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9월 10일 베이징 CIFTIS서 AI·로봇 전시가 열렸다
- 메이퇀·알리바바가 배송·건강관리 기술을 선보였다
- 서우강위안은 철강기지서 서비스산업 전시장으로 바뀌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베이징 동북쪽 차오양구 왕징의 전철 14호선 푸퉁역에서 지하철에 오른 지 한 차례 환승을 포함해 두 시간이 조금 넘게 지나자 베이징의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시내에서 꽤나 멀리 떨어진 지하철 6호선 종착역인 스징산구 진안차오(金安桥)역에 내리자 베이징에서 좀체 보기 힘든 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하철 역사에서 나와 바라본 파란 가을 하늘은 유난히 높아 보였고 바람도 한결 선선하게 느껴졌다.
9월 10일 중국 국제 서비스무역박람회(CIFTIS)가 열리는 서우강위안(首钢园)을 찾는 길이었다. 지하철 K출구로 나오자 녹슨 공장 구조물 같은 게 눈에 띄고 거리 곳곳에 임시 CIFTIS 안내 부스와 함께 대회장을 알리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하늘을 찌를 듯 높게 치솟은 거대한 고로에는 '베이징 미래 디지털 공간 혁신시험구'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쇳물을 녹이며 검은 연기를 내뿜던 철강 공장이 AI·로봇 첨단 서비스산업을 보여주는 박람회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9~13일 베이징서 열리는 올해 CIFTIS는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 첫해에 개최되는 국가급 종합 서비스무역 박람회다. 90여 개 국가와 지역, 국제기구가 참가했고 1800여 개 기업이 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200여 개 신제품과 혁신 성과가 공개됐으며 이 가운데 100여 개는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고 한다.
올해 박람회의 주제는 '글로벌 서비스, 공동의 이익'이다. 정보통신, 핀테크,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교육, 에너지 절약·환경보호 등 서비스산업 전반의 신기술과 솔루션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중국은 특히 서비스 해외 진출을 의미하는 '출해(出海)'를 강조했다. 주요 테마 전시장에 처음으로 '서비스 글로벌 진출' 구역과 관련 로드쇼 공간을 마련했다. 중국 기업이 내수시장에서 축적한 기술과 서비스를 해외로 확장하는 전진기지로 CIFTIS를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6호선 종점 진안차오 지하철역에서 15분가량 걸었을까. 박람회장 출입구가 눈에 들어온다. 위챗을 열어 일주일 전 예약해 둔 QR코드를 꺼내 스캔하자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처음 들어선 곳은 제3 전시관인 '통신·컴퓨터 및 정보서비스' 전시구역. 이 전시관에는 알리바바와 메이퇀을 비롯한 중국 빅테크 첨단 플랫폼 기업들의 부스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눈길을 끈 것은 전시장 부스 곳곳에서 움직이는 로봇이었다. 로봇은 더 이상 유리관 안에 세워 놓은 전시품이 아니었다. 가정과 공장, 사무실,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이미 깊숙이 진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중국 최대 배달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메이퇀은 음식과 생활용품 배송에 활용되는 '작은 노란 꿀벌' 지능형 배송로봇을 선보였다. 이미 중국 7개 도시에서 약 200대가 시험 운영되고 있다는 게 전시 부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시장 안에서도 로봇은 사람 사이를 날렵하게 오가며 실제 배송 상황을 재현했다.
메이퇀 부스의 AI 전시구역은 특히 관람객들로 붐볐다. 메이퇀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모델과 다양한 서비스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지능형 에이전트를 소개했다.
메이퇀 연구소 리즈웨이 상임원장은 CIFTIS가 서비스무역의 혁신 발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창구이자 기업 간 성과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옆에는 알리바바 계열 마이그룹의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커푸'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리면 열량과 영양성분을 분석하고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최적의 식단을 제시한다. 단순한 다이어트 앱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 건강관리와 의료 서비스를 연결하는 AI 비서라는 설명이다.

현장 안내원에 따르면 가입자는 이미 1억5000만 명에 달하고 매일 약 2000만 명이 이용한다. AI 상담과 진료 예약, 온라인 진찰, 처방약 관련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모두를 위한 가정의'가 콘셉트다.
로봇은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상황까지 진화했다. 인근 부스에서는 요리 로봇이 10여 분 만에 세 가지 반찬을 포함한 한 끼 식사를 만들어 약 3000원의 가격에 직접 판매까지 하고 있었다. 간단한 중국 요리 전병은 이 요리 로봇에겐 일도 아니었다.
한 관람객은 로봇 커피머신을 가리키며 "커피 로봇은 이제 고전이 됐다"고 말했다. 로봇들의 현란한 손놀림을 지켜보던 또 다른 관람객은 "눈이 휘둥그레지는 대도약"이라며 "로봇의 진화를 지켜보면 석기시대에서 마치 하루아침에 청동기시대로 접어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CIFTIS가 보여주는 중국 서비스산업의 변화는 'AI와 로봇'의 단순한 기능 시연에 그치지 않았다. AI·로봇의 기술과 서비스를 실제 생활에 적용하고, 이를 서비스 상품으로 만들어 대규모 이용자에게 공급한 뒤 해외시장까지 확대하는 게 산업의 큰 트렌드가 되고 있다.
서비스무역 박람회가 열리는 베이징 서우강위안(首钢园, 수도강철공원)의 풍경은 이런 변화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다.

이곳은 원래 베이징의 대표적인 철강 생산기지였다. 지금은 폐쇄된 철강공장의 고로와 거대한 파이프를 그대로 보존한 채 컨벤션센터와 전시장, 스포츠시설, 시민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에는 스키점프 등 일부 경기가 이곳에서 열렸다.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땅을 일률적으로 밀어버리는 대신 산업유산을 남겨 도시재생의 자산으로 활용한 것이다. 낡은 고로 옆에서 펼쳐지는 AI와 로봇의 전시는 중국이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디지털 경제로 넘어가는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CIFTIS에서 중국이 보여준 것은 '기술의 미래'만이 아니었다.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검증된 서비스와 기술을 세계시장으로 내보내겠다는 야심도 함께 드러냈다.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의 또 다른 표현인 '출해(出海)'라는 말이 매체 등 중국 각 분야에서 많이 등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쇳물을 녹이던 거대한 고로 옆에서 AI가 식단을 짜고, 로봇이 음식을 만들고,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하는 모습. 2026년 베이징 도심의 서쪽 멀리 스징산구 테마파크, 서우강위안에서 만난 CIFTIS는 중국 서비스·기술 산업의 미래가 더 이상 전시장 안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