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지표 발표후 미 국채수익률이 하락하고 외국인이 국채선물 순매수를 사흘간 이어갔지만 환율이 급락하고 금감원의 은행에 대한 단기외채 창구지도 후속조치가 나오면서 시장심리가 위축됐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20원 급락한 922.40원으로 마감, 지난해 12월14일 920.50원 이래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하락하면 원래는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수입물가가 떨어져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수출을 많이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내수에 플러스 요인이 되기보다는 수출 채산성에 부정적인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하락에 대해 채권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건 정부당국이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단기외채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4월말 국내은행과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 등 모든 은행에 대해 외화자금조달과 운용상황을 10일단위로 보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외국계은행에 대한 단기외화차입 창구지도 후속조치라는 게 금융감독원의 설명이다.
박창섭 금융감독원 국제업무국장은 "외화대출도 보면 당국이 보고서를 내도록 하는게 상징적 의미가 있지 않았느냐"면서 "외화차입의 경우도 은행으로 하여금 보고서를 내도록 해 차입규모를 줄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창구지도 후속조치는 환율하락을 막는데 별로 기여를 하지 못하면서 금리 보다는 환율을 우선시하는 당국의 의지로 인해 채권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국계은행은 본점에서 싼 리보금리로 외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내채권을 매수해 국내외 금리차를 따먹는 재정거래를 해왔다. 이는 채권금리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정부의 창구지도로 이런 거래를 하지 못하거나 포지션을 줄여야 할 경우 채권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정부가 진짜 원하는 건 이런 재정거래를 막는게 아니라 외국계은행들이 수출기업들의 달러선물 매도물량을 받아주기 위한 외채도입이 것으로 보인다.
수출기업들이 환리스크헤지를 위해 달러선물을 매도할 경우 은행들은 달러선물을 매수하고 달러현물을 매도하는 데 외국계은행들은 이때 필요한 달러를 본점에서 싸게 빌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계은행의 단기외화차입 65조원 중에서 40조원은 환거래와 관련한 차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수출기업에 대해 환리스크헤지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건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외국계은행의 외화차입 줄을 죄어 간접적으로 수출기업들이 선물환매도를 줄이도록 하자는 의도인 것이다.
이는 환율이 불똥이 채권시장으로 튀는 원인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3월 광의유동성(L)은 12.3%로 4년1개월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12월 한은이 지준율을 인상했지만 유동성의 고삐는 죄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금통위가 콜금리를 동결하겠지만 환율하락과 고삐풀린 유동성은 채권시장에 부정적인 코멘트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제 미국 국채수익률은 소폭 내림세를 보였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4.63%로 전일보다 0.01%포인트 내렸다. 예상치를 다소 밑돈 4월고용지표의 영향이 일부 남기는 했지만 제한적이었다.
오늘 채권시장은 3.5조원의 통안증권입찰이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쏠릴 듯하다. 외국계은행의 채권수요가 위축된 것이 입찰을 통해 드러날지, 이럴경우 장기투자기관이 얼마나 소화해줄지 주목된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4.98-5.05%, 국채선물 6월물은 108.00-108.25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