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기획처와 교육부가 18일 교부금 개편안을 놓고 막판 협상했다.
- 내국세 20.79% 연동 폐지 뒤 재원 보장 방식이 쟁점이다.
- 약 20조원 차이와 미래대응기금 사용처가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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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기존 수준 재원 보장" vs 기획처 "개편 취지 퇴색"
새 산식 적용시 내년 80조 안팎…현행 방식과 약 20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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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반세기 가까이 이어져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20.79% 연동 공식'을 손보는 문제를 놓고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세수가 늘어나는 만큼 교부금도 자동으로 증가하는 현행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지만, 정작 연동제를 폐지한 뒤 교육재정을 어떻게 보장할지를 놓고는 입장이 갈린다.
교육부는 내국세 연동제를 없애더라도 기존 연동률에 버금가는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정된 국가 재원을 교육 이외의 미래 수요에도 배분해야 하는 기획처로서는 교부금 산식을 바꾼 뒤 사실상 기존 수준의 재원을 다시 보장한다면 개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기에 새로 만드는 '미래대응기금'의 교육 관련 재원을 초·중등 교육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할지를 놓고도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새 산식을 적용할 경우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을 유지할 때와 비교해 내년도 교부금 규모가 약 20조원 차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동안 자동으로 돌아가던 재원을 앞으로 어디까지 교육 몫으로 인정하고 어디까지 다른 미래 수요로 돌릴지가 이번 갈등의 핵심으로 꼽힌다.

◆ 50년 묵은 '내국세 연동'…학령인구 줄어도 교부금은 증가
18일 재정당국 등에 따르면, 교부금은 중앙정부가 지방의 초·중등 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시도교육청에 이전하는 제도다. 현행 제도의 핵심은 내국세 수입의 20.79%를 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것이다. 당초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지만,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재정당국은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학령인구는 175만명 감소한 반면, 교육교부금은 약 40조원(78%) 증가했다. 학생 수와 무관하게 경제 성장으로 세수가 증가하면 교육교부금 역시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히는 해에는 문제가 더욱 부각된다. 초과 세수가 발생해 내국세가 증가하면 그중 일정 부분도 현행 연동률에 따라 교육교부금으로 넘어간다.
기획처가 문제 삼는 지점은 이렇게 확보한 재원을 다른 재정 수요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시도교육청에 내려가는 교부금은 초·중등 교육 중심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청년이나 산업, 고등·평생교육 등 다른 분야에 필요한 재원이 급증하더라도 정부가 자유롭게 돌려쓰기 어렵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지난 13일 "학령인구가 지난 10년간 175만명 줄어드는 동안 교육교부금은 약 40조원, 78% 늘었다"며 "재정 당국으로서는 한정된 국가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할 책임이 있고, 그래서 내국세 연동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내국세의 20.79%를 교부금으로 자동 배정하는 방식을 폐지하고,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 등을 반영해 교부금 규모를 결정하는 것이다. 새로운 산식을 적용하면 내년도 교부금은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76조4000억원보다 약 5% 늘어난 8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교부금 자체가 전년보다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내년도 교부금이 100조원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약 20조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바로 이 지점부터 두 부처의 셈법이 달라지게 되는 셈이다.
교육부는 내국세 연동제를 폐지하더라도 기존 연동률 20.79%에 버금가는 교육 재정을 매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법률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획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다. 내국세와 교부금의 기계적인 연결을 끊어 재정 운용의 탄력성을 높이는 게 개편의 핵심인데, 다른 방식으로 기존 재원 규모를 사실상 보장한다면 '20.79%'라는 숫자만 없어질 뿐 재정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 미래대응기금 '사용처' 충돌…초·중등 포함 여부 쟁점
양 부처의 또 다른 충돌 지점은 정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이다. 정부는 내국세 증가율이 최근 10년 또는 20년 장기 평균을 웃돌 경우 초과분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 등에 따라 세수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을 때 해당 재원을 기존 지출 구조에 그대로 편입시키지 않고 청년과 미래 성장동력 등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기금 안에 가칭 '인재·교육계정'을 설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문제는 이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다. 기획처는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등 기존 교부금으로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교육 수요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부는 미래대응기금의 활용 범위를 초·중등 교육까지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의 요구가 반영되면 교부금 산식을 바꾸면서 줄어든 증가분을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초·중등 교육에 다시 투입할 수 있게 된다.
기획처는 이 경우 개편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존의 '교부금 칸막이'를 허문 뒤, 미래대응기금 안에 또 다른 초·중등 교육용 재정 칸막이가 생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같은 초·중등 교육사업을 교부금과 미래대응기금에서 동시에 지원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경우, 관리·집행 주체가 달라지고 사업 중복이나 부처 간 재원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렇다고 교육부의 요구를 단순히 기존 재원을 지키기 위한 주장으로만 보기도 어렵다. 교육부와 교육계가 강조하는 것은 '학생 수가 줄면 교육비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공식이 현실에서는 그대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공무원과 교육공무직 인건비 인상률이 3%에 달하면서 매년 인건비만 약 2조5000억원 증가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중등교사 수요가 발생하고 무상급식과 늘봄, 학생 심리상담 등이 확대되면서 조리사·늘봄실무사·전문상담사 등 교육공무직 관련 지출도 교부금이 부담하고 있다.
학교 시설도 학생 수와 비례해 줄일 수 없는 대표적인 비용이다. 건축한 지 40년 이상 지난 학교 건물은 전국 8461동으로, 매년 약 1조5000억원이 개축과 리모델링에 투입되고 있다.
지역 간 교육격차 문제도 있다. 도서·산간 지역의 온라인학교나 방과후 활동,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보조교사 등은 학생 수가 적다고 동일한 비율로 예산을 줄이기 어려운 사업이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해 10월 발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향방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연평균 보통교부금 재정수요액이 최소 약 90조원 필요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올해 교부금 총액은 1차 추경 기준 76조4381억원이다.
교육부로서는 내국세 연동이라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 장치를 없애면서 새로운 산식까지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할 경우, 향후 필요한 교육재정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 결국 '20조원' 어디로…교육 안정성 vs 재정 유연성
양측의 논리를 살펴보면 이번 갈등은 결국 '교육재정의 안정성'과 '국가재정 운용의 유연성' 가운데 어디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라는 문제로 귀결된다.
교육부 입장에서 현행 내국세 연동제는 경기와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 변화에도 일정 수준의 교육재정을 보장해주는 안전장치다. 이를 폐지한다면 법률이나 미래대응기금 등을 통해 그에 상응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기획처 입장에서는 바로 그 자동적인 재원 보장 방식이 문제거리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청년·산업·고등교육·저출생 대응 등 다른 분야의 재정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특정 비율의 세수를 초·중등 교육에 우선 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새로운 산식과 현행 산식 사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20조원은 양측의 입장차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낸다. 교육부는 교육 수요를 감안하면 상당 부분이 여전히 교육에 필요한 재원이라고 보는 반면, 기획처는 국가 전체의 우선순위에 따라 재배분할 수 있어야 하는 재정 여력으로 여기는 것이다.

결국 '20.79%'라는 숫자를 법에서 지우는 것만으로 개편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새로운 산식으로 교부금 규모를 어떻게 정할지, 기존 산식과의 차액을 어디에 사용할지, 미래대응기금 가운데 얼마를 다시 초·중등 교육에 쓸 수 있도록 할지가 최종 개편안의 실질적인 내용을 좌우하게 된다.
막판 협상 과정에서는 양 부처 수장이 직접 나설 정도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4일 박홍근 기획처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교부금 개편안에 대한 최종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최 장관은 내국세 연동제를 폐지하더라도 기존 연동률 20.79%에 버금가는 교육재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문화하고, 미래대응기금을 초·중등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장관이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는 과정에서 '장관직을 걸겠다'는 취지의 대화까지 오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기획처는 지난 17일 별도의 설명자료를 내고 양 부처가 여전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획처는 양 부처가 "교부금 개편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갖고 전반적인 개편방향에 합의했으며, 현재 세부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보도된 전화 담판이나 '장관직' 발언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기획처는 내년도 예산안 발표 전에 구체적인 개편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 한 줄 요약
기획처와 교육부의 교부금 갈등은 '20.79%를 없앨 것이냐'보다 그 공식을 없앤 뒤에도 기존 교육재정을 어느 수준까지 보장할 것인지를 둘러싼 싸움에 가깝다. 약 20조원의 재원 차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개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