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설에서처럼 HSBC가 한국시장 본격 공략의 선봉대로 앞세웠던 다이렉트예금 모집과정에서 실명제 위반이라도 적발된다면 외환은행 매각에 그 이상의 치명상은 있을 수 없을 전망이다.
법 위반은 물론 별다른 위규 사항이 없어야 그나마 벌써부터 불어 닥치기 시작한 반외자 정서를 잠재울 수 있는 상황에서 HSBC의 외환은행 인수는 난관에 직면한다.
멀게는 론스타의 주가조작 등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와야 금융감독위원회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인수 승인을 진행할 수 있다지만 당장엔 이번 정기검사 결과가 정도 이상 나쁘기만 해도 좌절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감원은 그 동안 법원판결전에 승인할 수 없다는 견제 속에서도 인수 계약을 강행한 HSBC에 대한 보복차원의 검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5일 금감원 한 고위관계자는 "연초부터 계획했던 정기검사로 은행 전반에 대한 경영실태를 점검하는 것"이라며 최근 외환은행 매각 승인 문제와 결부 짓는 해석과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 검사 결과가 미칠 영향에 대해선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HSBC의 외환은행 인수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만큼은 간접시인했다.
감독당국은 정기적이건 특별히 위규 혐의가 있어 긴급히 검사를 했건 그 과정에서 문제점을 적발하면 최종적으로 영업을 못하게 하거나 심하면 금융회사 문을 닫게 할 수 있는 원초적인 권력을 갖고 있다.
만약 제재가 필요할 때 감독당국은 사안의 경중 여부 반복 또는 누적 여부에 따라 해당 금융회사에 대해 '주의-기관경고(주의적경고, 문책경고)-영업정지-인가취소' 등의 제재조치 할 수 있다.
위규 사항에 대한 임직원 개인에 대한 제재를 별도로 취하기도 한다.
은행법 시행령은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을 위반해 처벌받는 사실이 없어야 대주주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
또 감독당국 한 관계자는 "인가와 관련된 내부 가이드라인엔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는 경우 대주주 자격을 박탈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만약 검사결과 법 위반 사실이 있는 경우 기관경고 등을 받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심사에서 결격사유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HSBC는 지난 2월부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으로 계좌를 트고 거래를 하는 '다이렉트뱅킹'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실명제법에 따라 대면접촉을 통해 실명을 확인하게 된다.
감독당국은 당시 이 프로세스에 대한 미흡한 점을 발견하고 개선을 요구하면서 시행이 미뤄져 오다가 우여곡절 끝에 도입됐다.
금융계는 이런 점들이 이번 정기검사에서도 주의 깊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엔 감독당국의 특별검사에서 대출모집인과 펀드모집인들이 고객돈을 유용 횡령한 사건이 일어나 '시정조치' 제재를 당한 바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검사가 별 탈 없이 무사히 끝나야 금융산업 외자지배 및 국부유출 논란 등의 반외자정서를 일시적으로 잠재우면서 법원판결에 따른 승인 시도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문제점들이 발견되고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면 영업의 부분적인 정지까지는 아니더라도 M&A에 뛰어들어 대주주 자격을 박탈시키는 것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금융계 한 고위관계자는 "국내 법률이 정한 바나 감독당국이 정한 룰(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다면야 목표실현에 크게 다가설 수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애매한 상황의 위반만 드러나더라도 HSBC측은 반외자정서나 감독당국과의 충돌을 마다 하지 않았던 '업보'의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외환은행 인수의 주체인 글로벌 HSBC의 본체가 아닌 만여개의 지점들 가운데 일개 지점에서의 위법사항만을 갖고 외환은행 인수여부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선 논란의 소지도 있다. 그러나 이는 결국 감독당국 판단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