK그룹에서 물러나면서 공식적인 그룹 회장의 명함을 단지 얼마 뒤 최태원회장은 'SK소보린 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는다.
그렇지만 이러한 과정은 최태원 회장의 위기관리능력을 대외적으로 검증하는 동시에 '최태원식 드라이브'에 가속도를 내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 최태원 회장 단독체제로 돌입한 불과 3~4년 사이 SK그룹은 많은 성과를 냈다.
SK그룹은 지난해 78조원(추정치)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2004년 56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40% 가까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더욱이 수출액의 경우 2004년 131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275억달러까지 증가해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룹의 양축 역할을 담당하는 SK에너지와 SK텔레콤은 물론이고 2003년 분식회계로 그룹 전체를 위기로 내몰았던 SK네트웍스(당시 SK글로벌)의 체질개선은 눈에 띄었다.
일단 최태원 회장은 기존의 SK에너지=정제, SK텔레콤=휴대통화, SK네트웍스=무역 이라는 등식을 과감히 깨면서 수익구조의 세대교체를 빠르게 이끌었다.
SK에너지의 경우 정통적인 석유정제사업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 해외 석유개발사업 등의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으며, SK텔레콤은 20%에 머물렀던 이동전화수익 대비 무선인터넷 매출이 지난해 27.5%까지 확대시켰다.
SK네트웍스 역시 수익구조를 다변화시키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SK네트웍스는 2004년 무역과 에너지 판매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2007년 ▲무역 ▲에너지 판매 ▲네트워크 ▲ 정보통신유통 ▲ 패션 및 수입차판매 사업 등으로 수익구조 상의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것.
이같은 노력의 성과로 지난해 SK네트웍스는 영업이익 3751원의 약 63.5%를 무역과 에너지 판매가 아닌 네트워크와 패션, 수입차 판매 등의 부문에서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졸업하는 것은 물론 3년 사이 무려 1조원이 넘는 자본이 증가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SK그룹은 SK네트웍스의 채권단 공동관리를 조기 종료한데 이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해 한층 투명화된 지배구조를 확립했다.
이와관련, 최태원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은 지배구조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사업회사의 성장을 통해 지주회사도 성장하는 '따로 또 같이'형 지주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