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 제조업이 전쟁형 공급망 충격에 직면했다.
- 자원안보특별법은 시행됐지만 통합대응은 미완이다.
- 한국은 끊기지 않는 복원력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日 경제안보추진법·獨 공급망실사법과 비교하면 韓 어디에
IPEF·MSP·핵심광물 동맹…한국의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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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더 이상 전선의 문제가 아니라 공장과 항로, 광물과 전력망을 흔드는 산업의 변수다. <뉴스핌>은 이번 [전쟁이 바꾼 세계 공장] 시리즈 6편 기획을 통해 전쟁·관세·기술패권·자원 무기화·탄소규제가 글로벌 공급망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짚고, 한국 제조업이 '가장 싸게'가 아니라 '가장 덜 끊기게' 버티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진단했다. [전쟁이 바꾼 세계 공장] 시리즈 6편 |
[세종=뉴스핌] 정성훈 경제부장 = 한국 제조업은 갈림길에 서 있다.
반도체·자동차·조선·배터리·석유화학·철강·방산은 한국 경제를 떠받친 핵심 산업이다. 그러나 전쟁과 관세, 기술패권 경쟁, 자원 무기화, 탄소규제, 해상 항로 불안이 겹치면서 제조업 경쟁력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가장 낮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생산량을 확보하는 기업이 이겼다. 앞으로는 위기 속에서도 공장을 멈추지 않고, 대체 조달선을 확보하며, 물류와 원자재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기업과 국가가 살아남는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은 갖췄다. 2022년 첨단전략산업법, 2023년 핵심광물 확보전략, 2024년 공포·2025년 2월 시행된 자원안보특별법까지 입법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됐다. 그러나 실제 작동을 들여다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부처가 분산돼 있어 위기 때 통합 대응 속도가 떨어지고, 핵심광물 비축 예산은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미국 주도의 동맹형 공급망 체계 안에서 한국의 자리가 명확하지 않다.
1편부터 4편까지는 공급망 위기의 구조와 한국 제조업의 취약성에 대해 진단했다. 5편은 진단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묻는다. 왜 한국은 답을 알면서도 움직이지 못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어떤 생존전략도 종이 위에서 끝난다.

| 자원안보특별법 시행 1년…법은 작동하고 있는가 |
가장 최근의 시험대는 자원안보특별법이다.
2024년 2월 공포된 이 법은 2025년 2월 시행에 들어갔다. 핵심자원의 비축 확대, 자원안보 컨트롤타워 운영,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공급망 위기 대응 절차를 법적으로 명시했다.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평가는 어떻게 내려져야 하는가.
긍정적인 부분은 분명하다. 핵심자원과 핵심광물 지정 체계가 갖춰졌고,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에 자원안보 전담 조직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광해광업공단(KOMIR)을 통한 비축·자원개발 기능이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조기경보 시스템도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계도 함께 드러났다.
첫째, 컨트롤타워가 여전히 분산돼 있다. 자원안보특별법은 산업부를 중심에 뒀지만, 외교 협상은 외교부, 통상은 산업부 통상교섭본부, 금융 지원은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물류는 해양수산부, 환경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중소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각각 담당한다.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 같은 복합 위기가 발생하면 어느 부처가 신속하게 통합 대응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둘째, 비축 예산이 부족하다. 한국의 핵심광물 비축 예산은 일본 경제산업성·JOGMEC(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의 비축 규모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미국 전략비축유(SPR) 같은 대규모 비축 인프라와도 격차가 크다. 2026년 예산안에서 핵심광물 비축 예산이 어떻게 책정되는지가 자원안보특별법의 진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민관 정보공유가 미흡하다. 기업은 실제 거래망과 재고 정보를 갖고 있지만, 영업비밀과 신뢰 문제로 정부와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다. 정부도 통상·외교·안보 정보를 기업과 즉각 공유하기 어렵다. 일본이 경제안보추진법에서 핵심물자 안정공급 협의회를 통해 민관 협력을 제도화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 협의 채널이 분절적이다.
넷째, 동맹·다자 협력 연계가 약하다. 미국 주도의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 EU 핵심원자재법(CRMA) 같은 다자 체계와 자원안보특별법의 연결고리가 명확하지 않다. 한국이 이들 다자 체계 안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어떤 품목으로 어떻게 기여하는지가 불투명하다.
법은 갖춰졌지만, 작동은 아직 미완이다. 자원안보특별법 시행 1주년은 평가의 출발점이지 도달점이 아니다.

| 일본·독일은 어떻게 가고 있나 |
비슷한 처지의 일본·독일은 한 발 앞서 움직였다.
일본은 2022년 5월 경제안보추진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핵심물자 안정공급, 기간 인프라 사전 심사, 첨단기술 연구 지원, 특허 비공개 등 4대 축의 안보 체계를 가동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컨트롤타워다. 일본은 별도 각료급 직위인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을 신설해 부처 간 분산 문제를 정면으로 풀었다. 경제산업성 산하에는 핵심물자 안정공급 협의회를 운영하며 민관 정보공유와 비축 협력을 제도화했다.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JOGMEC이 광산 투자, 비축, 정제 지원을 일관 체계로 수행한다. 한국의 KOMIR과 비슷한 기능이지만 예산과 권한,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격차가 있다. 일본은 호주·캐나다·아프리카 광산에 정부와 종합상사가 함께 들어가는 패키지 투자 체계도 갖췄다.
독일은 2023년 1월 공급망실사법(LkSG)을 시행했다.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직접 협력업체뿐 아니라 2차·3차 협력망의 인권·환경 위험까지 점검하도록 의무화한 법이다. 처음에는 ESG 규제로 받아들여졌지만, 실제로는 공급망 가시성 확보의 강력한 도구로 작동한다. 기업이 자신의 공급망을 모르면 법적으로 처벌받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독일 기업의 공급망 정보 축적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EU 차원의 공급망실사지침(CSDDD)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분명하다. 일본은 컨트롤타워와 통합 입법, 민관 협의 체계에서 앞서 있다. 독일은 공급망 가시성 확보 측면에서 앞서 있다. 한국은 입법은 갖췄지만 거버넌스 통합과 민관 협력, 공급망 가시성 모두에서 한 박자씩 늦다.
이 격차는 단순한 비교 수치가 아니다. 위기 발생 시 대응 속도와 정확도의 차이로 이어진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 때 한국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단일 사안에 대한 집중 대응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중 갈등, 트럼프 2기 관세, 자원 무기화, 탄소규제, 항로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닥치는 지금의 복합 위기에는 단일 사안 대응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 IPEF·MSP에서 한국의 자리는 어디인가 |
동맹형 공급망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다. 실제 다자 협의체와 협정 체계로 작동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는 2022년 출범해 4개 축(무역·공급망·청정경제·공정경제)으로 구성됐다. 이 중 공급망 협정(필러 2)은 2024년 발효돼 회원국이 위기 상황에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한국은 14개 회원국에 들어가 있다.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은 미국·EU·일본·한국·호주·캐나다 등 14개국이 참여하는 광물 공급망 다자 협의체다. 2022년 출범 이후 호주·캐나다·아르헨티나·잠비아 등의 광산 투자 사업을 회원국이 공동 추진하는 체계가 가동되고 있다. EU 핵심원자재법(CRMA)은 2024년 발효됐고, EU 역내·우호국 중심으로 핵심광물 공급망을 재편하는 압력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한국이 이들 다자 체계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한국은 회원국이지만 주도자가 아니다. IPEF에서 한국은 공급망 협정에 참여하고 있지만, 의제 설정과 운영 측면에서 미국·일본·호주의 영향력이 크다. MSP에서도 한국은 핵심 소비국이지만 광산 투자 주도국 그룹에 들어가지 못했다. 호주·캐나다·미국·일본이 광산 패키지 투자를 주도하는 동안 한국은 후순위 참여자에 머문 사례가 적지 않다.
여기에 트럼프 2기 변수가 더해졌다. 미국 신행정부가 IPEF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 MSP를 유지할지, 동맹 공급망 협력의 방향을 어디로 끌고 갈지가 모두 불확실해졌다. 한국은 동맹형 공급망의 청사진이 흔들리는 가운데 자국 위치를 다시 설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동맹형 공급망의 핵심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장기 구매계약·공동 비축·공동 연구개발·표준 협력·금융 지원·물류망 협력·위기 시 우선 공급 체계다. 한국이 이 영역에서 어떤 카드를 갖고 어떤 협상을 할지가 향후 5년의 공급망 안보를 좌우한다.
| 7대 축은 갖춰졌다…문제는 통합과 속도 |
1편에서 짚었듯, 한국형 공급망 생존전략의 골격은 7대 축으로 정리된다. 공급망 지도화, 전략 비축, 다중 조달, 국내 병목 생산기반, 동맹형 공급망, 정책금융, AI 모니터링이다. 5편의 무게중심은 이 7대 축을 다시 나열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이 축들이 따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망 지도화는 산업부 소부장 정책, 무역협회 통계, 한국무역보험공사 분석, 기업 자체 데이터로 분산돼 있다. 통합 데이터 플랫폼은 아직 시범 단계다.
전략 비축은 석유공사 원유, 가스공사 LNG, KOMIR 광물로 따로 운영된다. 비축 품목 선정 기준과 관리 주체, 활용 절차가 부처별로 달라 위기 때 통합 활용이 어렵다.
다중 조달은 대기업은 자체 글로벌 네트워크로 일정 부분 추진하고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비용 부담으로 거의 진척이 없다. 정부 지원사업이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
국내 병목 생산기반은 소부장 특별법과 첨단전략산업법의 지원을 받지만, 핵심 품목 선정과 우선순위가 분명하지 않다. 모든 품목을 지원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동맹형 공급망은 앞서 짚은 대로 다자 체계 안에서 한국의 자리가 모호하다.
정책금융은 수출입은행·산업은행·무역보험공사가 각자 추진한다. 공급망 안보 관점의 통합 평가 기준이 아직 없다.
AI 모니터링은 시범 사업 단계다. 무역협회·KIEP·KIET가 각자 일부 분석을 내놓지만, 정부의 통합 조기경보 시스템으로는 작동하지 못한다.
7대 축이 따로 움직이면 한 축의 성과가 다른 축의 한계로 상쇄된다. 비축은 충분한데 정보가 부족하면 위기 때 어디에 풀어야 할지 모른다. 다중 조달망을 갖췄어도 정책금융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중소기업까지 도달하지 않는다. AI 모니터링이 위험 신호를 감지해도 컨트롤타워가 없으면 부처별 대응이 엇박자가 난다.
문제는 7대 축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이 축들을 누가, 어떻게, 얼마나 빨리 통합하느냐다.

| 정책 공백 ① 컨트롤타워 거버넌스 |
한국에 가장 시급한 정책 공백은 컨트롤타워다.
현재 공급망 안보 의제는 산업부가 사실상 주도하고 있지만,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의 통상 협상, 외교부의 자원외교, 재경부의 정책금융 조율, 기후에너지환경부의 탄소규제 대응, 해양수산부의 해운·물류, 중기부의 중소기업 지원이 따로 돌아간다. 사안별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사안을 통합해 보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뜻이다.
선택지는 몇 가지다. 첫째, 일본처럼 별도 각료급 직위를 신설하는 방식이다. 경제안보 또는 공급망 안보 담당 장관급 직위를 두고 부처를 가로지르는 권한을 부여하는 안이다. 둘째,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국가안보실 산하 또는 대통령 직속의 공급망 안보 컨트롤타워를 상설화하는 안이다. 셋째, 부처 간 협의체를 강화하되 사무국에 실질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어느 안이든 핵심은 위기 발생 시 의사결정 속도다. 후티 반군 홍해 공격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거나, 중국이 또 다른 자원 카드를 꺼내거나, 트럼프 2기가 추가 관세를 발표할 때, 한국 정부가 24시간 안에 통합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컨트롤타워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 정책 공백 ② 비축 예산과 핵심품목 우선순위 |
두 번째 공백은 비축이다.
한국의 원유 비축은 IEA 권고치인 90일분 안팎을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이다. 그러나 핵심광물·소재 비축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자원안보특별법은 비축 확대를 명시했지만, 실제 예산은 충분치 않다.
핵심은 얼마나 많이 쌓느냐가 아니라 어떤 품목을, 어느 수준까지,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느냐다. 모든 핵심광물을 다 쌓을 수는 없고, 쌓을 필요도 없다. 흑연·텅스텐·갈륨처럼 중국 의존이 절대적이고 대체가 어려운 품목, 반도체용 특수가스처럼 공정 멈춤 충격이 큰 품목은 우선순위가 분명하다. 반면 광산 다변화가 진행 중인 리튬, 폐배터리 회수가 가능한 일부 광물은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
선별 비축, 공동 비축(민관 합동), 순환 비축(품질 유지를 위해 사용·보충 반복) 같은 다양한 방식이 동시에 필요하다. 일본은 JOGMEC을 통해 이런 다층 비축 체계를 운영한다. 한국은 KOMIR이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예산과 권한,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격차가 크다.
2026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핵심광물 비축 예산이 어떻게 결정되는지가 자원안보특별법의 진짜 시험대다.
| 정책 공백 ③ 민관 정보공유와 공급망 가시성 |
세 번째 공백은 민관 정보공유다.
기업은 자신의 1차 협력사 정보는 갖고 있지만, 2차·3차 협력망의 정보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정부도 거시 통상 정보는 갖고 있지만, 기업의 실제 거래망 정보를 충분히 알지 못한다. 두 정보가 결합되지 않으면 진짜 공급망 지도는 만들어질 수 없다.
독일 공급망실사법은 이 문제를 법적 의무로 풀었다. 일본은 협의회 형태로 풀었다. 한국은 자율 협의에 가깝다. 영업비밀과 신뢰 문제 때문에 강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공급망 위기 시대에는 정보공유 자체가 산업안보 인프라다.
방안은 여러 가지다. 핵심 품목별 민관 합동 점검 체계를 상설화하거나, 공급망 정보를 익명화해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거나, 정책금융·세제 지원과 정보공유를 연계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어느 방식이든 핵심은 정부와 기업이 같은 그림을 보고 같은 시점에 움직일 수 있는가다.
| 기업의 변화…구매부서에서 리스크 분석 조직으로 |
정부 정책 공백을 채우는 동안 기업은 멈춰 있을 수 없다.
한국 주요 기업은 이미 공급망 관리 체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핵심 소재 다중 조달과 재고 확대, 현대차·기아의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이후 2차·3차 협력망 추적 강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광물 장기 구매계약과 합작 광산 투자, 포스코홀딩스의 호주·아르헨티나 리튬 사업, 에코프로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포스코퓨처엠의 흑연 다변화·인조흑연 확대가 그 예다.
이런 변화의 공통점은 기업의 구매부서가 단가 협상 조직에서 리스크 분석 조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망 담당자는 원가뿐 아니라 지정학·통상·제도·물류·금융·탄소규제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일부 대기업은 공급망 리스크 전담 임원을 두기 시작했다.
성공 사례의 공통점은 위기 발생 후 대응이 아니라 위기 이전에 공급망을 데이터로 들여다본 기업이 충격을 빨리 흡수했다는 점이다. 대체 공급선·장기 계약·재고·물류 경로·금융 지원을 미리 준비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회복 속도가 명확히 갈렸다.
다만 이런 대응은 대기업 중심이다. 중소·중견기업은 자금과 정보, 인력 모두에서 한계가 있다. 공급망 안보의 약한 고리는 결국 중소·중견기업이다. 정부의 정책 공백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영역도 여기다.

| AI는 정부와 기업의 공통 인프라가 돼야 한다 |
공급망 리스크는 데이터로 관리해야 한다.
품목별 수입 집중도, 가격 변동, 항로 리스크, 뉴스 흐름, 정책 발표, 수출통제 가능성, 기업 공시, 환율과 운임을 사람이 모두 실시간으로 추적하기는 어렵다. AI는 이런 복잡한 정보를 결합해 조기경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의 AI 분석이 여러 곳에 분산돼 있다는 점이다. 무역협회의 통상 분석, KIEP의 다자 협력 연구, KIET의 산업별 분석, KIET 공급망 데이터, 산업부 소부장 점검,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무역위험 분석이 따로 돌아간다. 통합된 AI 기반 공급망 조기경보 시스템은 아직 없다.
핵심은 정부와 기업이 같은 데이터, 같은 분석을 공유하는가다. AI 분석 인프라가 정부에만 있어도, 기업에만 있어도 공급망 위기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공동 인프라가 필요하다. 일본·미국·EU가 모두 이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한국도 늦출 수 없는 과제다.
| 한국형 공급망 전략은 '복원력 있는 개방형 체제' |
한국 제조업의 해법은 폐쇄적 자립이 아니다.
한국은 수입과 수출을 통해 성장한 개방형 제조업 국가다. 모든 것을 국내에서 만들겠다는 접근은 비용을 높이고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기존처럼 효율만 믿고 단일 공급망에 의존하는 것도 위험하다.
따라서 한국형 해법은 '복원력 있는 개방형 공급망'이어야 한다. 글로벌 분업의 장점은 유지하되, 핵심 병목 품목은 지도화하고, 전략적으로 비축하며,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고, 국내 최소 생산기반을 갖추는 방식이다. 동맹국과 협력하되 특정 진영에만 과도하게 묶이지 않는 균형도 필요하다.
다만 5편이 강조하는 것은 이 방향성이 아니라 속도다. 방향은 이미 1~4편에서 충분히 짚었다. 문제는 이 방향으로 한국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가다. 일본·독일·미국·EU가 모두 제도와 거버넌스, 민관 협력에서 빠르게 진도를 내는 동안 한국이 같은 속도로 따라가지 못하면 격차는 누적된다.
자원안보특별법 시행 1주년은 평가의 출발점이다. 컨트롤타워 거버넌스 통합, 비축 예산 확대, 민관 정보공유 체계, 다자 협력 안에서의 한국 위치 설정이 다음 1년의 핵심 과제다. 이 과제를 풀지 못하면 7대 축은 계속 따로 작동한다.

| 싸게 만드는 나라에서 끊기지 않는 나라로 |
한국 제조업은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세계 시장에서 더 싸고 더 좋은 제품을 더 빨리 만드는 능력으로 경쟁했다. 앞으로는 전쟁·관세·항로 불안·자원 무기화·탄소규제·전력 부족 속에서도 공장을 멈추지 않는 능력이 경쟁력이다.
법은 갖춰졌다. 진단도 충분하다. 7대 축의 골격도 분명하다. 남은 것은 통합과 속도다. ▲컨트롤타워 거버넌스 ▲비축 예산 ▲민관 정보공유 ▲다자 협력에서의 위치 설정 ▲AI 공동 인프라 이 다섯 가지를 다음 1년 안에 진척시키지 못하면 6편(후속 데이터 특집)에서 공개할 한국 제조업 공급망 리스크 점수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 바꾼 세계 공장에서 한국이 살아남는 길은 분명하다. 싸게 만드는 능력에 끊기지 않게 만드는 능력을 더해야 한다. 그 능력은 기업만의 몫도, 정부만의 몫도 아니다. 법과 거버넌스, 예산과 협력, 데이터와 속도가 함께 움직일 때만 가능하다.
한국 제조업의 다음 경쟁력은 가격이 아니라 복원력이다. 그리고 복원력은 정책의 통합 속도가 좌우한다.
■ 한 줄 요약
한국은 공급망 안보 입법과 7대 전략 골격을 갖췄지만, 컨트롤타워 분산·비축 예산 부족·민관 정보공유 미흡·다자 협력에서의 위치 모호 같은 정책 공백이 남아 있어, 다음 1년의 통합 속도가 한국 제조업 복원력을 좌우한다.
* [AI로 읽는 경제]는 AI 어시스턴트가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ChatGPT, Google Gemini, Perplexity, Claude AI 모델이 적용됐습니다. 상단의 'AI MY 뉴스' 로그인을 통해 뉴스핌의 차세대 AI 콘텐츠 서비스를 활용해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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