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코스피는 22일 종가 6417.93으로 6400선을 돌파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주주환원 확대, 상법 개정으로 상승했다.
- 코스닥도 9일 연속 상승하며 정부 제도 개선에 힘입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밸류업·상법 개정이 바꾼 체질, 실적·주주환원·제도 삼박자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6388.47", "6417.93". 2026년 4월 21일과 22일, 코스피가 이틀 연속 스스로의 역사를 다시 썼다. 22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처음 6400선을 넘었고, 장중 한때 6423.29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도 5200조 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 증시 역사상 유례없는 이정표다. 숫자 뒤에는 더 큰 변화가 있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신호다.
한국 증시의 변화를 견인하는 엔진은 세 가지다. 첫째는 실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급증에 힘입어 역사적 실적을 다시 쓰고 있다. 차세대 제품인 HBM4 공급까지 시작하면서 글로벌 AI 수요의 최전선에 국내 반도체가 서 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2000조 원을 훌쩍 넘는다.
둘째는 주주환원이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행하며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실질적 수단으로 강조해왔다. 불과 3년 만에 상장기업 전체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4조8000억원(2023년)에서 21조4000억원(2025년)으로 네 배를 넘겼다. 자사주 매입도 8조2000억원에서 20조1000억원으로, 현금배당도 43조1000억원에서 50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전년 대비 89.4% 오른 1797.52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밸류업 ETF 순자산총액도 1조3000억원으로 설정액 대비 162.5% 불어났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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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제도다. 상법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 바뀌었다. 2025년 7월 1차 개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혀 주주를 법적 보호 대상에 처음으로 명시했다. 2차 개정은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고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했으며, 올해 3월 시행된 3차 개정은 새로 취득하는 자사주를 1년 이내에, 기존 보유분은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하도록 의무화했다. 숫자는 이러한 변화를 충실히 반영한다. MSCI 코리아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4년 말 0.88배에서 2025년 말 1.59배로, 주가수익비율(PER)은 11.37배에서 17.47배로 뛰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시대가 저무는 가운데, 1막이 코스피였다면 2막의 주연은 코스닥이다. 코스닥은 아직 2000년 3월 10일의 사상 최고치 2834.40에 한참 못 미친다. 현재 지수는 그 고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만 흐름은 바뀌고 있다. 코스닥 역시 22일 1181.12로 마감해 지난 10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지난 2월 연고점(1192.78)까지는 11포인트 남짓 남겨 놓았다. 1막과 2막의 온도 차는 아직 뚜렷하지만, 2막의 무대로 불길이 옮겨 붙으려는 기미는 분명하다.
정부의 의지도 강경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코스닥본부 독립성 강화와 기관투자자 진입 여건 개선을 제시했다. 기술특례상장 분야를 바이오 중심에서 AI·우주·에너지로 넓혔고, 이는 로봇·K콘텐츠·사이버보안까지 더해져 6개 분야로 확장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 3월 내놓은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은 코스닥을 프리미엄과 스탠다드 세그먼트로 나누고 승강제를 도입하는 구상을 담았다. 시가총액 상위 80~170개 성숙 혁신기업을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묶고, 영문공시와 대표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까지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저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명단을 공개하는 '네이밍 앤드 셰이밍' 제도, 모회사·자회사 중복상장 원칙 금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징계 조항까지 담겼다. 오랜 디스카운트의 단골 원인이던 구조적 문제에 정부가 직접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정부는 바닥을 다지는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오는 7월부터 상장폐지 4대 요건 강화가 시행되며, 시가총액 기준은 올해 7월 200억 원, 내년 1월 300억 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되고, 주가 1000원 미만 이른바 '동전주'가 상장폐지 요건에 편입되며,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 항목이 신설된다. 공시위반 벌점 기준도 최근 1년 누적 15점에서 10점으로 내려간다. 이 기준 강화로 코스닥 퇴출 대상이 최대 220곳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을 넓히면서 바닥을 다지는 양면 작업이다.
물론 2막이 저절로 열리진 않는다. 예컨대 이달 초 금융감독원이 바이오 공시 개선 TF를 출범시킨 배경에는 삼천당제약 사태가 있다. 보도자료와 공시 사이의 간극, 핵심 조건의 비공개, 기술가치 검증의 어려움이 뒤엉킨 이 사건은 코스닥이 풀어야 할 숙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제도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설계도가 현실이 되려면 공시 신뢰와 시장 투명성이 함께 높아져야 한다.
2000년 버블 고점 재도전은 먼 얘기다. 지금처럼 실적·주주환원·제도가 한 방향을 가리키며 2막이 오를 조건이 이렇게 한꺼번에 갖춰진 적은 없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