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불확실성 후 가을 전 마무리 전망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에 대한 전면 공격을 감행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KB증권 임재균 애널리스트는 중동발 리스크가 금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현상보다는 국제유가 방향성이 금리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정권 교체 겨냥한 공격…이란 반격도 거세
이번 충돌의 배경은 오래된 갈등의 연장선이다.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가 성사됐지만 트럼프 대통령 1기인 2018년, 미국이 협정을 탈퇴했고, 2025년 6월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했다. 이후 협상이 재개되는 듯했으나,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전면 공격을 전격 단행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미사일 시설을, 이스라엘은 최고지도자 등 정권 지도부 거처를 타격했으며 하메네이를 비롯한 다수 지도부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이유로 1979년 이후 지속돼온 대량 학살 행위와 핵 포기 거부를 들었다. 나아가 이란 국민들을 향해 "군사 작전이 완료되면 여러분이 정부를 장악하라"고 직접 호소하며 사실상 정권 교체를 목표로 삼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6월 핵 시설 무력화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엔 정권 종식이 목표인 만큼 이란의 반격 강도도 달라졌다. 이란은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했고, 미국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 탄도미사일 4발을 명중시켰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이 부인하고 있지만 미군 3명이 사망한 것은 확인됐다.
◆호르무즈 봉쇄 현실화…유가 상방 압력 지속
에너지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이란은 원유 물동량의 25~30%, LNG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시하고 있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봉쇄한 사례는 없었지만, 이번에는 정권 교체라는 존립 위기에 몰린 상황이라 봉쇄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025년 6월 이란이 핵 시설 공격을 받았을 당시에도 WTI가 급등했다가 전쟁이 12일 만에 종료되며 빠르게 안정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유가 상승 압력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는 안전자산 선호보다 유가 따라 움직인다
중동 리스크 고조는 통상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미 국채 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중동 불확실성이 높아졌을 때 금리는 안전자산 수요보다 국제유가 방향성과 더 유사하게 움직여왔다. 현재 미국 물가가 목표치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 물가 우려를 자극할 경우 금리 상승 압력이 안전자산 선호 압력을 압도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2025년 10월 말 4%를 하회했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도 금리 하방을 제한하는 요소다. 트럼프의 외교정책으로 미 국채에 대한 신뢰도가 이전보다 낮아진 것도 안전자산 선호 효과를 약화시키는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채권시장도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금통위에서 국제유가 상승을 물가의 상방 리스크로 명시했다. 한은의 올해 상반기 유가 전제치는 브렌트유 기준 65달러인데, 유가가 이를 상회할 경우 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2월 금통위 이후 금리인상 우려가 다소 완화되는 흐름이었지만, 중동 리스크로 인해 그 속도가 더디고 폭도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정치적 계산…가을 전 마무리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시점을 택한 데는 국내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는 시각이 있다. 공격 시점이 미국 헌법재판소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일주일 후라는 점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한 여론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전쟁 장기화와 인명 피해가 심화된다면 트럼프의 의도와 달리 중간선거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전쟁을 늦어도 가을 이전에 마무리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 양측의 공격이 거세며 불확실성을 높이겠지만, 전쟁 조기 종료 가능성은 국제유가의 장기 하향 안정에 기여하는 요인이다.
더 나아가 이란에 친미 정권이 들어설 경우 원유 수출이 재개되며 단기간에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공급 확대가 가능해진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해소되고 중동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것도 중장기적으로 유가와 금리 모두 하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