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만명 암 통합 DB 구축
국가 진단·치료 지침 추진
암세포만 쏘는 '양성자 빔'
희귀암도 '다학제'로 정복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암 치료를 선도하고 표준을 제시해 희귀·난치암의 새로운 치료 기회를 확대해 암 환자의 희망이 되겠습니다. 암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첨단 융복합 암 연구의 선도 기관이 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암 전문 국가 기관인 국립암센터의 수장인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의 포부다.
지난달 24일 찾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국립암센터. 이곳은 단순히 암 환자 정보를 모으고 진료하는 곳이 아니라 암 환자의 '삶과 죽음' 전체를 추적하는 거대한 정보 저장소였다.
◆ 세계 유일 국가암데이터센터 운영…국가 차원 진단·치료 가이드라인 '추진'
국립암센터는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 질병인 암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적 관리 책임을 맡은 국가중앙기관이다. 암 발생과 암 생존자가 증가하는 만큼 국립암센터의 책임이 늘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은 국민 19명당 1명이 암 유병자다. 암 치료 중이거나 완치 후 생존자는 약 273만명에 달한다. 국립암센터는 AI를 이용한 세계 유일의 국가암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약 261만명의 환자가 암 진단 전 어떤 검진을 받았는지부터 치료 과정, 최종적인 생존 여부까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
최귀선 국가암데이터센터장은 "굉장히 많은 연구자들이 이 데이터 신청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대표성이 높은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은 "빅데이터뿐 아니라 AI 기술을 활용해 여러 정책 개발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도 이 같은 데이터는 없다"고 설명했다.
암 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유전자 정보다. 암 질환이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만큼 어떤 유전자 변이가 발생했느냐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진다.
국립암센터는 11개 의료기관 암 전문기관과 함께 8만6000명에 달하는 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한꺼번에 읽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패널 자료를 구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자료를 활용하면 암 발생 원인부터 최적의 치료 방침까지 결정하는 국가 차원의 암 진단·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다.
다만, 환자의 유전자 정보 등이 모이는 만큼 중요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다. 국립암센터는 개인정보와 관련해 국내·외에서 8개 정보보호 인증을 받았다. 최초로 국내 의료기관 중 최초로 AI 국제 표준 인증을 받아 AI 연구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실시간으로 외부 공격을 관찰한다. 만일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날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즉시 보고하게 돼 있다.
◆ 양성자 치료, 암 세포만 '핀셋 저격'…국가 희귀암 '다학제 협력'으로 방어
희귀·난치암의 새로운 치료 기회도 넓히고 있다. 특히, 국립암센터는 양성자 치료기로 환자 신체 기능을 유지하게 하려고 하고 있다.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핵의 소립자인 '양성자'를 빛의 속도 60% 정도로 가속해 암세포를 타격하는 최첨단 방사선 치료법이다. 기존의 일반 방사선(X-선) 치료의 경우 암세포뿐만 아니라 그 경로에 있는 정상 조직까지 노출된다면 양성자 치료는 암 세포만 정밀하게 타격하는 '핀셋 저격'이 가능하다.

문성호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은 "국립암센터는 양성자 치료를 시작한 지 20년 가까이 됐다"며 "당시 한국 환자가 (치료를 위해) 외국으로 빠져나간 사례가 많아 처음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센터장은 "소아암, 뇌암, 안구암에서 효과와 안전을 증명하고 있고 여러 암종에 대해 효과와 필요성과 안전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문 센터장은 "대표적인 사례는 간암"이라며 "간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데 양성자 치료가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양 원장은 "눈 안에 악성 종양이 있을 경우 X-선 치료를 하면 눈이 타는데 양성자 치료를 하면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육종암센터를 본격 운영해 국가 희귀암 진료 체계의 기준 모델 구축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육종암은 우리 몸의 뼈, 근육, 지방, 혈관, 신경 등 결합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소아와 성인 모두에게 발생해 한국의 경우 연 20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김준혁 국립암센터 교수는 "육종암은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다학제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센터 구축으로 의료진이 한 공간에서 통합적으로 유기적으로 진료할 수 있게 됐고 육종암을 비롯한 기타 희귀암 환자들도 같이 입원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양 원장은 "피아니스트의 경우 과거에는 팔꿈치에 종양이 생기면 절단해야 하는데 절단을 하지 않고 인공 관절을 넣어줘서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