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키움증권은 AMD 가이던스 실망으로 미국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 증시 역시 단기적으로는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술주 전반의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업종 간 자금 이동에 따른 조정 성격이 강해 급격한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5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AMD가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전 분기 대비 5% 감소로 제시하며 주가가 17% 넘게 급락한 영향으로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나스닥 지수는 1.51% 하락했으며, S&P500 지수도 0.51% 떨어졌다. 반면 에너지와 소재 등 경기민감주로 자금이 이동하며 다우지수는 0.53% 상승해 지수 간 혼조세를 보였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증시 조정은 기술주 전반에 대한 신뢰 훼손이라기보다는, 높아진 기대치 속에서 일부 종목의 가이던스 실망이 촉발한 로테이션 성격이 강하다"며 "기술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AMD 급락 이후 마이크론(-9.5%), 샌디스크(-16.0%), 웨스턴디지털(-7.2%) 등 반도체 하드웨어 종목들까지 동반 약세를 보였지만, 이는 하드웨어 업황 악화보다는 단기 투자심리 위축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미국 증시에서 자금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알파벳 실적은 시장 불안을 일부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알파벳은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데 이어 2026년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를 1800억달러로 제시하며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는 기존 시장 예상치(1156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알파벳의 Capex 가이던스 상향은 AI 산업 확장 모멘텀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수익성 우려와 달리, 반도체를 포함한 하드웨어 중심의 AI 투자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국내 증시는 미국 기술주 급락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1.57%, 코스닥은 0.45% 상승 마감했으며, 원전·태양광·2차전지 등으로 순환매가 이어졌다. 키움증권은 국내 증시가 AI 산업 내에서 하드웨어 비중이 높아 미국 소프트웨어주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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