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도시정비 시공사들이 마이너스 금리 제안으로 경쟁한다.
- 서초구청은 위법 소지 지적했으나 조합 판단에 맡겼다.
- 강남구청은 규정 없어 판단 유보하며 행정 한계 드러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도시정비 사업이 과열되면서 입찰 경쟁을 벌이는 시공사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낮은 마이너스 금리를 꺼내들기에 이르고 있지만, 관리 감독 기준이 전무한 상황에서 관할 지자체의 대처가 널뛰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권 핵심 재건축 단지 수주전은 이른바 '금융 혜택 전쟁'이다. 공사비와 특화 설계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자 건설사들이 파격적인 자금 조달 조건을 무기로 내세우고 나선 것이다.

서초구 신반포19·25차 재건축 입찰에서는 시공사가 CD 금리에서 1%포인트를 뺀 명시적인 마이너스 금리를 제안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관할 서초구청은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제132조에서 금지하는 '시공과 관련 없는 재산상 이익 제공'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법률 자문 결과를 조합에 제공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에 나섰다. 다만 서초구청조차 "시공사 선정은 발주처인 조합의 권한이며 최종 결정은 대의원회에서 할 사안"이라며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했다는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적극적인 위법 경고를 하면서도 결국 최종 판단은 조합에 떠넘길 수밖에 없는 행정력의 한계를 노출한 셈이다.
이러한 한계는 강남구 압구정5구역 수주전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곳에서는 시공사들이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COFIX)에 가산금리를 아예 0%로 책정하거나, 발생한 가산금리 차액을 시공사가 전액 대납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기준 금리만 다를 뿐 사실상 시중 조달 금리보다 낮은 혜택을 제공해 표심을 사겠다는 본질은 신반포 현장과 같다.
하지만 인허가청인 강남구청은 위법 여부 판단 자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특정 금리 기준을 적용하라는 세부 규정이 없다"며 제안의 적정성 여부를 조합 대의원회 결정에 맡기며 사실상 판단을 유보했다. 도정법 위반 소지를 짚어낸 서초구와 달리 규정 없음을 이유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결국 모호한 기준 탓에 어느 구청 관할이냐에 따라, 혹은 건설사가 제안서에 조달 금리를 얼마나 세련되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합법과 위법의 경계가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행정 난맥상의 근본 원인은 시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규제에 있다. 최근 압구정, 여의도, 성수, 목동 등 매머드급 사업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면서 시공사 간의 금융 조건 경쟁은 전례 없이 치열해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장의 트렌드가 금융 혜택으로 완전히 넘어갔는데 행정이 이를 뒤늦게 쫓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조 원의 돈이 오가는 수주전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조합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의 소극 행정은 조삼모사식 꼼수를 부추기고 분쟁의 씨앗을 방치하는 꼴이다. 기준 없는 제재는 건설사에게도, 조합원에게도 독이다. 건설사들은 인허가청 눈치를 보며 기형적인 우회 제안서를 만들 수밖에 없고, 조합원들은 훗날 국토교통부의 개입이나 경쟁사의 소송전으로 인해 재건축 사업 자체가 지연되는 법적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언제까지 지자체 공무원의 자의적 해석이나 눈치 게임에 초대형 정비사업의 향방을 맡겨둘 수는 없다. 조달 금리 제안 한도와 우회적 이자 보전에 대한 명확하고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신속히 마련하는 것만이 향후 조합이 짊어져야 할 미연의 피해를 막고 소모적인 진흙탕 싸움을 끝내는 유일한 길이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