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원들,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 이행 의지 우려… '우호적 확산' 경계"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최신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 국방전략(NDS)이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핵우산 및 동맹 방위 공약의 기본 방향은 유지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대신 동맹과 파트너 국가에 자국 방어에 대한 '일차적 책임(primary responsibility)'을 부여하고 미국은 "중요하지만 더 제한적인 지원(critical but more limited U.S. support)"을 제공하는 새로운 역할 분담을 문서에 못 박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일부 미 의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commitment)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전략 변화가 미국 정치권에서도 논쟁이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채택한 최상위 국방 지침 문서인 새 NDS는 동맹 정책과 핵전략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성격을 갖는다. 기존 핵태세검토보고서(NPR)들이 강조해 온 '확장억제(미국이 동맹국을 자국 본토처럼 여기고, 핵을 포함한 모든 군사력으로 적의 공격을 대신 막고 보복하겠다고 약속해 공격을 못 하게 만드는 개념)' 공약을 문서상에서 명시하지 않는 대신, 동맹의 자국 방어 책임과 미국의 제한적 지원이라는 원칙을 전면에 내세운 첫 전략 문서라는 평가다.
◆ 방위 공약 유지 속 동맹 역할 확대 요구
CRS가 지난 6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의 확장억제 및 지역 핵 역량(U.S. Extended Deterrence and Regional Nuclear Capabilities)'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핵태세검토보고서(NPR)들은 확장억제 강화를 미국의 핵 비확산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2026 NDS는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자국 방어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미국은 제한적인 지원을 제공한다는 원칙을 제시, 방위 공약의 기본 방향을 유지한 채 동맹의 자체 방위 능력과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한 것으로 평가됐다.
◆ 우호적 확산 가능성 경계
보고서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가 약해질 경우, 일부 동맹국이 추가 안보 보장 요구나 자체·공동 핵전력을 모색하는 이른바 '핵 잠재력(nuclear latency)' 확보로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CRS는 이런 동향을 '우호적 확산(friendly proliferation)'으로 규정하며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에 저촉될 가능성 및 미국 안보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일본에서는 핵 관련 공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양국 정부가 자국 핵무기 보유 의사를 부인하고 확장억제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 선언 넘어 무기 배치
CRS는 동맹을 안심시키고 억제를 위해 미국이 '선언·협의' 등 안보 공약의 '소프트웨어(software)'뿐 아니라 실제 전력, 즉 '하드웨어(hardware)'도 중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동맹국의 전투기에 탑재된 B61 전술핵폭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Trident II D5)에 탑재되는 저위력 핵탄두 W76‑2, ▲2024년 시작된 핵탑재 해상발사 순항미사일(SLCM‑N) 프로그램 등을 대표적인 지역 핵 억제 수단(regional nuclear deterrence systems)으로 제시했다. 이어 미국이 전방 배치된 핵무기, 핵 임무 수행이 가능한 미국 본토 기반의 핵·재래식 겸용 항공기, 전략 핵전력을 통해 동맹국에 확장 억제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러시아·중국·북한의 제한적 핵 사용과 핵 위협을 억제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핵 대화·협력 동시 확대
보고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가 핵 억제 태세를 강화하고, 폴란드·프랑스 방위협정과 영·프 '노스우드 선언', 독·프 핵 전략대화 개시 등 자체적인 핵 협력·조정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도태평양에서는 일본·한국·호주가 중국·북한의 핵 역량 변화에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미국이 일본과의 확장억제대화(EDD), 한·미 핵협의그룹(NCG), 미·호주 전략정책대화 등을 통해 동맹과의 핵·전략 대화를 제도화하고 있으며, 특히 한·일은 비핵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확장억제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일부 의원들, 지역 핵 억제 역량에 의문
CRS는 미 의회가 예산·법률·청문회 등을 통해 확장억제 정책과 지역 핵 역량을 점검하고, 러시아·중국·북한·이란은 물론 동맹국의 핵 개발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일부 의원들이 지역 핵 억제 역량이 충분한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SLCM‑N 프로그램 추진 등 전력 현대화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이 미국의 핵 운용·배치에 대한 협의와 관여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통한 전략 대화 심화와 독자적 대북 억제력 강화, 미국 전략자산의 가시성과 지속성 제고는 향후 정책 논의에서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