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정책 결정자들은 이번 성명서 핵심문구에서 3월과 똑같이 계속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우려의 중심에 있음을 재확인함으로써 시장 일각이 기대하던 '금리인하 가능성'을 전혀 시사하지 않았다.
성명서는 "일차적인 정책적 우려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기대했던 것만큼 완만해지지 않을 가능성에 있다(Committee's predominant policy concern remains the risk that inflation will fail to moderate as expected)"는 문구를 고수했다.
지난 3월 성명서에서는 'additional firming'이란 문구를 삭제하여 비공식적이기는 하나 명백한 긴축 성향(bias)의 변화를 시사해 시장을 놀라게 하기도 했지만, 연준은 자신들의 긴축 기조가 바뀐 것이 절대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다.
◆ 성명서 기조 고수, 경기·물가 관련 표현 세부수정 '주목'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일 하루 열린 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5.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정책 성명서의 핵심문구가 그대로 유지되는 등 '예상했던 대로' 기본적인 기조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다만 이번 성명서의 최근 경기 변화에 대한 표현은 1/4분가 경기둔화를 직접 인정하는 방식으로 다소 분명한 표현이 사용됐다.
3월까지만 해도 최근까지 거시지표 결과가 혼조양상을 보였다(data mixed)고 표현했던 것이 이번에는 "올해 초반 경기는 둔화됐다(Economic growth slowed in the first part of this year)"고 쓰고 있는 것이다.
연준의 경기 평가는 1월 회의에서만 해도 성장세가 다소 강화되었다고 했다가 혼조양상 그리고 결국 둔화됐다는 식으로 계속 변하고 있어 특징적이다.
그러나 3월에 강조됐던, 경기둔화의 최대 리스크인 주택경기에 대한 표현은 다소 온건한 표현으로 대체됐다. 대규모의 조정이나 급락을 뜻하는 'shakeout'이란 용어를 이번에는 '조정(adjustment)'이란 다소 어감이 완화된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연초 '일부 안정 조짐' 기대에서 벗어나 당장 주택부문의 '급격한 조정'을 우려하던 3월의 시선이 그나마 5월까지는 다소 안정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가 앞으로 수분기 동안 완만한 속도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는 기존 연준의 전망이 그대로 고수됐다.("... the adjustment in the housing sector is ongoing. Nevertheless, the economy seems likely to expand at a moderate pace over coming quarters.")
한편 물가 면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근원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만해졌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라고 봤지만, 연준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고조된 상황(Core inflation remains somewhat elevated)"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3월과 달라진 점은 'have been'이란 완료 및 확정형 묘사가 지속태인 "remain"으로 대체된 것이다. 이제까지 고조되었던 물가압력이 완만해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생각보다 물가압력이 끈질지게 지속되고 있음을 인정한 대목이다.
이 같은 문구의 수정은 연준이 최근 일부 지표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난 수년간 2%를 넘고 있는 근원물가 압력 추세 자체를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는 2.1%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연준의 단기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마지막 문장은 아래처럼 3월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In these circumstances, the Committee's predominant policy concern remains the risk that inflation will fail to moderate as expected. Future policy adjustments will depend on the evolution of the outlook for both inflation and economic growth, as implied by incoming information.")
이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 주요 경제전문가들은 경기둔화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정책적 태도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낮으며, 따라서 이 경우에는 성명서 문구를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시장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주장해왔다.
◆ 시장, 전문가 반응도 제한적
이번 연준의 금리동결과 성명서 기본 기조 고수 결과를 본 시장의 직접적인 반응은 부정적이었으나 곧바로 안정을 되찾았다.
반등하던 주가가 일순간 약세권으로 되돌아가는 듯 했으나 이내 평상심을 되찾은 듯 상승하여 마감했고 채권금리가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금리선물 시장은 여전히 연말까지 연준이 한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를 그대로 고수했다.
시장은 이번 성명서 결과에 대해 연준이 당분간은 금리동결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인 모습이다. 일각에서 형성된 조기 금리인하 시사 같은 것은 없었지만 연준이 일방적인 긴축성향보다는 좀 더 균형감각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찾은 듯 하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연준의 행보를 바라보던 경제전문가들도 각각 스스로 '위안거리'를 찾으면서 기존 시각을 고수했다.
금리인하 쪽을 보고 있는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의 둔화 양상이 좀 더 지속될 경우 연준이 정책변화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긴축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연준이 당분간 성장둔화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면서 이를 따라 물가압력이 완만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