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부동산 쏠림·지배구조 개선 필요
"상법 개정 등 밸류업 정책 지속 필요"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코스피 5000 시대는 반도체가 열었지만, 안착과 도약을 위해서는 자본시장·정책·투자 문화까지 같이 변해야 합니다."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앤드 비욘드 세미나'에서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패널들은 코스피 5000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반도체와 AI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지만, 양극화된 이익 구조와 부동산 쏠림, 지배구조·제도 미비를 그대로 둔 채로는 '일시적 랠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조수홍 센터장은 먼저 코스피 이익 구조의 쏠림부터 짚었다. 그는 "2026년에는 순이익이 한 367조원으로 증가할 걸로 예상되는데, 이 367조원 중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 비중이 51% 정도 될 것 같다"며 "영업이익은 499조원으로 65% 정도 성장이 예상되는데, 증가분의 83% 정도가 두 회사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특정 분야가 굉장히 좋다는 얘기고, 모두가 좋지는 않다"며 "골목 상권의 체감 경기와 주가지수의 온도 차이도 이런 양극화로 설명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양극화는 산업·내수 구조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조 센터장은 "GDP 대비 비중을 보면 IT나 컴퓨터 관련 산업 비중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구경제' 산업은 떨어지고 있다"며 "AI 적용에 따라 생산성 차이가 더 벌어지면서 양극화는 구조적으로 진행되는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내수에서도 "환율이 올라가면 소비가 떨어지지만, 해외 여행이 줄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들은 많아지면서 백화점 매출 성장률만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인다며,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내수 양극화도 언급했다.
이번 랠리가 단기 'AI 버블'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조 센터장은 "AI 버블론 대한 우려들도 존재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상조라고 생각하고 있고 AI 중심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투자는 2023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것을 고려할 때, 현재 투자를 고해도 2028년까지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5000이 '일시적 랠리'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으로 굳어지기 위한 조건에 대해서는 ▲기업 이익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 확보 ▲자본시장의 체질 변화가 연속성 있게 진행 ▲미국 자산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이번 코스피 5000이 한국경제에 던지는 함의를 '괴리'와 '확장' 두 단어로 정리했다. 그는 "주가지수가 5000포인트를 넘어섰지만, 체감 경기와는 너무도 별 세계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작년 성장률 1%, 올해 2% 성장 전망은 저성장 고착화의 신호"라고 말했다. 동시에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주가순자산비율(PBR)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점에서 우리 증시를 버블이라고 볼 만한 근거는 많지 않다"며 "지난 3년 전체로 보면 2023~2024년에 못 올랐던 부분을 작년에 만회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 주주가 500만 명을 넘는 등 주식 투자 저변이 크게 넓어졌고, 주가 상승의 수혜자가 늘어난 점은 과거와 다른 지점"이라며 "부동산에 돈이 묶여서는 경제가 장기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주식이 신뢰를 얻는다면 부동산 쏠림 완화와 가계 금융자산 운용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등 패널들도 코스피 5000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생산적 금융 전환"과 "지배구조·시장규율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쏠림 완화와 연금·세제 개편, 좀비기업 정리와 혁신기업 상장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상법 개정이나 배당 소득 분리과세, 자산주 원칙적 소각, 지속적인 밸류업 정책 등 이런 자본시장의 활성화 정책이 오늘 코스피 5천 돌파의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한국 자본시장의 갈 길은 여전히 더 남아 있다. 한국 가계 부동산 자산 비중이 70%, 금융자산은 30%밖에 안 되는데, 주요국은 거꾸로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ycy1486@newspim.com












