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노사가 추석 전 임단협 타결에 실패했다.
- 조선노연은 추석 이후 공동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 수주잔고 224조원 속 생산 차질과 납기 관리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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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노조, 첫 임금 제시안 거부…조선노연 공동행동 변수
조선사 수주잔고 224조원…'생산·납기' 새 과제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포스코 노조의 120시간 부분파업이 21일 종료된 가운데, 조선업계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갈등이 추석 연휴 이후 생산 현장의 변수로 남게 됐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한 데 이어, 한화오션 노조는 거제사업장 골리앗 크레인 4대의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사측의 첫 임금 제시안을 거부하면서, 조선 빅3 모두 추석 전 임단협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22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추석 이후 공동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조선노연은 HD현대중공업 등 7개 사업장, 8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개 사업장에서 조정신청과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 쟁의 절차가 진행됐다.
다만, 조선 빅3가 같은 시점에 동일한 방식으로 파업에 돌입한다는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각사 교섭의 진전 여부와 추석 직후 노조의 투쟁 방침이 공동행동의 수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조선업계가 대규모 수주잔고를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노사 갈등은 임금협상을 넘어, 생산성과 납기 관리의 문제로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록 제작부터 탑재, 도크 작업, 진수, 시운전까지 공정이 연결된 조선업 특성상 특정 설비의 가동 중단이 반복되면 후속 공정의 만회 부담이 커질 수 있다.

◆ HD현대중 교섭 결렬…한화오션은 골리앗 4대 멈춰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8일 올해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지난 11일부터 부분파업을 이어왔으며 18일에는 파업 시간을 7시간으로 확대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교섭과 파업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회사는 3차 제시안에서 호봉승급분 4만7000원을 포함한 기본급 11만원 정액 인상과 격려금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의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와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교섭에 더욱 성실히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에서는 갈등이 핵심 생산설비로 옮겨갔다. 노조는 지난 18일 거제사업장 골리앗 크레인 4대의 가동을 중단했다. 앞서 1·2도크를 중심으로 진행된 투쟁은 해양플랜트 건조장인 헤비존 3·4도크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 5개 도크 가운데 4개 도크가 파업 영향권에 들어갔다.
골리앗 크레인은 선체 블록을 이동·탑재하는 핵심 설비인 만큼, 가동 중단이 반복되면 일부 공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단기적인 부분파업이 곧바로 선박 인도 지연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화오션 노사는 이날 24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도 성과급 협상의 변수다. 고용부는 기업이익과 일정 비율로 연동되는 경영성과급은 노동조합법상 의무적 교섭 대상 및 조정·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반면, 정액이나 기본급·연봉의 일정 비율 등 근로조건으로 정해진 성과급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화오션 노조의 요구안이 기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어떤 방식으로 규정돼 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수주부터 건조·인도까지 장기간이 걸리고 선가와 원자재 가격, 환율, 생산성 등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진다"며 "핵심 설비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블록 탑재와 도크 운영 등 후속 공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교섭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삼성중공업도 첫 제시안 거부…'공동 대응' 변수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교섭을 매듭짓지 못했다. 노협은 지난 7월 30일 쟁의행위 찬반 절차를 거쳐 쟁의 절차를 진행했으며 아직 구체적인 파업 일정은 공식화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기본급 4.0%와 정기승급 0.7%를 합친 총 4.7%, 금액으로 11만9137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임금 타결·노사화합·미래경쟁력 강화 격려금 등 총 650만원도 제시했다.
노협은 기본급 9.3%, 23만5273원 인상과 임금피크제 폐지, 조건 없는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급 인상안만 놓고 보면 노사 간 격차는 4.6%포인트다.
삼성중공업이 아직 파업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만큼 '조선 빅3 공동파업'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투쟁이 이어지고 삼성중공업까지 교섭 교착이 깊어질 경우 조선노연 차원의 공동행동은 추석 이후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수주잔고 224조원…'수주'보다 '생산·납기' 새 과제
노사 갈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배경에는 조선업계의 견조한 수주 흐름이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의 조선·해양 수주잔고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약 22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에서 생산 차질과 납기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4일 오세아니아 선사와 5154억원 규모의 LPG운반선 4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선박은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해 2030년 상반기까지 순차 인도한다. 이번 계약을 포함한 올해 수주 실적은 162척, 180억8000만달러로 연간 목표의 77.6%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이달 3일 대만 양밍해운으로부터 1만3650TEU급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1조5527억원에 수주했다. 이 선박들은 거제사업장에서 건조돼 2029년 하반기까지 순차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4일 오세아니아 선주로부터 20만㎥급 LNG운반선 4척과 원유운반선 2척을 총 1조6476억원에 수주했다. 이번 계약으로 올해 상선 부문 수주액은 73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 71억달러를 넘어섰다.
조선업은 계약 체결과 실제 매출·이익 인식 사이에 긴 시간차가 있다. 블록 제작과 탑재, 도크 운영, 진수, 시운전, 인도까지 연결된 공정이 계획대로 진행돼야 수주가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 부분파업이 곧바로 인도 지연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골리앗 크레인처럼 대체가 쉽지 않은 핵심 설비의 가동 중단이 반복되면 공정 회복과 납기 관리 부담은 커지게 된다.
추석 이후 조선업계의 시선은 공동파업 선언 자체보다 생산 현장의 안정 회복과 교섭 재개 여부에 쏠릴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의 교섭 재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핵심 설비 정상 가동, 삼성중공업의 추가 제시안이 수주 호황을 실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생산 차질을 넘어 최근 확대되고 있는 한미 조선협력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조선소의 생산 안정성과 납기 준수 능력이 중요한 만큼 파업 장기화가 이어질 경우 관련 사업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