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엔화가 4일 155엔대로 급등하며 초엔저 전환 관측이 나왔다.
- 미·일 당국 개입 기대와 BOJ 인상 전망이 엔화 강세를 이끌었다.
- CPI와 FOMC 결과 따라 155엔·150엔선 시험 가능성이 커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초엔저' 국면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일 당국이 엔저 시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과 헤지펀드의 엔화 매도 포지션 청산이 맞물리면서 엔화 강세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엔화 가치는 2일 달러당 160엔대 초반에서 움직였지만 4일 오전에는 155엔대 초반까지 상승했다. 불과 사흘 만에 엔화 가치가 달러당 5엔가량 오른 것이다.
올해 7월만 해도 엔화는 달러당 164엔에 육박하며 약 4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가계의 해외투자 확대와 무역수지 적자 경향 등 구조적인 엔화 매도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일본 정부와 당국의 거듭된 엔화 매수 개입도 추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9월 들어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이 엔화 강세 전환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단순한 단기 반등을 넘어 장기간 이어진 엔화 약세의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배경에는 미·일 양국이 엔저 시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잇단 발언이 시장의 경계심을 높였다. 베선트 장관은 8월 하순 이후 일본을 향해 엔화의 저평가를 시정하기 위한 일본의 단호한 시장·통화정책 조치를 강하게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BOJ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커졌다. BOJ의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반면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미·일 금리 차가 축소되면서 그동안 엔화 약세를 초래했던 달러 매수·엔화 매도 거래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달러 자산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수익성도 약해지고 있다. 아오조라은행의 모가 아키라 수석 마켓 스트래티지스트는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일 금리 차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들 경우 엔화 매도 포지션을 유지할 유인이 그만큼 약해진다는 의미다.
엔화 매도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여 있다는 점도 엔화 강세를 가속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엔화 급등 직전인 1일 기준 헤지펀드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10만2188계약으로, 약 1조2000억엔 규모에 달했다. 일주일 전보다 33% 늘어난 수준이다.
엔화 매도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될 경우 엔화 매수와 달러 매도가 연쇄적으로 나타나면서 엔화 강세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 쌓여 있던 투기적 엔화 매도 포지션이 오히려 엔화 상승의 연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기금의 자금 흐름도 엔화 매수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3일 일부 보도를 계기로 일본의 연금자산 운용기관인 GPIF가 국내 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시장에 퍼졌다. 해외자산 투자 확대에 따른 엔화 매도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한데도 엔화 약세가 제한된 점 역시 시장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4일 발표된 미국 고용통계에서는 신규 고용 증가 폭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감소했던 7월 고용도 증가로 수정됐다. 통상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 강세·엔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는 결과였다.
그러나 엔화는 달러당 약 1엔 하락하는 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스즈키 히로시 수석 외환 전략가는 "미국 고용통계가 견조하더라도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엔화를 사려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엔화가 장기적인 상승 추세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11일 발표되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그 가능성을 가늠할 주요 지표다.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경우 엔화 강세가 한층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오조라은행의 모가 전략가는 이 경우 엔화가 달러당 152엔 정도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CPI가 강하게 나오더라도 엔화 약세가 제한된다면 시장의 투자 전략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엔화 약세에 베팅해온 투자자들이 엔화 매도 전략의 수익성을 재검토하면서 추가적인 엔화 매수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특히 달러당 155엔 선을 주목하고 있다. 155엔은 엔화 강세의 중요한 심리적·기술적 저항선으로 평가된다. 4~5월 엔화 매수 개입과 7월 미·일 공동 개입 이후에도 엔화는 이 수준을 뚫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의 엔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155엔 선 돌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리소나홀딩스의 이구치 게이이치 수석 전략가는 "155엔 선을 돌파할 시점이 머지않아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물가가 둔화하고 미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는 동시에 일본 정부가 BOJ의 금리 인상 노선에 힘을 실어준다면 엔화 강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아오조라은행의 모가 전략가는 이런 조건이 충족될 경우 "150엔도 시야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