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환은행이 현대건설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매각주간사 선정 등 구체적인 일정까지 잡아놓은 상태지만 갑작스레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입장 충돌을 빚고 있다.
외환은행은 당장 현대건설 매각추진을 강행하겠다며 펄쩍 뛰긴 했지만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추진되면 일정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일부 은행에선 하이닉스라도 먼저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 산은-대우조선 매각에 역량집중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일 산업은행이 예상치않게 대우조선 매각추진을 발표함에 따라 현대건설 매각을 둘러싸고 외환은행과 산업은행간 대립각이 첨예하다.
범 현대가의 옛 사주 문제로 현대건설 매각을 늦춰왔던 산업은행은 여전히 이명박 대통령의 과거 현대건설과의 인연 등 여러 정치적 변수들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결국 이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금융계 안팎에서는 해석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건 매각 일정을 발표하자마자 외환은행도 현대건설 매각 추진을 강행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산업은행이 옛 사주 문제에 대한 아무런 대안제시도 없는 상태서 무책임하게 일정을 미루고 있다"며 현대건설 매각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은 오는 28일 현대건설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매각주간사 선정 안건 등을 부의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산업은행이 "구체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하면서 매각 논의를 4월로 미룬 것이다.
◆ 외환-현대건설 매각부터 서둘러야
그동안 산은을 제외하고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을 비롯해,우리은행 등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소속 은행들은 현대건설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데에 큰 이견이 없었다. 이들 은행의 경우 현대건설 매각이 성사되면 최근 수익성 정체상태에 빠져있는 은행권에 '단비'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도 보고 있었다.
일단 외환은행은 강행할 뜻을 밝혔지만 실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매각이 추진되면 현대건설 매각의 경우 상당기간 연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정대로라면 산은은 대우조선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8월께로 보고 있어, 일러야 8월 이후에나 현대건설 매각작업을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수조원대에 달하는 대형물건이 한꺼번에 쏟아지는데 따른 매각 이익 축소 가능성과 함께, 잠재 매수자로 거론되는 현대중공업이나 두산 등 원매자 중복으로 인한 부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 우리-오히려 하이닉스 더 급해?
산업은행이 지난 24일 현대건설 매각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이후 그동안 다소 유연한 입장이었던 우리은행 측도 입을 꽉 다물고 있다.
오히려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최근 금융위원장과의 상견례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대건설 매각에 대한 의견을 묻자 "사실 하이닉스 매각이 더 급하다"는 말을 남기고 바로 자리를 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측은 "현대건설은 물론이고 하이닉스 등에 대해 언질을 받은 것도 없어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은행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으로 매각이익을 얻으려고 하다 여의치 않자 하이닉스 쪽으로 방향을 돌린게 아닌가 생각된다"고도 귀띔했다.
채권은행들 모두 이들 기업을 매각해야 한다는 대전제는 같지만 매각순서 등에 대해서는 저마다의 입장에 따라 다른 의견들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05년 7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하이닉스의 경우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지는 않지만 최근 반도체시장이 어려운 상태고, 사겠다고 나서는 원매자가 없다는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외환은행이 8.22%, 우리은행 8.03%, 산업은행 6.22%, 신한은행 6.10% 등 9개기관의 하이닉스 지분율은 36.05%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