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월가 트레이더들이 20일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에 긴장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위협하고 양국 충돌이 이어지며 리스크 온 랠리가 꺾였다.
- 유가 6% 급등하고 아시아 증시 혼조세 보이며 변동성 장세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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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프라 파괴" 초강경 선회…이란, 2차 협상 불참 시사
금리 인하·인플레이션 궤도 수정 불가피…"지정학 리스크 실시간 반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월가 트레이더들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환호했던 뉴욕증시는 주말 사이 급변한 호르무즈 해협 정세에 찬물을 뒤집어쓴 형국이다.
지난주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달러 약세와 국채 금리 하락 등 '리스크 온(위험자산 선호)' 랠리가 펼쳐졌으나, 주말 사이 양국의 강경 발언과 물리적 충돌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은 변동성 재확대에 긴급히 대비하고 있다.
◆ 환호에서 공포로…주말 사이 돌변한 중동 정세
지난주 뉴욕증시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992년 이후 최장 상승 랠리를 기록했고, S&P50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하루 만에 11% 넘게 폭락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씻어내는 듯했다.
하지만 이 같은 '리스크 온' 랠리는 주말을 거치며 시험대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 "합의가 거의 완료됐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이란이 거부할 경우 모든 발전소와 다리를 파괴할 것"이라며 "더 이상 착한 사람은 없다(NO MORE MR. NICE GUY!)"고 위협 수위를 극도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국 간의 물리적 충돌과 제재는 꼬리를 물고 있다. 이란은 "어떠한 구실로든 해역에 접근하는 선박은 휴전 위반"이라고 경고하며 인도 국적 선박에 발포했고, 미 해병대는 오만만에서 이란 국적 화물선을 나포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21일 휴전 만료를 앞두고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재러드 쿠슈너 등 핵심 대표단이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지만, 이란 국영 언론은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가 선행되지 않는 한 2차 회담에 불참하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 "시장이 너무 앞서 나갔다"...현실과 괴리된 주가
월가 전문가들은 지난주의 랠리가 실제 갈등 해결이 아닌 '기대감'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스테이트제임스플레이스의 마틴 헤네케 아시아·중동 투자자문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너무 빨리 안도감을 느꼈다"며 "주말 전개는 최근 시장 상승분 일부를 단기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퍼스톤 런던의 마이클 브라운 수석 전략가 역시 "금요일의 랠리는 시장이 다소 앞서 나간 결과"라며 이란이 대화를 거부할 경우 거센 위험 회피(Risk-off)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 실물 경제 타격 여전…인플레·금리 인하 스텝 꼬여
금융 시장이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실물 경제와 채권 시장은 물리적 현실과의 괴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은 7주간의 충돌 기간 대부분 닫혀 있었고, 이로 인해 원유 가격은 전쟁 이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가 급락은 정상화 기대를 반영한 금융시장의 셈법일 뿐, 운송 경로 혼란과 높은 운임, 재고 부족이라는 물리적 현실은 수주 내로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밀러 타박의 맷 말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제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실제 공급 부족이 시장의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들이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도 커지고 있고, 이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야데니 리서치는 일요일 보고서에서 이번 주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둔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의 '공격적 금리 인하' 논리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며 "투기적 버블과 금융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2년물 국채 금리 역시 전쟁 발발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했음을 반영하고 있다.
◆ 20일 오전 아시아 시장…유가 급등·달러 반등
긴장 재고조는 20일 오전 아시아 시간대 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유가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아시아 초반 거래에서 약 6% 급등해 배럴당 96달러를 기록했다.
금요일 해협 개방 기대에 급락했던 달러도 방향을 틀었다. 외환 시장에서 유로화는 1.1735달러로 0.1% 하락했고, 엔화는 달러당 159엔으로 약세를 보였다.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도 소폭 하락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2bp 상승한 4.276%를 기록하며 금요일 6.5bp 하락분의 일부를 되돌렸다.
증시는 제한적인 하락에 그쳤다. S&P500 선물은 약 0.7% 하락했으나, 금요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인 만큼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로, 호주 ASX200이 0.5% 내린 반면 일본 닛케이는 0.7% 상승했다.
◆ "핵심은 호르무즈 통과 선박 수"…변동성 장세 예고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주 기업 실적 발표 등 대형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지만, 당분간 시장의 방향성은 철저히 중동발 지정학적 뉴스 흐름에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SPI 자산운용의 스티븐 인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깨끗한 상승 경로처럼 보였던 시장이 이제는 뉴스와 가격이 서로를 밀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안정적 기반이 없는 실시간 지정학 장세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측의 '벼랑 끝 전술'이 역설적으로 합의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는 "미국의 전면 개방 아니면 전면 봉쇄라는 강경한 접근이 오히려 해협 재개를 앞당길 수 있다"며 "공동의 경제적 고통이 외교적 타협을 유도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협상 테이블이 아닌 바다를 향하고 있다.
BNY의 밥 새비지 매크로 전략 헤드는 "평화 협상도 중요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늠할 핵심 지표는 결국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통과하는 상선 숫자"라며 공급 부족이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자극할지가 향후 장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