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주가 누르기 방지법 재검토를 지시했다.
- 정부안 대상은 65곳, 개인 대주주 기업은 43곳에 그쳤다.
- 이소영안의 PBR 0.8배 기준은 적용 범위가 넓지만 한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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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안 적용 땐 상장사 49% 기준선 아래로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가 상속·증여 과정에서 대주주의 인위적인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재검토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안의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당초 법안을 발의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PBR 0.8배' 기준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 '주가 누르기' 대상 43곳 그쳐…李, 정부안 재검토 지시
14일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의 주가 누르기 방지책을 분석한 결과, 정부안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요건에 해당하는 상장사가 65곳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대주주가 개인인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43곳으로 감소한다.
정부는 지난 3일 세제개편안을 통해 상속·증여를 앞둔 최대주주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상장주식 평가방법 개편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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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속세·증여세를 계산할 때 상장주식은 평가기준일 전후 2개월간 종가 평균을 토대로 가치를 산정한다. 이 때문에 최대주주가 상속이나 증여를 앞두고 긍정적인 정보 공개를 늦추거나 주식 가치 희석 가능성이 있는 기업행동에 나서 주가를 낮출 유인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장기간 저평가 상태가 이어진 기업 가운데 대주주 승계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겨냥해 '주가 누르기' 방지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와 GS, 태광산업 등 주요 저PBR 기업도 관련 제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 거론된다.
정부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기업을 주가 누르기 대상으로 추정한 뒤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현행 방식보다 높은 주식 평가액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상은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가린다. 우선 최근 13개 분기 가운데 12개 분기 이상 PBR이 업종 하위권에 연속으로 위치한 기업이다.
또 최근 1년 동안 중복상장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행동이 있으면서 현행 평가액이 과거 6개월·1년·2년·3년 평균주가 가운데 최고값보다 30% 이상 낮은 경우도 포함한다.
문제는 이 같은 요건을 모두 고려하면 실제 적용 대상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정부가 업종별 상대 PBR을 활용하면서 장기간 저평가 상태라는 조건까지 함께 적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속·증여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주가 누르기를 막겠다는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개인 대주주 기업으로 좁히면 대상이 43곳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 상대평가 대신 '0.8배'…적용 범위 확 넓어진다
정부안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주가 누르기 방지 법안을 처음 발의한 이소영 의원의 방안이다.
이 의원은 정부안처럼 업종 내 PBR 하위 25%나 10% 등 상대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대신 PBR 0.8배라는 절대 기준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속·증여 과정에서 산정하는 주식 평가액에도 PBR 0.8배를 하한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안은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보다 얼마나 저평가됐는지를 따지는 방식인 반면 이 의원안은 기업의 PBR이 일정 수준을 밑도는지를 직접 판단한다는 차이가 있다.
업종 내 상대평가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회피 가능성을 낮추고 적용 기준을 단순화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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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방식을 적용했을 때 정책이 미치는 범위는 크게 달라진다.
현재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PBR 0.8배를 밑도는 기업은 전체의 49%에 달한다. 정부안의 저PBR 요건을 충족하는 상장사가 65곳에 그치는 것과 대비된다.
다만 정부안에 해당하는 65곳 또는 개인 대주주 기업 43곳과 PBR 0.8배 미만 기업 49%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전자는 정부안의 복수 요건을 적용해 추린 대상이고, 후자는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특정 PBR 수준을 밑도는 기업의 비중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수치는 정부가 재검토 과정에서 어떤 평가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정책의 잠재적 적용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안에 대해 실제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좁고 상대적인 PBR 기준은 회피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PBR 0.8배를 활용하는 이 의원안은 기준이 단순하고 회피가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 '저PBR=주가 누르기'는 한계…업종별 차이 변수
PBR 0.8배를 일률적인 기준으로 삼는 방안에도 한계는 있다. 저PBR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최대주주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PBR은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자본비용, 성장률 등에 따라 적정 수준이 달라진다. 자본집약도가 높고 구조적으로 ROE가 낮은 산업에서는 기업의 주가 누르기 여부와 관계없이 적정 PBR 자체가 낮게 형성될 수 있다.
정부가 적용 대상을 늘리는 데만 초점을 맞춰 PBR 0.8배를 획일적으로 적용할 경우 정상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기업까지 정책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평가 기간을 둘러싼 문제도 남아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속·증여 시점 전후 2개월간 주가가 평가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안이 시행되면 경우에 따라 과거 최대 6년 6개월의 주가까지 평가 과정에서 활용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려 세 부담을 낮추려는 유인은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승계를 장기간 준비하는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높은 주가가 오랜 기간 이어지는 것을 피하려는 새로운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재검토 과정에서 PBR 0.8배를 일부라도 정책 기준으로 받아들일 경우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상속·증여 과정에서 PBR 0.8배가 주식 평가액의 하한으로 활용되면 시장에서는 이를 정부가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정책적 기준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에 PBR 0.8배를 밑도는 기업에는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라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커질 수 있다.
염 연구원은 "PBR 0.8배가 평가액의 하한으로 활용될 경우 해당 수준을 밑도는 기업에 주주환원 확대 등 밸류업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