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약세로 세계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사상최저치를 기록했고 엔달러 환율은 106엔대로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135원 수준으로 떨어지며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달러약세의 원인은 유가급등에 따른 미국 경제둔화 가능성, 미국 경상수지적자 확대, 미 대선을 앞둔 세계적인 달러약세 용인 분위기, 일본의 디플레종료 선언 예정, 위안화절상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경기 회복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던 미국 경제가 기대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에도 좋지 않은 징후임에는 틀림없다. 이같은 달러약세는 채권시장에 호재와 악재를 모두 가진 두가지 얼굴로 다가온다. 악재는 어제 장마감후 1조원의 10년만기 외환시장안정용 국고채입찰(27일) 발표에서 봤듯이 환시용 국고채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외환시장안정용 국고채는 연말까지 5조8천억원의 한도가 남아있다. 이번 1조원을 제외해도 11, 12월 두달동안 4조8천억원의 한도가 있다. 달러약세는 환시용 국고채발행을 제외하고는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봐야 할 듯하다.우선 수입물가상승압력을 완화시켜 물가안정에 도움을 주고 수출 채산성을 악화시켜 수출증가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 이는 한국은행에 통화정책을 추가로 쓸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 준다. 콜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일각에서는 재경부가 환율하락을 어느정도 용인하면서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인하하는 바터를 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이에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관 대 기관 사이에서 그럴 바터가 쉽게 되겠느냐”면서도 “환율하락은 한은이 신축적으로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가 어제 비록 1조원의 환시채를 입찰을 발표하긴 했지만 이는 환율하락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이지 추세를 바꾸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게 외환당국이나 시장의 지배적인 견해인 것 같다. 채권시장 입장에서 보면 환율이 완만하게 하락하는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환시채발행 압력을 줄이면서 한은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여지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은 완만한 하락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추세가 정해지면 그 추세가 단기든, 장기든 간에 한쪽으로 쏠리려는 것이 시장의 본능일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 스스로 적정선을 찾을 수 있겠지만 이는 변동성확대를 수반하고 환율을 경기부양 수단의 하나로 보고 있는 재경부는 이런 변동성을 참지 못해왔다. 외환시장개입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 공개되면서 재경부가 고단한 처지에 놓여 있는데 과거처럼 추세를 거스르면서 무리하게 환율개입을 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외환당국 안팎의 시각인 것 같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재경부는 환율하락 속도조절을 위해 환시채를 어느정도 발행할 것으로 보이고 환율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물가상승압력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외환시장은 당분간 채권시장에 이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어제 미국 국채수익률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달러약세를 막기 위한 아시아 중앙은행의 외환시장개입과 개입을 통해 받은 달러로 미 국채를 매수한 것으로 우호적이었지만 유가가 하락반전해 주가가 약보합세에 머물면서 미 국채수익률은 강보합선에 머물렀다.오늘 채권시장은 환율과 주가 움직임 등 주변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보합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콜금리와 불과 2bp 차이로 붙어있고 10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의 스프레드 축소작업은 오는 27일 환시채입찰로 인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더 하락하는 것은 콜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레벨에 와 있다. 9월과 10월에 콜금리인하 기대감을 가졌다가 낭패를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전진하지 않으려는 경계감도 크다. 이제부터는 한국은행이 콜금리인하와 관련한 시그널을 보여줄 지가 중요해졌다. 한국은행은금통위 2주일을 앞두고 핵심정책당국자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지기 때문에 시그널을 읽기가 쉽지 않지만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상황이다.오늘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3.50-3.55%, 국채선물 12월물은 112.35-112.55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민병복 기자 bbmin9407@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