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전 세계 부채 규모가 지난해 사상 최대인 348조달러(약 49경6천39조원)로 불어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글로벌 부채가 28조8천억달러 증가해 총 348조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연간 증가폭이다. 해당 수치는 정부·기업·가계 부채를 모두 합산한 것이다.
IIF는 부채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각국 정부의 안보·국방 투자 확대를 지목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대규모 자금 투입도 증가세를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했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글로벌 부채 비율은 5년 연속 하락해 약 308%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민간 부문 부채 감소 영향이 컸던 결과로, 정부 부채 비율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IIF는 설명했다.
이 같은 정부 중심의 부채 확대는 채권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정 지출 확대에 따른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팬데믹 이후 주요 중앙은행들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면서 시장이 국채 물량을 직접 소화해야 하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4%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유로존의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마저 과거 마이너스(-)에서 2%를 웃도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특히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장기 국채 공급 확대에 대한 시장의 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IIF는 방위비 확대에 따른 재정 확장, 금리 인하 기조, 금융 규제 완화가 맞물릴 경우 향후 몇 년간 글로벌 부채 누적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방위비를 늘리는 흐름이다. IIF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유럽 국가들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35년까지 18%포인트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에 국방비를 GDP의 5% 수준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했으며, 미국 역시 2027년까지 약 5천억달러를 추가해 총 1조5천억달러 규모로 국방 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흥국에서도 부채 부담은 확대되는 추세다. IIF는 중국,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에서 정부 부채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업들의 AI 투자 자금 조달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지만, 실제 채권 공급 확대의 중심에는 정부가 있으며 방위·첨단기술 투자 경쟁이 지속될수록 글로벌 부채 부담 역시 구조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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