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 정부가 IAEA와 핵잠 도입 협의를 시작했다
- 정부가 핵연료 공급안과 비확산 절차를 조속히 문서화해야 한다
- 2030년대 중반 진수 위해 범정부 관리와 대외협상이 시급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IAEA에 통보, 출발이지 성과 완성 아니며
지금 속도론 2030년대 중반 진수 어려워
올해 핵연료 공급·기본 틀 문서화 못하면
정부는 일정 지연 가능성 국민에 밝혀야
국민 신뢰가 사업 지속 '가장 강력한 기반'
한국 정부가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공식 협의에 나섰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한국이 포괄적 안전조치협정(CSA) 14조에 따른 별도 약정에 관해 협의를 시작할 의향을 사무국에 공식 통보했으며 관련 신고 자료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획득하지 않고, 포괄적 안전조치협정과 추가의정서에 따라 핵물질의 보유·이동·사용 내역을 성실히 신고하며 핵연료가 핵무기 목적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IAEA와 필요한 검증·관리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핵추진잠수함은 핵무기가 아니라 원자력을 추진 동력으로 사용하는 재래식 무기체계다. 따라서 한국은 군사기밀을 보호하면서도 핵연료가 오직 잠수함 추진이라는 비폭발적 군사목적에만 사용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입증해야 한다.

◆2030년대 중반 핵잠 1번함 진수…2030년대 후반 전력화
이번 공식 통보는 이러한 원칙을 구체적인 국제 절차로 옮기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를 대단한 진전이나 가시적 성과로만 평가하기에는 마음이 무겁다. 2025년 10월 29일 한미 정상 간 핵추진잠수함 건조 협력 합의가 발표된 이후 약 10개월이 지나서야 14조 별도 약정을 위한 공식 절차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정부와 IAEA 사이에 아무런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4월 방한 당시 한국 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6월 IAEA 이사회에서도 한국이 핵추진잠수함과 관련한 안전·보안·안전조치 문제를 IAEA와 협의하려는 의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이번 통보를 IAEA와의 첫 접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동안 이어져 온 사전 협의를 공식화하고 14조에 따른 별도 약정 체결 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해 이번 통보는 필요한 출발이지만 핵심 쟁점을 해결한 최종 성과는 아니다.
그렇더라도 사업의 시급성에 비하면 정부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여유로워 보인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정부는 2030년대 중반까지 핵잠 1번함을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에는 전력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7년부터 잠수함과 원자로 상세설계, 관련 시설 확보와 건조 준비를 본격화해야 한다. 하지만 사업의 핵심 전제인 핵연료의 안정적인 수급 방안은 아직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되지 않았다.
핵잠은 선체와 원자로를 각각 개발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단순히 결합할 수 있는 무기체계가 아니다. 원자로 출력과 크기, 핵연료 농축도와 수명, 냉각 방식이 결정돼야 기관 구획 크기와 배치, 선체 중량과 무게 중심, 추진 축계, 전력 계통, 방사선 차폐, 안전 설비를 확정할 수 있다.
핵연료의 규격과 공급 조건이 흔들리면 원자로 설계가 흔들리고, 원자로 설계가 확정되지 않으면 잠수함 선체의 상세설계 역시 마무리하기 어렵다.
현재 선체 설계와 원자로 개발이 충분히 연계되지 않은 채 투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이는 신속한 병행개발이 아니라 사업 위험을 뒤로 미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핵연료 조건이나 원자로 제원이 뒤늦게 변경되면 이미 진행한 설계를 수정해야 하고, 이는 건조 지연과 사업비 증가로 직결된다.
핵연료 문제는 외교 분야의 부수적인 과제가 아니라 잠수함 전체의 설계와 건조 일정을 좌우하는 핵심 선행 조건이다.
IAEA와의 협의도 단순한 신고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CSA 14조는 핵무기 비보유국이 해군 핵추진과 같은 '금지되지 않은 군사활동'에 핵물질을 사용하는 경우에 일정 기간 통상적인 안전조치의 적용을 제외하기 위한 별도 약정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핵무기 개발을 허용하는 조항이 아니다. 핵물질이 핵무기나 핵폭발 장치에 전용되지 않도록 하면서 군사기밀 보호와 비확산 의무를 함께 충족하기 위한 특별 절차다.
한국과 IAEA는 앞으로 핵물질의 수량과 이동 기록, 잠수함 탑재 전후의 관리, 검증과 정보 보호의 범위, 핵연료 사용 종료 후 안전 조치의 재적용, 사용후 핵연료의 저장·회수·처리 방안을 협의해야 한다.
해군 핵추진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호주와 브라질도 IAEA와 복잡한 기술적·법률적 협의를 진행해 왔다. 한국만 몇 차례의 회의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IAEA 협의가 마무리된다고 해서 핵연료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IAEA와 14조 협의는 국제 비확산 체제 안에서 핵물질을 해군 핵추진에 사용하는 절차를 정하는 것이다.
실제 핵연료를 어느 나라에서 어떤 형태로 공급받을 것인지는 공급국과의 별도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올해 핵연료 조달 문서화 못하면 2030년대 진수 어려워
미국산 핵물질이나 미국의 동의권이 붙은 핵물질·기술을 사용하려면 기존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의 적용 범위와 미국 국내법, 공급국 동의권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해군 핵추진 협력을 위한 별도 협정을 체결하거나 기존 협정을 보완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미국이 직접 핵연료를 공급하지 않는 경우에도 제3국을 통한 공급이 가능한지, 이 과정에서 미국이나 원공급국의 사전동의가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제3국 공급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허용' 한다고 곧바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공급국의 정책과 국내법, 국제적 의무까지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IAEA 협의와 한미 협상은 선후 관계만 따지며 순차적으로 진행할 일이 아니다. IAEA 협의를 신속하게 추진하는 동시에 미국과도 핵연료 공급과 비폭발적 군사 사용을 가능하게 할 법적·정치적 틀을 병행해 논의해야 한다.
IAEA와 협의할 안전조치의 기본 방향을 미국 측에 제시한다면 핵확산 우려를 줄이고 미국 내 행정·입법 절차를 추진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요하다면 호주와 브라질과의 협력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3개 나라는 모두 핵무기 비보유국이면서 핵잠 확보를 추진하거나 개발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핵연료 공급 방식과 원자로 기술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IAEA 협의 경험과 비확산 원칙, 핵물질 관리, 군사기밀 보호와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에서는 서로 공유할 부분이 적지 않다.
한국은 이들과의 정책·기술 대화를 통해 협상 경험을 축적하고 핵무기 비보유국의 해군 핵추진에 적용할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국제규범을 만드는 데도 참여해야 한다.
◆10개월 가시적 성과는 '핵잠 관련 특별법' 입법예고
시간표는 냉정하다. 2030년대 중반 진수를 목표로 한다면 늦어도 2026년 말까지 핵연료 공급의 기본 원칙과 비폭발적 군사 사용을 뒷받침할 한미 간 정치적·법적 합의의 윤곽이 문서로 남아야 한다.
모든 세부 협정과 계약을 올해 안에 완료하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핵연료 공급 가능 국가와 연료 형태, 농축도 범위, 공급 시기, 소유·통제 방식, 운송과 저장, 회수와 사용후 핵연료 처리에 관한 기본 방향만큼은 확정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 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2027년 상세설계 착수는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어렵다. 핵연료와 원자로의 조건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체 상세 설계와 건조를 밀어붙이면 나중에 더 큰 설계 변경과 일정 지연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올해 말까지 핵연료의 안정적인 조달 방안을 문서화하지 못할 경우는 2030년대 중반 진수 목표는 사실상 달성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이제 핵잠은 특정 군이나 부처만의 무기획득사업이 아니다. 국가 안보와 원자력 정책, 외교·비확산, 산업 기반, 막대한 재정이 결합된 국가전략사업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국방부와 외교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중요한 진행 상황을 국민에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
물론 잠수함의 작전 성능과 원자로의 구체적인 설계, 군사기술, 협상 상대국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 내용까지 밝히라는 뜻은 아니다.
군사 기밀과 외교 협상의 비공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사업의 주요 단계와 일정, 부처별 책임, 예산 집행의 큰 방향, 국제협의 진행 상황, 기술적 위험과 지연 가능성까지 모두 비밀의 장막 뒤에 둘 이유는 없다.
지난 10개월간 국민이 확인할 수 있었던 가시적 성과는 IAEA를 비롯한 관련국과 외교적 협의를 시작했다는 것과 핵잠 관련 특별법을 입법예고 했다는 정도다.
반면 선체·원자로 통합설계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핵연료 조달 협상이 어디까지 진전됐는지, 육상시험시설과 조선소 내 핵물질 취급시설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없다.
사업이 지나치게 비밀스럽게 추진되면서 "기술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침묵은 보안을 강화하기보다 오히려 불신과 추측을 키울 수 있다.

◆정부, 당장 4가지 실행 과제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첫째, 청와대를 중심으로 외교부·국방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 부처·원자력안전위원회·방위사업청·해군·원자로 개발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추진체계를 상설화하고 사업의 최종 결과를 책임질 총괄 책임자를 지정해야 한다. 부처별 태스크포스(TF)만 난립하는 'TF 공화국'으로는 국가적 대형 사업을 성공시키기 어렵다.
둘째, 범정부 정기회의를 제도화해야 한다. 실무협의는 수시로 열되 주요 부처의 책임자가 참여하는 점검회의를 정례적으로 열어 선체·원자로·핵연료·시설·예산·인력·국제협상 진도를 하나의 시간표 위에서 관리해야 한다. 회의에서 발견된 쟁점을 다른 부처로 넘기는 데 그치지 말고 해결 책임자와 시한을 명확히 지정해야 한다.
셋째, 추진 상황을 월간 단위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최소한 분기별로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대통령에게는 주요 의사결정 사항과 일정·예산의 위험 요인을 보고하고 국회에는 군사기밀을 보호하는 범위에서 사업 진척과 재정 집행, 국제 협상과 법·제도 정비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
국민에게도 정례 브리핑이나 백서를 통해 공개 할 수 있는 범위의 일정과 성과, 향후 과제를 알려야 한다. 국민적 신뢰는 사업 추진을 방해하는 부담이 아니라 정권이 바뀌어도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다.
넷째, IAEA와 실무급·고위급 협의를 동시에 가속해 14조 별도 약정의 핵심 원칙과 쟁점을 조속히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미국과 잠재적 핵연료 공급국과의 협상을 구체화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호주·브라질과 정책협의체를 꾸려 비확산과 군사기밀 보호를 조화시키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한국 핵잠, 국제사회에 새로운 비확산 모델 제시
한국의 핵잠은 국제사회에 새로운 비확산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한국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으면서 핵물질을 오직 잠수함 추진이라는 비폭발적 군사목적에만 사용하고 모든 과정을 IAEA와 공급국과 합의한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핵물질의 수량·이동·사용·회수 기록을 철저히 유지하고 사용이 끝난 핵물질에는 안전조치를 재적용하며 사용후핵연료도 국제적 기준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이행한다면 한국은 비확산체제를 약화시키는 국가가 아니라 오히려 강화하는 모범국가가 될 수 있다.
"핵잠 보유가 곧 핵무장으로 이어진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핵무기 비보유국도 엄격한 검증과 투명성 아래 해군 핵추진 프로그램을 책임 있게 운용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한국 핵잠 사업의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핵심 전략이다.
2030년대 중반 진수는 정치적 구호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핵잠은 선언으로 건조되는 것이 아니라 확정된 요구 조건과 설계, 핵연료, 예산, 인력, 시설, 시험 평가와 국제적 합의를 바탕으로 건조된다.
◆핵연료 공급안 미확정은 '엔진 없는 항공기 취항'
특히 핵연료 공급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핵추진잠수함 계획은 엔진이 결정되지 않은 항공기의 취항 날짜부터 발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IAEA에 협의 의향을 공식 통보한 것은 출발이지 성과의 완성이 아니다. 정부가 지금과 같은 속도를 유지한다면 2030년대 중반 진수 목표를 지키기 어렵다.
올해 말까지 핵연료 공급과 비폭발적 군사 사용의 기본 틀을 문서화하지 못한다면 정부는 일정 지연 가능성을 국민에게 솔직히 밝혀야 한다.
이제 사업 담당자들은 국내에서 회의만 거듭할 때가 아니다. IAEA와 관련국을 직접 오가며 사업과 외교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청와대는 월간 단위로 진도를 점검하고 국회는 예산과 일정, 위험 요인을 감시하며 정부는 공개할 수 있는 성과와 문제점을 국민에게 정기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나 성과를 부풀리는 홍보가 아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사업을 책임 있게 추진하면서 국제사회의 신뢰까지 얻어내는 국가의 실행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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