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방부가 10일 국군방첩사령부 해체와 기능개편안을 발표했다
- 방첩사 3000명은 방첩본부·조사본부·보안지원단으로 재배치되고 세평·동향조사는 인사시즌 한정 검증으로 축소된다
- 방첩·보안·수사 기능을 3축으로 재편해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면서도 방첩·사이버·방산 전문성 유지 여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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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수사단은 조사본부로, 세평·동향조사는 폐지…민관군 자문위 권고 이행
소장 또는 2급 군무원 체제… 군 방첩·보안 지휘구조 새 판 짠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핵심 역할을 했던 국군방첩사령부가 49년 만에 해체 수순에 들어가면서, 약 3000명 규모 조직이 '국방방첩본부·국방부조사본부·국방보안지원단' 3축으로 재편된다.
국방부는 10일 안규백 장관 브리핑 직후 백브리핑에서 "방첩사의 본연 임무인 방첩·방산·사이버보안 기능만 떼어내 국방방첩본부로 넘기고, 안보수사는 국방부조사본부로, 보안감사·인사검증 지원은 국방보안지원단으로 나누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가 제안했던 '방첩사 발전적 해체' 안이 이제 실제 인력·조직 개편 단계로 들어가면서, 앞으로 군 정보·방첩 조직의 힘의 구조가 크게 달라지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 3000명 재배치… "절반은 본부, 3분의 1은 원복" =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현재 방첩사 정원은 3000여명 수준이며, 이 가운데 약 절반은 신설 국방방첩본부로, 각 200여명씩은 국방보안지원단과 국방부조사본부로 흡수된다.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원복'(각 군 본연 병과 복귀) 대상으로 추산된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방첩본부에는 방첩·방산·사이버보안 임무 수행 인력이 집중되고, 국방보안지원단에는 군단급 이상 부대를 상대로 보안감사·보안사고 조사 등 보안업무 담당 인력이 배치된다. 안보수사 기능을 맡았던 방첩사 안보수사단 조직은 그대로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돼 군사경찰 체계 내에서 안보수사를 수행하게 된다.
국방부는 원복 인사에 대해 "편제상 1000명 정도가 각군으로 빠지는 구조지만 실제 인원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며 "내란 관련 인원은 제외하고, 각 군과 협의해 기존 병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첫 보직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원복이 징계성 인사로 인식된 것과 달리, 이번 대규모 원복에는 '관사 유예' 등 생활상 배려와 진급·평가 불이익 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방첩본부·보안지원단·조사본부' 분업 = 국방방첩본부는 방첩·방산·사이버보안 기능에 집중하는 전문 방첩정보기관으로 설계된다. 국방부는 인사·재정·군수 등 행정 분야는 일반 병과 출신을 순환근무 시키고, 사이버보안·방산 분야는 사이버작전사령부·획득 분야 전문인력이 일정 기간 근무 후 원 소속으로 복귀하는 '개방형 인력 구조'를 검토 중이다. 방첩 특기 인원 비율이 97%에 육박했던 기존 방첩사와 달리, 보다 다양한 직능을 섞어 시너지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국방보안지원단은 군단급 이상 부대 보안감사에 초점을 맞추고, 신원조회와 장성급 인사검증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분석 지원을 담당한다. 다만 인사검증 결과의 종합 분석과 정책 판단은 국방부 본부에 신설될 방첩·정보·보안 지휘·감독 전담 조직(국장급 가정)에서 수행하는 방안을 놓고 행정안전부와 협의 중이다.
국방부조사본부는 방첩사 안보수사단 전체를 이관받아 내란·외환·반란·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안보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국방부는 "수사와 정보 기능을 너무 깔끔하게 쪼개면 안보수사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향후 1년간 업무 성격·환경을 조직진단해 병력 효율화를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조사본부·국방방첩본부·경찰 간에는 '안보수사협의체'를 유지해 정보·자료 공유와 공조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부대령'과 '직무수행법'으로 통제장치 마련 = 국방부는 방첩사 해체와 후속 조직 창설을 대통령령(부대령) 개정·제정으로 처리하되, 방첩부대원의 직무 범위·절차·통제와 처벌 규정은 별도 법률로 마련하는 '이중 트랙'을 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직부대 설치는 부대령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방첩 활동 범위와 수단, 개인정보 처리, 부당한 지시에 대한 이의제기와 처벌 규정 등은 '군 방첩기관 직무수행법'(가칭)으로 하반기 중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방첩사 폐지령, 국방방첩본부령 제정, 국방부조사본부령 개정, 국방보안지원단 신설 부대령 등 약 5건의 부대령 폐지·제정·개정이 동시에 추진된다. 이와 함께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 권고에 따라, 방첩·보안 기관 활동의 민주적 통제를 위해 국방방첩본부 감찰실장에 감사원 출신 고위감사공무원을 계속 보임하고, 장관 직속 민간 중심 '준법감찰위원회'를 설치해 위법·부당한 지시를 심사·권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조직 지휘·감독을 전담할 국방부 내 국장급 조직도 신설될 예정이다. 이 조직은 국방방첩본부를 포함해 향후 정보조직 전반 개편을 총괄하며, 방첩·정보·보안 기관 간 역할 분담과 중복·공백 관리, 인사검증·자료 이관 등 민감한 사안을 관할하게 된다.
신설 부대 위치와 세부 편제는 향후 창설준비단에서 확정하며, 국방부는 창설 시점을 7월 말 또는 8월 초로 잡아두되 부대령 제·개정, 규제심사,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인사검증·세평·자료 이관… '시즌형 검증'으로 전환 = 민관군 자문위가 문제 삼았던 세평 수집과 광범위한 동향조사는 이번 개편에서 사실상 전면 폐지된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방첩사는 평시에도 방첩 활동을 하면서 세평을 수집·축적해 왔지만, 앞으로는 인사 시즌(장성 인사 등)에 한해 관계기관 인사검증과 유사한 방식으로 다면평가·상하·동료 의견을 듣는 수준으로 제한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사검증·신원조사 대상자가 아닌 장병을 광범위하게 조사하는 관행도 없애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폐지되는 동향조사·세평·불법 정보 수집 자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쟁점이다. 국방부는 "불법의 산물이니 폐기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기록물관리법에 따라 자료를 이관받을 부서와 원자료 작성 부서가 개별적으로 적법성을 판단해 보존·폐기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정리하겠다고만 밝혔다.
안보지원사 창설 당시 방첩자료 이관 과정에서 혼선이 컸던 점을 반영해, 이번에는 국방부 본부에 전담 관리부서를 두고 이관기관·수령기관 모두에 준비 조직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인사운영시스템도 투명성을 강화한다. 현재 방첩사는 별도 전산망으로 인사를 관리해 외부에서 들여다보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전군 공통 군 인사정보체계와 통합해 현역·군무원 인사정보 흐름을 표준화한다고 했다. 다만 현역과 군무원 인사를 완전히 한 체계에서 통합 관리하는 것은 아니며, 전산 체계 수준의 '운영상 통합'에 방점이 찍힌 구조다.
◆방첩 축소가 아니라 '기능 재배열'? = 이번 방첩사 해체·재편은 12·3 내란 가담 책임을 물어 특정 조직의 권한을 축소하는 차원을 넘어, 군 방첩·정보·수사 기능 전체의 구조를 '방첩·보안·수사' 3축으로 다시 짜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방부는 방첩사 3대 기능 중 수사·보안을 분리해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면서도, 방첩과 사이버·방산 분야는 오히려 전문성을 키우는 방향이라고 설명하지만, 현장에서는 "수사·보안과 단절될 경우 실질적인 방첩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국방방첩본부장 직을 소장급 장성과 2급 군무원 모두에게 열어둔 인사 방식이 실제로 '민간 통제'와 전문성을 어떻게 담보할지 여부다. 둘째, 안보수사단을 모두 옮긴 뒤 국방부조사본부·국방방첩본부·경찰이 꾸릴 안보수사협의체가 실제로 정보를 제대로 주고받으면서, 수사 공백을 막는 안전망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셋째, 세평·동향조사를 없애고 '인사 시즌'에만 하는 인사검증 방식으로 바꿨을 때, 장성 인사는 더 투명해지면서도 지휘관을 얼마나 깊이 있게 걸러낼 수 있을지가 쟁점이다.
방첩사 해체는 한 시대를 지우는 일이고, 권한이 한곳에 엉켜 붙은 매듭을 잘라내는 일이다. 이제 군의 방첩·보안 능력은 새 틀 안에서 다시 증명돼야 한다. 이름을 바꾸고 간판을 갈아 단다고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1~2년이 시험대다. 국방방첩본부, 국방부조사본부, 국방보안지원단이 안보수사와 방첩정보, 보안감사를 얼마나 매끄럽게 이어 붙이느냐를 국민들은 지켜보게 될 것이다. 그 성적표 위에 이런 질문이 놓일 것이다. 권력은 나눴는가, 통제는 강해졌는가, 그러면서도 군사적 효율은 지켜냈는가.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