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덴마크 국민 10명 중 6명이 미국을 적대 세력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덴마크의 북극지역 자치령 그린란드를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병합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동맹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면서 덴마크 국민들의 반감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해석됐다.

덴마크 현지 방송인 DR은 3일(현지 시간) "여론조사기관 에피니언에 의뢰해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만 18세 이상 105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미국을 적대세력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동맹국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7%에 불과했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20%, 무응답은 3%였다.
미국을 적대 세력이라고 답한 응답은 남성과 여성, 젊은층과 중·장년층, 좌파와 우파, 그리고 전국 모든 지역에서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DR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갖겠다는 뜻을 반복적으로 밝혔고, 이는 덴마크에 결코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급기야 미국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됐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야당인 자유연합당의 외교 담당 대변인 라르스 크리스티안 브라스크는 "이런 상황이 솔직히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가장 오래된 동맹 중 하나이며, 양국은 225년이 넘는 외교 관계를 유지해 왔고 아주 아주 가까운 우정과 동맹 관계를 맺어 왔다"며 "그런데 이제 우리 국민의 60%가 더 이상 미국을 동맹으로 보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급진좌파당의 마르틴 리데고르 대표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과의 관계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린란드와 우리 경제에 대한 위협이 있었던 상황을 생각하면 전혀 놀랄 결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를 비롯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럽 동맹국 군인들을 폄하하는 발언을 한 것도 덴마크 국민들의 반감을 더욱 강하게 만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덴마크는 미국이 주도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해 군 장병 44명이 사망했다. 인구 100만명 당 전사자 수로 환산하면 7.7명으로 미국의 7.9명에 이어 참전국 중 두 번째에 많다.
덴마크 참전용사 수백 명은 지난달 31일 수도 코펜하겐에서 트럼프의 발언에 항의하며 침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달 22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한 나토 군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병력을 파견했다고 말하지만 전선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다"고 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동맹국들이 이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반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