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머니매니저들 사이에서는 경제가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침체의 나락으로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덕분에 성장주와 재무증권 그리고 신흥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개선됐다.
러셀 인베스트먼트 그룹(Russell Investment Group)이 최근 실시한 분기 투자매니저 전망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 중 35%는 미국 주가가 저평가되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비중은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편 투자매니저들은 미국경제가 향후 12개월 내에 지난 2/4분기 기록한 2.9%보다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겠지만 경기침체로 빠져들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생명보험사(Northwestern Mutual Life Insurance Co.)의 자회사인 러셀 인베스트먼트그룹은 6월30일 기준으로 총 1,71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또한 러셀지수를 산출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이번 분기 서베이는 8월30일부터 9월7일 사이에 걸쳐 총 93개 업체의 투자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그룹은 밝혔다.
에릭 리스터벤(EriK Ristuben) 러셀 그룹의 고객투자전략 담당이사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한 것이 명백해지고 있고 최근 유가하락세까지 겹치면서 투자매니저들의 인플레 및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서베이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자산종류에서는 미국 대형 성장주에 대한 낙관도가 58%로 가장 높았다.
서베이에 참여한 한 투자매니저는 지난 몇년간 대형성장주가 다른 투자대상에 비해 뒤쳐진 상황이었다며, 전통적으로 시장에 비해 프리미엄이 붙는 이들 종목이 현재는 시장 PER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불확실성이 점차 줄어들면서 매니저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현금투자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는 추세였다. 이번 분기 서베이에서 현금자산을 선호한다는 의견비중은 29%로 지난 분기의 38%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급격한 투자수익을 낸 부동산이나 소형가치주 등보다는 현금투자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치주는 순익이나 자산보다는 주가가 싼 편인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부동산업종에 대한 낙관비중은 5%로 지난 분기 7%보다 줄어들었다.
다수 투자전문가들은 연준의 다음 번 정책행보가 '금리인하'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이것이 채권 등 일부 자산에 대한 투자전망을 밝게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매니저들 중 36%까 미국 재무증권 투자가 유망해 보인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 분기의 24%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금융업종에 대한 낙관비중도 53%로 전분기 대비 10%포인트나 증가했다.
한편 투자전문가들은 선진국 증시에 대해 52%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해 2/4분기 서베이 결과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신흥시장 증시의 상승전망은 37%로 이전의 30%보다 크게 늘어났다.
러셀그룹은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테이블 밖으로 사라지면서 신흥시장의 반등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