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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 '최장수 총리' 새로 쓴 이낙연, JP·고건·이회창 뛰어넘을까

기사입력 : 2019년10월28일 06:07

최종수정 : 2019년10월28일 09:03

28일로 재임 881일...1987년 개헌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
1963년 최두선 동아일보 사장 이후 50년만의 언론인 총리
1995년 광역단체장 선거 이후 최초의 현직 도지사 출신
기자·의원·도지사...사상 첫 총리 출신 대통령 나올지 주목

[서울=뉴스핌] 이준혁 정치부장 =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최장수 국무총리' 타이틀을 달았다. 2017년 5월 31일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임기를 시작한 이 총리는 이날 '재임 881일(2년 4개월 27일)'을 맞았다.

이는 1987년 10월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국무총리로서는 최장 재임 기간이다. 직전 최장수 총리인 김황식 전 총리(2010년 10월 1일~2013년 2월 26일, 880일)의 기록을 깬 것이다.

이 총리의 최장수 기록은 단명이 유독 많은 대한민국 총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역대 그 많던 총리들은 '관리형 총리', '거수기 총리'라는 평가를 들으며 대통령의 그림자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 최고위급 회담을 갖는 등 총리실의 위상을 크게 올려놨다. 관리형 총리(고건·김황식 전 총리), 정치적 실세 총리(김종필 전 총리)와는 다른 책임 총리로서의 입지를 굳힌 셈이다. 더구나 안정적 국정운영과 신속한 현안 대처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호를 달리고 있다. 현직 총리 가운데 차기 대선주자 1위 자리를 이 정도로 오래 지킨 사례는 전무하다.

하지만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통령에 당선된 총리 출신 인사는 아직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김종필(JP)·고건·이회창·김황식 등 다수의 총리들이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됐지만 아무도 청와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총리가 대권을 꿈꿨던 역대 총리들처럼 대선정국에 발을 담글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정가에선 바람이 소나무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총선(2020년 4월 15일)과 대선(2022년 3월 9일)을 앞둔 여권으로선 이 총리의 대중적 인지도와 경쟁력을 집 밖에 세워두기 어렵다.

실제로 정치권에선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가 다가오면서 서서히 이 총리의 행보를 거론하는 풍문이 늘고 있다. 이 총리가 대선정국에 뛰어들려면 내년 총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집권여당의 승기를 위한 동력원이 돼야 한다는 것. 이 총리가 과연 재임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여태껏 어떤 총리도 가보지 못했던 '대선 가도'를 뚜벅뚜벅 큰 걸음으로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낙연 총리(좌)가 지난 24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1년 만에 회담을 가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역대 첫 번째 사례도 '수두룩'

이 총리는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37대 전남지사를 역임한 호남권의 온건 비문(非文·비문재인) 계열 정치인이다. 전남 영광군 출신이다.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79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뒤 도쿄특파원을 거쳐 논설위원, 국제부장 등을 역임했다. 정치부 기자 시절 옛 민주당을 출입하다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에 들면서 정치권에 입문한 케이스다.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함평군·영광군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다. 당시 이낙연 대변인이 기자회견이나 논평을 할 때면 노 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짚어내고, 가장 노무현다운 화법과 의지를 반영했다는 말이 들렸다.

당시 민주당 출입기자들에 따르면 이낙연 대변인의 화법은 직설적이면서도 유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깐깐했다. 언론계의 한 지인은 "촌철살인의 대가다. 단도로 직입해 들어가는 거침없는 논리적 논평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그래서일까. 이 총리는 평생 다섯 번이나 대변인을 맡았다. 일각에선 헌정사 최고의 명(名) 대변인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한다. 언론계로 보면 1963년 최두선 전 동아일보 사장 이후 50년 만에 탄생한 언론인 출신 총리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8월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대면보고를 마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19.08.22 alwaysame@newspim.com

노무현 탄핵안에 반대표 던진 단 2명의 야당 의원 중 한 명

2004년 3월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다.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제외한 야당 의원 중 탄핵에 반대표를 던진 단 두 명의 의원(이낙연 새천년민주당 의원, 김종호 자민련 의원) 중 한 명이 이 총리였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캠프 대변인과 인수위 대변인을 거쳤던 이 총리로서는 당론을 거스르고 의리를 지킨 힘든 선택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사를 마지막으로 다듬기도 했던 이 총리는 대선 직후 열린우리당이 떨어져나갈 때 민주당에 남았다.

당시 '고립무원'이던 노무현 대통령을 도운 신의 때문이었을까. 친노(親盧·친노무현)도, 친문(親文·친문재인)도 아닌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첫 총리로 전격 발탁됐고, 이제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여권의 한 중진의원은 "(이 총리가) 호남 출신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탕평인사가 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당시 야당 의원으로선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 때의 인연이 이낙연 총리를 문재인 정부로까지 이어지게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 인사도 "문재인 대통령은 이 총리의 탄핵안 반대표를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 이후 2주 만에 이낙연 전남지사를 초대 총리로 임명했다. 이는 1995년 광역단체장 선거가 시작된 이후 현직 단체장이 총리로 직행한 첫 번째 사례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지난 8월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2019.08.27 kilroy023@newspim.com

정치·행정 두루 경험한 순발력과 노련미 강점

이 총리의 최대 장점으로는 풍부한 정치적 경험이 꼽힌다. 4선 의원 경력에 2014년 지방선거에선 전남지사로 당선되는 등 정치·행정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전남지사 시절 '100원 택시' '찾아가는 영화관' 서비스 등 이색적인 공약을 많이 발굴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00원 택시는 전남지역 316곳의 오지에 사는 주민들이 택시를 부르면 그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100원을 내고 택시를 이용한 뒤 차액을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이 총리의 지사 시절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도 포함됐다.

또 도지사 당선 직후 고흥과 장흥에 영화관을 세워 벽지 주민도 문화 혜택을 누리도록 한 것도 흥미롭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공공산후조리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외에 '개천에서 용 나는 사업' '서민 빚 100억 탕감 프로젝트' 등 50개 이상의 서민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했다. 이 같은 성과로 2017년 3월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긍정평가'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주변에선 이 총리가 다소 파격적인 성향이 있다고들 한다. 논리적이고 언변이 좋아 거침없는 수사법(修辭法·어떤 생각을 특별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기술로 표현이나 설득에 필요한 다양한 언어표현기법)이 전매특허이지만, 업무 처리방식도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시절의 한 일화다. 이낙연 의원이 모경제지 기자 출신 보좌관을 뽑고 처음 맡긴 업무가 광화문 지하도로에 자리잡은 노숙인 취재였다. 흥미로운 것은 보좌관으로 하여금 적지 않은 기간 실제 노숙인 체험을 하고 현장보고서를 작성토록 했다는 것이다.

사무실 의자에서 쓰는 분석형 정책보고서가 아닌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담으려는 파격 시도였던 셈이다. 후일담이지만 보고서 발간 이후 언론의 보좌관 인터뷰가 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좌관은 이낙연 의원실을 떠났다. 언론에서 이 의원이 아닌 보좌관을 중점적으로 스포트라이트 삼은 것을 불편해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 총리의 동아일보 기자 시절 후배였던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낙연 총리는 기자 시절 완벽주의자였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이나 국정감사장에서 단연 화려하고 유려(流麗·말이나 글이 거침 없이 매끈하다는 의미)한 언변을 자랑한다. 강성인 야당 의원들의 어떤 공세도 능수능란하게 받아치는 모습에 '사이다 총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만큼 '말빨'이 시원하고 단순명쾌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20년 국회의원 경력 중 무려 다섯 차례나 대변인을 맡으며 '직업이 대변인'이라는 평가가 밑거름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봐온 한 정치인은 "기자 때는 이슈 발굴, 대변인 등 정치인을 하면서는 현안 대응에 최적화된 경험을 쌓았다"고 평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19.09.27 kilroy023@newspim.com

조직·세(勢)·핵심 지지층 없는 한계 극복할까...
    與 내부 "총선서 역할 없다면 대선 구심점 어려워"

'최장 총리' 기록을 세운 이 총리의 향후 과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정치력이다. 국회의원 4번, 도지사, 총리까지. 이제 다음 수순은 당 대표나 대선을 겨냥할 수 밖에 없다. 여론이 이미 이 총리를 대선 후보군에 올려 매달 지지율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분위기는 내년 총선을 기폭제로 삼아 더욱 타오를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대선이라는 빅이벤트를 염두에 두지 않는 정치는 불가능하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이낙연 총리가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는다면 사실상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총선에 나가서 당에 도움이 돼야 이후 정치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 정치를 하려면 내년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 성과에 따라 대선 출마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총리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다. 지금은 정국의 흐름과 하나가 되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마치 물에 배가 흘러가듯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기획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낙연 총리는 적대적 정치에 질려있는 국민들에게 '어필'이 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진단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현재 여권 내에서 보수 성향의 중도층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많지 않은 정치인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총리가 앞으로 대선 등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역시 당 내 지지세력이 빈약하다는 것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민주당의 한 친문계 인사는 "국정감사 대응 등 이 총리의 안정적인 국정운영 능력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친문계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이어 "진보 진영에서 보면 개혁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아직 노무현·문재인 같은 핵심 지지층이 생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지지통신=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지난 22일 도쿄의 JR신오쿠보(新大久保)역에 있는 고(故) 이수현씨의 추모비를 찾아 헌화하는 이낙연 총리. 2019.10.22

옛 고사성어에 '흉유성죽(胸有成竹)'이라는 말이 있다. 대나무를 그리기에 앞서 마음 속에 이미 완성된 대나무가 있다는 뜻이다. 이 총리가 차기 대선을 그리려면 내년 총선을 먼저 완성해야 함은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이 총리의 최장수 총리 재임 기록은 조만간 멈춰설 수도 있다. 공직선거법상 총선에 출마하는 공직자는 선거 90일 전인 내년 1월 16일까지 직을 내려놔야 한다.

중국 시인 자오이는 200년 전 '개관사정(蓋棺事定)'이라고 읊었다. "관 뚜껑을 덮기 전까지는 그 사람의 삶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 총리의 정치적 결단은 아직 유동적이다. 하지만 주변에선 말한다. "1952년 생으로 이제 곧 일흔이 되는 이 총리가 앞으로 배팅을 걸 수 있는 무대는 대선 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 총리를 두고 "묵직한 듯 유연하다.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체축이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융통성이 있다. 마치 물새가 수면을 걷는 것 같다. 가벼운데 흔들림이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진짜로 강한 승부사는 다들 체축이 반듯한 법이다. 무운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승부의 세계에 반드시 필요한 역량인데, 이 총리가 그렇다"고 전했다. 

이 총리에 대한 기자들의 평가도 박하지 않다. "상황에 따라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외부에서 볼 때보다 역동적이다" "깨알 수첩이 화제가 될 만큼 꼼꼼하다". 또 '멀티형 리더'라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한 기자는 "역할이 이낙연을 입는다"는 말로 이를 압축했다. 하지만 행정과 정치는 확실히 다르다.

지난 2006년 높은 대중 지지도를 바탕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고건 전 총리는 2개월 만에 꿈을 접었다. 고 전 총리는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나 부족함을 통감한다"며 정치무대에서 서둘러 내려왔다. 총리 2번, 서울시장 2번, 장관 3번을 거치며 '행정의 달인'으로 불렸던 고 전 총리가 현역에서 완전히 물러난 일화다.

정치를 관둔 고 전 총리는 당시 기자와의 사석에서 "정치는 타이밍"이라고 했다. 고 전 총리의 한 측근은 "깃발을 꽂으면 여당 의원들 중 일부는 결집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저마다 확실한 상응조치를 확답 받기 원했다. 매일 결제일처럼 느껴지는 각종 비용도 큰 부담이었다"고 토로했다.

물론 이 총리는 과거의 전철을 모두 꿰뚫고 있을 것이다. 여권 내 조직이 없는 것도, 문 대통령의 확실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대선에서 깃발을 꽂는 장수가 되려면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전장의 맨 앞에서 거친 바람과 적군을 뚫고 나가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

과연 이 총리가 난전으로 휘몰아칠 내년 4월 총선, 맨 앞에서 자기를 버리고 여권을 크게 안을 수 있을까. 확실히 이 총리의 '최장수 총리' 기록은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이낙연 정치 여정'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jh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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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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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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