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 중간선거 이후 5일 범용 D램 현물가격이 이틀째 하락했다
- 반도체 업계는 현물가 하락이 수요보다 시장 공포를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 2028년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시 메모리 수요와 협상력이 약화될 전망이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업계 "대량 물량은 계약으로…현물 하락은 공포심 반영"
약세 길어지면 계약가로 번질 우려, 데이터센터 증설 몰린 2028년이 변수
[서울=뉴스핌] 이승우 기자 =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범용 D램 현물가격이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어 미국 반도체주가 6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지고 국내 주식시장도 폭락하면서, 가격 상승에 기대 온 메모리 호황이 끝날 것이라는 'AI 고점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현물가격 하락이 실제 수요 변화가 아닌 시장 공포심의 반영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관건은 2028년 이후다. 내년 가동 예정인 미국 주요 데이터센터는 상당수가 이미 착공했지만, 2028년 증설 예정 물량은 아직 착공하지 않은 프로젝트가 많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경우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협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가격으로 쌓은 호황…DDR5 현물가 꺾이자 반도체주 폭락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5일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PC·서버용 범용 D램인 DDR5 16Gb(2Gx8) 4800/5600 제품의 현물 평균가격은 60.667달러로 전일 대비 1.09% 하락했다. 전날 0.27% 내린 데 이어 하락폭이 더 커졌다. DDR4 16Gb 제품(-0.30%), DDR4 8Gb 제품(-0.46%) 등 기타 범용 D램 현물가격도 일제히 하락했다.
DDR5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함께 AI 서버에 많이 쓰이는 서버용 D램이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고 텍사스·조지아 등 주요 데이터센터 예정 지역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하면서 수요가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늦어지고 메모리 수요도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에 먼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현물가격에 민감한 이유는 이번 메모리 호황이 가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69% 늘었지만 출하량 증가율은 4%에 그쳤다. HBM보다 범용 D램 매출이 더 빠르게 늘었는데, DDR5 등의 가격이 꺾이면 메모리사의 영업이익률이 곧바로 흔들릴 수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3분기 매출 147조1000억원,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70%를 넘었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을 올려 영업이익률이 80%에 달했다.
이러한 우려는 같은 날 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 투매로 번졌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전장보다 12.2% 내린 9011.14에 마감해 2020년 3월 이후 6년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은 17.5% 떨어졌다. 국내 증시도 6일 개장과 함께 폭락했다.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9.98%, SK하이닉스는 11.71% 하락했고, 코스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 삼성·SK 실적도 타격? "현물가는 공포심 반영"
반도체 업계에서는 D램 현물가격 하락을 메모리 업체 실적과 바로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범용 D램도 HBM처럼 대부분 고객사와의 장기계약을 통해 가격을 협상하고, 현물시장으로 흘러가는 물량은 극히 일부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물량을 차지하는 대량 물량은 계약을 통해 나가기 때문에 현물 가격과 크게 관계가 없다"며 "계약 가격은 최소한 몇 개월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현물 가격이 떨어지거나 올라간다고 해서 계약 가격이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D램 현물시장은 유통상 간 거래가 중심이어서 가격 변동이 크고, 시장 심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고객사가 쓰고 남은 칩이나 중간 유통상이 보유한 재고가 주로 거래되는데, 시장 분위기에 따라 사고팔기를 반복하는 투기성 수요도 적지 않다. 이 관계자는 "공급 부족 상황에서는 메모리 업체가 현물 채널로 내보내는 물량은 거의 없다"며 "테크 산업에 대한 압박 우려로 생긴 충격이지 실제 반도체 수요에 변동이 생긴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선거 결과가 AI 투자 흐름 자체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는 미국이 주도하는 시장"이라며 "초당적으로 지원책 등 전반적인 방향성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보다 크게 높다는 점에서 거품이 빠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DR4 16Gb 제품의 5일 현물가격(81.68달러)은 9월 하반기 고정거래가격(52달러)보다 약 57% 높다. 메모리 업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정거래가격은 4분기 들어 상승 속도는 둔화됐지만 11월에도 소폭 인상 수준에서 계약이 타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 약세 길어지면 계약가로 번진다…2028년 협상력 시험대
업계에서는 내년까지는 물량과 가격 변동 폭이 대부분 계약으로 정해져 있어 실적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현물가격 약세가 길어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현물가격은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로 꼽히고, 과거 메모리 하락기에도 현물가격이 먼저 꺾이고 몇 달 뒤 고정거래가격이 따라 내려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D램 현물가격이 계속 내려가 고정거래가격과 격차가 좁아지면, 고객사가 가격 인하를 요구하거나 구매를 미룰 여지가 커진다. 메모리 업계 관계자도 지금은 단기 변동이라 판단이 이르지만, 하락이 장기 추세로 이어지면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데는 동의했다.
관건은 2028년 이후다.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2027년 가동 예정인 데이터센터는 약 75%가 이미 착공했지만, 2028년 순증설 예정분 62.2기가와트(GW)는 상당 부분이 아직 착공 전이고 이 중 약 30%가 텍사스에 몰려 있다. 인허가 규제가 길어지면 AI 메모리 발주가 밀리고, 아직 계약으로 묶이지 않은 물량을 두고 벌일 공급 협상에서 메모리 업체의 협상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